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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요커가 읽어주는 3분뉴스

E.268 Lessons from the past

2020.03.13 165 0
진행자
리암 카피 에디터 홀리 카피 에디터
KOREA JOONGANG DAILY

징비록을 읽다

At the beginning of the Japanese invasion of Korea in 1592, Lee Il, a high-raking military officer, stayed in Sangju, North Gyeongsang, and organized the forces. One evening, a person from a nearby village came and informed him that the enemies were very close. Lee wanted to behead him for “deceiving the public with a lie.” But the person asked to be killed if enemies didn’t arrive by the next morning. The next day, Lee beheaded him as “there is not even a shadow of an enemy.” But soon after, there was an attack — and Lee fled.

1592년 임진왜란 초기 일이다. 순변사 이일은 상주에서 머물며 군대를 조직했다. 저녁 무렵, 개령 사람 하나가 와서 “적이 코 앞에 왔다”고 알렸다. 이일은 “거짓으로 민심을 현혹시킨다”며 그의 목을 베려 했다. 그러자 그는 “내일 아침에도 적이 오지 않으면 그때 죽이라”라고 말했다. 다음날 날이 밝자 이일이 “아직 적의 그림자도 볼 수 없다”며 그의 목을 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조총을 앞세운 적의 공격이 시작됐다. 이일은 적을 피해 옷도 벗어던진 채 달아나야 했다.

When King Seonjo (1552-1608) was in exile in Pyongyang, South Pyongan, villages were empty as people had fled after rumors spread that the king would also abandon the second largest city in Joseon. The king had one of the princes announce that he would defend Pyongyang. The people did not believe him. So next day, the king went out to the first gate of the Pyongyang fortress and ordered an official to announce that Pyongyang would be defended. Then, people came out of hiding and returned to the villages inside the fortress. Enemies were appearing along the Daedong River. But ministers had already advised him to leave the city. A few days later, King Seonjo left Pyongyang and headed to Yeongbyeon in the north.

선조가 평양으로 피난해있을 때다. 임금이 곧 평양을 버릴 거란 소문이 퍼지자 백성들이 도망가 마을이 텅 비었다. 임금은 세자를 시켜 평양을 지킬 것임을 전하게 했다. 백성들은 믿지 않았다. 다음날 할 수 없이 임금이 대동관 문에 나가 승지를 통해 “평양을 반드시 지킬 것”이란 말을 전했다. 그러자 숨어있던 백성들은 모두 돌아왔다. 이미 대동강변에 적이 출몰하던 때였다. 사실 그 전부터 대신들은 평양을 버리고 떠날 것을 청해왔다. 결국 며칠 뒤 선조는 평양을 떠나 영변으로 향했다.

After a source told me that he felt a lot from then prime minister Ryu Seong-ryong’s “Jingbirok,” I read it myself. The first half of the book on the early days of the war made me frustrated.

“지금 읽으니 가슴에 와 닿는 것이 많다”는 취재원 추천에 류성룡의 『징비록』을 펼쳐봤다. 전쟁 초기를 다룬 책의 절반까지는 답답하고 한숨 나오는 장면만 이어진다.

It could be unreasonable to compare our current situation to a devastating war 500 years ago. But I know what the source wanted to say. I thought of the Moon Jae-in administration’s response to the Covid-19 virus outbreak, especially the problem with communication. Any negative outlook is branded as “fake news fanning unrest” and promises that cannot be kept were made to reassure people.

지금 상황을 500여 년 전 처참했던 전쟁에 비유하는 건 무리다. 그래도 취재원이 말하려던 것이 무엇인지 알겠다.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정부 대응, 특히 위기소통의 문제가 저절로 떠오른다. 조금이라도 부정적 전망을 내면 ‘불안을 부추기는 가짜뉴스’로 낙인 찍고, 국민을 안심시킨다는 이유로 지키지 못할 약속을 내놓은 것이 그렇다.

There is another similarity. Politicians used a national crisis as a chance to attack the opponents rather than fight the real enemy.

닮은 점이 또 있다. 진짜 적과 싸우기보다는 국가적 위기를 반대파 공격의 기회로 삼는데 골몰하는 정치인 모습이 그대로다.

As I read Jingbirok, I was angry at the beginning and became moved in the middle. In addition to Adm. Yi Sun-sin’s feat in the war, mentions of volunteer soldiers in one or two sentences made me cry. I was reminded of the medical staff and volunteers on the front line of the fight against Covid-19, pharmacists enduring face mask shortages and the delivery people who deliver necessities.

징비록을 읽다 보면 초반엔 분통이 터지다가 중반 이후엔 울컥한다. 이순신의 활약도 그렇지만 한두 문장 씩 언급되는 의병들 이야기가 눈시울을 뜨겁게 한다. 코로나19와 맞서는 최전선에 선 의료진과 자원봉사자, 마스크 대란에도 버텨주는 약사들, 생필품 공급선인 택배기사들. 많은 이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이 점도 닮아서 그나마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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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진 소개
리암 (카피 에디터)
뉴욕 브루클린 출신. 한국 생활 2년 차. 떡볶이와 김밥을 좋아함. 현재 코리아중앙데일리 카피 에디터로 근무 중. 미국에서도 라디오를 해 본 경험이 있어서 한국에서 ‘뉴요커가 읽어주는 3분 뉴스’ 진행하게 된 걸 신나하고 있음.

홀리 (카피 에디터)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자라고 영국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했음. 2016년 여름 한국에 왔으며, IT 회사와 교육 관련 회사를 거쳐 현재 코리아중앙데일리 카피 에디터로 일하는 중. 여가 시간엔 여행을 하고, 반려견 '콩(Kong)'이와 노는 걸 제일 좋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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