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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대사증후군 어떻게 다스릴까

중앙일보 2010.05.03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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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인생의 첫 장을 넘긴 아이들이 생활습관병인 대사증후군의 의미를 알까. 어른들이 주는 대로 먹고, 시키는 대로 생활했을 뿐이다. 이들은 앞으로도 2세대 이상을 살아가야 한다. 대사증후군 때문에 일생을 성인병에 시달리기에는 안타깝다. 하지만 늦지 않다. 성인이 되기 전에 개선하면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다. 무리하게 체중을 줄이기보다 대사증후군을 부르는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게 바람직하다.



과자 한 봉 매일 먹으면 1년 뒤 12㎏↑

손은 과자 봉지에, 눈은 TV에 가 있는 부모 … 아이가 배웁니다

[중앙포토]
대사증후군의 도화선인 비만을 예방하고 개선하기 위해선 아이의 혀를 즐겁게 하는 음식을 멀리한다.



초콜릿·사탕·탄산음료·아이스크림 등 단순당 음식은 비만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250㎉짜리 과자 한 봉을 매일 먹은 결과를 체중으로 환산하면 12㎏. 간식은 피자·햄버거 등 높은 열량의 음식보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과일과 채소로 한다.



만 9~11세 기준 하루 에너지 필요 추정량은 남학생 1900㎉, 여학생 1700㎉다(한국영양학회). 총 에너지의 15~25%를 단백질, 15~20%를 지방, 55~70%를 탄수화물로 섭취하는 것이 권장된다.



이미 대사증후군인 아이는 에너지 필요 추정량보다 10%를 적게 섭취한다. 식사마다 채소를 중심으로 한 식단을 준비하고, 달걀·새우 등 콜레스테롤이 높은 음식은 줄인다.



아이의 성장에는 이롭지만 과량 섭취 시 비만을 부르는 음식은 적절하게 먹인다. 쌀·보리·옥수수·밀가루·감자·고구마·밤·국수·떡 등 탄수화물 음식은 에너지원이지만 살을 불린다. 쌀은 백미보다 당화지수가 낮아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되는 잡곡밥이 좋다.



참기름·버터·깨·잣·호두 등 지방이 많은 음식도 체내의 여러 기관을 보호하고 힘을 나게 하지만 역시 살을 찌운다.



비만아의 체중감량을 위한 식사요법은 6~12개월에 걸쳐 서서히 진행한다. 하루 필요 에너지 중 250~500㎉를 줄이면 한 달에 1~2㎏의 체중감소 효과를 볼 수 있다.



식사 일기를 쓰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자신이 먹은 음식의 종류와 양을 기록하면 스스로를 감시해 균형된 식사를 유지할 수 있다.



청소·쓰레기 버리기 등 집안일 동참시켜야



대사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선 운동 등을 통해 의도적으로 활동량을 늘려야 한다. 하지만 평소에 하지 않던 운동을 갑자기 시작하는 것은 무리다. 우선 일상생활에서 점차 활동량을 늘려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5층 이하 건물은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대중교통 이용 시에는 목적지보다 한 정거장 미리 내려 걷는다. 아이가 얼마나 활동하는지 인지시키기 위해 만보기를 선물하면 자극제가 된다.



아이들은 방학이나 주말에 외출하지 않고 집에 있으면 활동량이 대폭 준다.



특히 TV·오디오·DVD플레이어·에어컨 등 전자제품을 손가락 하나로 작동할 수 있는 리모컨은 활동량을 ‘제로’로 만든다. 리모컨을 치우고 직접 움직여서 작동하도록 하면 자연스럽게 활동량이 는다.



아이들을 왕자·공주로 떠받들며 손 하나 까딱 않게 하는 부모들의 양육 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심부름을 시키거나 청소·식사준비·쓰레기 버리기 등 집안일을 거들도록 해 열량소비를 촉진한다. 단 아이가 즐거운 마음으로 해야 한다. 억지로 시키면 스트레스를 받아 내장지방을 축적하는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돼 역효과다.



비만을 예방하기 위해 권장되는 운동은 걷기·조깅·자전거 타기·등산·수영 등 유산소운동이다. 하루 30~60분 꾸준히 한다.



아침 거르는 엄마의 자녀, 과체중 많아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다. 늘고 있는 소아청소년 대사증후군은 부모들의 탓도 크다. 비만한 부모의 자녀는 비만해질 가능성이 증가하는 것.



부모가 둘 다 비만이면 80%, 엄마가 비만이면 60%, 아빠가 비만이면 40%다. 부모가 모두 정상체중이면 아이가 비만일 확률은 10%로 크게 떨어진다.



특히 불규칙한 부모의 생활습관은 자녀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인제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팀과 국립보건연구원 생명의학센터 대사영양질환팀이 2008년 발표한 연구결과에 잘 나타난다.



초등학교 1학년생 121명(과체중아 50명, 정상체중아 71명)과 부모를 대상으로 부모의 생활습관과 자녀 비만도의 관련성에 대해 조사했다. 그 결과 부모의 비만을 유발하는 생활습관이 자녀의 비만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빠의 생활습관은 영향이 없었던 반면 엄마의 습관은 직접적으로 영향을 줬다. 일주일에 아침식사를 2일 이상 거르는 엄마의 자녀는 6일 이상 아침식사를 하는 엄마의 자녀에 비해 과체중이었다. 일주일에 3일 이상 과식한다는 엄마의 자녀도 마찬가지.



엄마가 하루 2시간 이상 TV를 보거나 컴퓨터를 사용하는 집은 아이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소파에 누워 감자칩을 먹으며 TV만 보는 ‘카우치 포테이토(Couch Potato)족’의 비만 유형이다. 그러나 엄마의 식습관 중 채소·과일·튀김·탄산음료·아이스크림·케이크·과자의 섭취량은 자녀의 비만도와 관련이 없었다.



황운하 기자



도움말 순천향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이동환 교수, 인제대 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 동국대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오상우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