본문 바로가기

섬마을 자은도에 땅콩밭 다시 는다

중앙일보 2012.12.03 01:05 종합 18면 지면보기
자은도 땅콩작목반장인 표영득씨는 “육지에서 나는 땅콩보다 알은 작은 편이지만 맛은 훨씬 좋다”고 자랑했다.
자은도는 전남 목포 서북쪽 28.5㎞에 있는 섬. 육지와 다리로 이어진 신안군 압해도의 송공항에서 차도선에 차를 싣고 25분가량 가 암태도에서 내린 뒤, 다시 차를 타고 5분여 달려 은암대교를 넘으면 나타나는 섬이다. 면적은 52㎢, 인구 2045명. 논밭이 많아 어업보다는 농사를 많이 한다.


직판 수익 높고 주문 밀려
11㏊ → 29㏊ → 50㏊ 재배 급증
“내년엔 나물용 땅콩도 재배”

 자은도 땅콩이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자은도에서는 지난해 13농가가 11㏊에서 땅콩 26.4t(알땅콩)을 생산, 3억2000만원의 짭짭한 소득을 올렸다. 수확 1개월여 만에 동났고, 맛있다는 소문을 듣고 뒤늦게 주문하려던 이들은 1년을 기다려야 했다. 올해는 지난해의 3배가 넘는 43농가가 29.5㏊를 재배했다. 10월 하순 80t을 수확해 판매에 들어갔는데, 지금 12t만 남아 있다.



 땅콩작목반장인 표영득(63)씨는 “전북 고창이나 경기도 여주 등의 땅콩보다 훨씬 고소하고 뒷맛이 단 게 입소문을 타 전화 주문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게르마늄 성분이 많은 사질토에서 바닷바람을 맞으면서 자라서 맛이 좋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농민들에게 안겨 주는 실질소득도 많다. 전량을 소포장해 중간상인을 거치지 않고 직접 도시민들에게 소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격(1㎏)이 생것은 1만5000원, 볶은 것은 2만원. 250g과 1㎏씩 진공 포장한 다음 반듯한 종이상자에 담아 선물하기에도 손색이 없다. 생땅콩 1㎏짜리 3개 상자는 4만5000원에 무료 배송한다. 문의: 061-271-4700



 자은도는 1950년 한국전쟁 때 북한 사람들이 피란을 와 땅콩을 심기 시작했다. 맛이 좋아 잘 팔리자 재배 면적이 계속 늘어 200㏊가 넘기도 했다. 그러나 대규모로 재배하고 교통 여건이 나은 고창·여주산과 값이 싼 중국산에 밀려, 1980년대부터 자은도 땅콩밭이 하나 둘씩 없어졌다. 자기 집에서 먹을 것만 심는 정도에 그치다 주 작목인 대파(면적 350㏊)가 가격이 불안정하고 연작(連作) 피해가 나타나자 다시 땅콩 농사를 시작하고 있다.



 신안군 농업기술센터의 최원배씨는 “순소득이 1000㎡당 200만원을 넘어 지금도 괜찮은 편이며, 현재 1000㎡당 300㎏ 안팎인 수확량을 늘려 순소득을 높일 수 있는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신안군은 작목반에 땅콩 껍질을 벗기고 선별해 포장하는 시설을 설치해 줬다. 또 너구리·멧돼지 등을 쫓는 태양열 이용 전기목책의 설치를 지원하고 있다. 재배 면적도 내년에는 50㏊로 늘리는 등 2015년까지 총 100㏊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땅콩 청국장·기름 등을 개발해 특허출원 중이며, 내년부터 발아용 땅콩도 재배한다”고 밝혔다. 발아용 땅콩은 생명연장물질을 가지고 있으며, 싹을 틔우면 그 물질 함량이 급증한다. 이 땅콩나물을 콩나물처럼 먹을 수 있고, 식·의약품에 활용할 수 있다.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