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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문재인, 한 날 MB 때렸지만 계산은 달랐다

중앙일보 2012.12.01 01:49 종합 4면 지면보기
박근혜 새누리당,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가 30일 각자 상대방의 ‘정치적 고향’을 방문해 표밭을 공략했다. 이날 오전 박 후보는 부산 구포시장에서, 문 후보는 오후에 경북 포항시 죽도시장에서 각각 유세를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경빈·오종택 기자]


PK 간 박, 현 정부와 선 긋기 전략



“노무현·이명박 민생 실패 … 신공항, 반드시 건설”

인사난맥 비판 “탕평인사로 일류정부 만들겠다”




“노무현 정부도 민생에 실패했고, 이명박 정부도 민생에 실패했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30일 이명박 정부의 민생 실패를 공개적으로 비판함으로써 이번 정부와의 차별화에 나섰다. 그는 과거에도 이명박 정부의 정책 실패를 지적하는 발언을 했지만, 공개 연설에서 직접적으로 비판한 것은 이례적이다. 민주통합당이 ‘이명박근혜’라는 틀로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후보의 동일성·연속성을 부각시켜 온 데 대해 맞불을 놓으려는 전술로 풀이된다.



 이날 1박2일 일정으로 부산·경남 지역을 방문한 박 후보는 부산 사상 서부버스터미널 앞 유세에서 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며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그 세력들이 이념 정부를 꿈꾼다면 박근혜의 정부는 민생정부가 될 것이다. 과거 정권들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과 정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의 인사 난맥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동안 매 정부 코드·향우회·회전문 인사니 이런 말들을 들으면서 얼마나 답답하셨느냐. 저는 성별·세대·지역을 떠나서 탕평 인사로 골고루 인재를 등용해 최고 일류 정부를 만들 것”이라면서다.



 박 후보는 그간 이명박 정부에 대해 “잘된 것은 계승하되 잘못된 것은 고치겠다(11월 22일 방송기자클럽토론회)”고 하는 등 공과(功過)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박 후보는 이날 ‘실패’라는 표현을 쓰면서 코드·회전문 인사까지 지적하며 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노골적으로 공격했다.



 박 후보는 이전에도 여러 차례 “민생, 서민경제가 너무 어렵다”고 하는 등 현 정부의 정책 실패에 비판적 언급을 한 적이 있다. 지난해 6월 이 대통령과의 단독 회동에선 “가구 소득은 준 반면 물가는 많이 상승하고 전셋값도 몇 천만원씩 올랐다. 가계부채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했다.



 박 후보는 부산 지역 공약과 관련해선 “신공항에 대해선 부산 가덕도가 최고 입지라고 한다면 당연히 가덕도로 갈 것이다. 부산 시민이 바라고 계신 신공항은 반드시 건설하겠다는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해양수산부 부활 공약도 다시 확인했다.



 문재인 후보에 대한 공세도 늦추지 않았다. 그는 “문 후보는 첫날부터 부산에 와서 미래는 얘기하지 않고 저의 과거사 공격만 늘어놨다. 바로 5년 전 자신들의 엄청난 실정은 까맣게 잊어버리고 30년도 더 지난 과거를 끄집어내 선동했다”며 “무책임한 선동만 하니까 정치가 과거로 돌아가고 국민 삶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김무성 캠프 총괄본부장은 지원 유세에서 “부산이 낳은 김영삼 대통령과 김종필 전 총리, 심대평 전 자유선진당 대표가 박 후보를 적극 지지하기로 했으며 호남의 대표적 정치인인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도 박 후보 지지를 약속했다”며 “모두 박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어 국민 대통합을 이루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날 전통시장 다섯 군데를 방문하는 등 부산에서만 모두 11곳의 일정을 소화했다. 첫 유세 장소로는 문 후보의 지역구인 사상을 택했다. 부전시장 유세에 3000여 명, 충무동로터리 유세에 4000여 명 등 가는 곳마다 수천 명의 지지자가 몰렸다. 박 후보는 부산에서 하루 머문 뒤 1일 경남 지역에서 유세를 한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TK 간 문 ‘이명박근혜’ 공세 강화



“MB 대통령 만들었지만 지난 5년 지역발전 있었나

새누리 독점으로 대구·경북 갈수록 못해지고 있어”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30일 이명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고향인 대구·경북(TK)을 방문해 ‘이명박근혜 공동 책임론’을 역설했다. 새누리당에 압도적 지지를 보내온 TK 지역에서 정면승부를 건 셈이다. 2007년 17대 대선에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는 TK 지역에서 각각 69.4%(대구), 72.6%(경북)의 득표율을 올렸다. 반면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6.0%(대구), 6.79%(경북)에 불과했다. 문 후보는 이번 대선에선 두 자릿수 득표율에 도전한다. 내심으론 30% 이상의 득표율을 기대하고 있다.



 그는 특히 경북 포항시 죽도 시장, 영남대 정문 앞, 대구백화점, 경북대 북문, 동대구 고속버스터미널 앞 등에서 릴레이 유세를 펼치면서 ‘박근혜 5무(無)론’을 강조했다. “저 문재인에게는 있는데 박 후보에게 없는 게 있다”면서다. 그는 ▶서민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한 삶 ▶역사 인식 ▶도덕성 ▶소통을 박 후보가 없는 다섯 가지로 꼽았다. 그러면서 “박 후보는 서민들이 하는 걱정을 평생 동안 해본 적이 없고, 민주주의 발전에 손톱만큼도 기여한 적이 없다. 제가 민주화 투쟁할 땐 유신권력의 중심에 있었다. 정수장학회도 반성하지 않고 장물(훔친 물건)을 돌려주지 않고 있다. 불통 리더십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도 정면으로 조준했다. 그는 “포항만 해도 이명박 대통령을 압도적으로 지지하고 (대통령으로) 만들었지만 지난 5년 동안 지역 발전이 있었느냐”며 “대통령 주변에서 (지역을 발전시키겠다고) 큰소리 치던 인사들은 어디 있느냐. 그야말로 실속 없는, 빛 좋은 개살구였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명박 정부의 부당한 간섭으로 포스코가 어려움을 겪어 포항 경제가 어려워진 것 아니냐. 그래도 ‘우리가 남이가(남이냐)’라고 하면서 새누리당을 찍어 주겠느냐”고 물었다.



 “새누리당은 수도권 중심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정당으로 균형 발전과 분권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 적이 없고, 박 후보도 그런 의지를 보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새누리당의 독점으로 대구·경북은 갈수록 못해지고 있다. 일당 독점으론 지방정치도 행정도 발전할 수 없다”고도 했다.



 검찰개혁도 다시 약속했다. 그는 “지금의 못된 검찰은 누가 만들었느냐”며 “(내가) 집권하면 정치검찰을 청산하겠다”고 다짐했다.



 TK 방문에 앞서 그는 울산 중구 태화장터를 찾아 “국민과 불통하고 국민 위에 군림하는 ‘나쁜 대통령’ 시대를 끝내고 소통하고 동행하는 겸손한 대통령이 돼야 한다”며 “박 후보는 이명박 정부 5년 국정 파탄의 공동 책임자”라고 몰아붙였다. 그는 “박 후보가 이명박 정부를 심판한다는 것은 국민들을 속이는 것”이라며 “박 후보의 당선은 정권교체가 아니라 이명박 정권의 재집권”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무소속 후보였던 안철수씨 지지층을 의식한 듯 “안 전 후보의 큰 결단으로 야권후보 단일화가 이뤄진 지금 우리가 할 일은 정권교체를 염원하는 국민들의 힘을 모으는 것”이라며 “단일화 과정 동안 있었던 입장 차를 뛰어넘어 하나가 돼 달라”고 호소했다.



김경진 기자, 대구·울산=류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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