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분수대] 벼랑 끝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긍정적 사고의 힘

중앙일보 2012.12.01 00:25 종합 39면 지면보기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지인이 사무실로 책을 한 권 보내왔다. 『포기 대신 죽기살기로』란 책이다. ‘희망 전도사’로 이름이 난 송진구(인천재능대) 교수가 쓴 책이다. 실의와 좌절에 빠진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려는 의도가 분명해 보인다. 요즘 대세인 ‘힐링’ 바람에 편승한 책 같기도 하다. 뜬금없이 지인은 왜 이 책을 내게 보낸 것일까.



 ‘대한민국=자살공화국’은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2003년 이후 9년 연속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자살률 1위를 기록 중이다. 국민 6명 중 1명이 심각하게 자살을 고민한 적이 있고, 100명 중 3명은 실제로 자살을 시도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벼랑 끝에 선 사람이 그처럼 많다는 뜻이다. 신문 사회면에는 하루도 자살 관련 기사가 빠지지 않는다.



 엊그제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는 생활고를 비관한 70대와 40대 모녀가 연탄불을 피워놓고 동반자살했다. 부산에서는 제과점을 하던 40대 남자가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이 들어오면서 빚만 쌓이자 스스로 목을 매 자살했다. 대구에서는 기초수급자로 생활하던 40대 엄마가 중고생인 두 딸과 함께 가스레인지에 착화탄을 피워놓고 자살했다. 서울에서는 병원비를 감당 못한 70대 할머니가 아파트에서 투신자살했다. 벼랑 끝에서 몸을 던지는 사람들의 행렬에 끝이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자살한 대한민국 사람은 1만5906명이다. 전국 각지에서 매일 43.6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셈이다. 33분에 한 명꼴이다. 자살률보다 더 심각한 것은 증가 속도다. 1991년 인구 10만 명당 7.3명이었던 자살률이 2001년에는 14.4명, 지난해에는 31.7명으로 급증했다. 자살률과 함께 자살률 증가 속도에서도 한국은 OECD 회원국 중 압도적인 1위다.



 책에서 송 교수는 ‘희망+절망=100’이란 공식을 제시하고 있다. 희망과 절망은 저울의 두 추와 같아서 한쪽이 내려가면 다른 쪽은 올라가게 돼 있다고 말한다. 절망이 점점 커져 100이 되는 순간 희망은 제로(0)가 되면서 자살을 택하게 된다는 것이다. 재벌그룹 회장이나 인기 연예인의 자살에서 보듯이 아무리 돈이 많고, 인기가 높아도 희망이 사라지면 자살을 하는 것이고, 더 이상 불행할 수 없을 것 같은 사람이 웃으며 사는 것은 절망보다 희망이 크기 때문이란 것이다. 희망과 절망이 최소한 70대 30의 비율은 되어야 무기력증이나 우울증에 시달리지 않고 살 수 있다는 게 송 교수 주장이다.



 훈훈한 얘기보다 우울한 얘기가 많은 연말이다. 그렇더라도 부정보다 긍정의 마음으로 삶을 대하면 절망 속에서도 희망의 불꽃을 피울 수 있다. 세상사 다 마음먹기 나름이다. 지인은 이 말을 내게 해주고 싶었던 것일까. 요즘 내가 그렇게 우울해 보였나.



글=배명복 기자

사진=김회룡 기자



▶ [분수대] 더 보기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