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X선 태아에 영향 없어 술·CT·간접흡연은 피해야

◆커피는 어떤가=카페인 섭취는 하루 300㎎까지 괜찮다. 보통 한잔에 100㎎정도 들었으니 2~3잔 정도는 괜찮단 얘기다. 하지만 카페인은 태아의 성장호르몬 분비를 방해할 수 있으므로 기관이 형성되는 첫 3개월은 되도록 줄이는 게 좋다. 또 커피를 마신 후 가슴이 뛰는 등의 항진(亢進) 증상이 있다면 아예 마시지 않는 게 좋다.
◆X레이를 찍어도 되나=임신부는 납 가운으로 복부를 가린 채 사진을 찍는다. 안심해도 된다. 배가 아니라 팔·무릎이라면 더욱 상관 없다. 납 가운을 입지 않고도 복부는 50번, 척추는 20번 정도 X선 사진을 찍어야 태아에 영향이 가해진다. 머리는 10만번 정도 찍어야 태아에게 유해하다. 하지만 CT(컴퓨터단층촬영)는 절대 안 된다. 피폭량이 엑스레이의 최대 몇 만 배 이상이다. MRI(자기공명영상)도 안전하지만 조영제를 투입해 찍는 것은 안 된다.
◆새 집에 입주하는데=새 집에 사용되는 각종 건축자재에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포함된 경우가 많다. 포름알데히드·벤젠·톨루엔 등이 대표적이다. 일부 연구에서 가임 여성이 유기화합물에 노출될 경우 자연유산의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농도의 유기화합물 흡입은 선천성기형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엄마의 혈액을 타고 태아에게 유입돼 신경 결손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신혼 집은 미리 페인트를 칠해 놓고 충분한 기간 동안 환기 시킨 후 입주하는 게 좋다.
◆남편의 흡연도 태아에게 좋지 않다던데=그렇다. 최근 일본 시즈오카현 현립 어린이병원이 신생아를 대상으로 소변검사를 했다. 산모의 남편이 가정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거나 하루 세 개피 이하 피웠을 때 태아의 소변에 니코틴이 검출되지 않았다. 하지만 하루 다섯 개피 이상 피운 경우 태아의 소변에서 니코틴 등 유해물질이 검출됐다. 남편의 간접흡연은 태아 저체중증 또는 기형아유발, 임신부의 자연유산 위험 등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깥에서 담배를 피우고 오는 것도 안전하진 않다. 적은 양이긴 하지만 부부관계 때 정액을 통해 담배의 니코틴이 태아에게 유입된다는 보고가 있다. 특히 임신 12주까지는 남편도 금연하는 게 좋다.
◆ 전자파는 괜찮나=컴퓨터 단말기는 텔레비전 스크린과 유사하다. 1960년대 이후부터는 화면의 유리를 납으로 처리해 방사선이나 전자파를 차단하고 있다. 초기 일부 연구에서 전자파가 태아 기형을 유발한다고 해 이슈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 연구에 방법론적인 문제가 있음이 밝혀졌고 실제 태아 기형·저체중증 위험을 높이지 않는 것으로 보고됐다.
◆참치회 먹으면 안 된다고 하던데=먹이사슬 꼭대기에 있는 생선일수록 중금속, 특히 수은 함유량이 높다. 참치·연어·옥돔 등이 대표적이다. 임신부가 이들 생선을 많이 먹으면 자궁 내 태아 뇌 형성에 문제가 생긴다. 학습장애와 정신발달 지체 등이 생길 수 있다. 미 식품의약안전국에서는 임신부나 수유기여성은 1주일에 생선을 360g(한 토막에 40~50g) 미만으로 먹기 권고한다. 농장에서 기르는 송어·메기·새우·도다리·대구류 등은 비교적 안전하다.
도움말=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김종화 교수, 제일병원 산부인과 한정열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