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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비 겁니까?” 소대장에 대꾸한 사병…2심서 무죄

중앙일보 2018.07.14 10:26
육군훈련소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육군훈련소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군대에서 사병이 소대장에게 “시비 겁니까”라고 말한 사병에게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수원지법 형사4부(문성관 부장판사)는 상관모욕 혐의로 기소된 A(25)씨에게 징역 6개월의 선고유예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A씨는 사병으로 군복무 하던 시절 상관인 소대장(중위)과 갈등을 빚다가 다른 병사들 앞에서 소대장을 모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는 유죄를 받았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2016년 9월 부대 유격장 연병장에서 간부들에게 건강상 이유로 유격훈련을 불참하겠다고 요구하던 중 상관인 B 소대장에게서 “군의관 진료 결과 별다른 이상이 없으니 유격훈련에 참여하고 어머니와 면담하겠다”라는 말을 들었다.
 
이에 A씨는 B소대장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다른 상관에게 “소대장이 아픈데 쉬지도 못하게 하고 어머니랑 면담한다는데 이거 협박 아닙니까?”라고 하고, 자신이 손가락질한 데 대해 B 소대장이 욕설하자 “보셨습니까? 소대장이 제게 욕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B 소대장이 자신에게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고 지적하며 진술서 작성을 요구하자 “(부적절한 발언) 안 했다고 하지 않습니까. 사람 아프게 해놓고 이런 것 쓰라고 하는 것은 시비 거는 것이지 않습니까”라며 언성을 높였다.
 
두 사건 모두 다른 병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벌어졌고 검찰은 공연히 상관을 모욕한 것으로 보고 A씨를불구속기소 했다.
 
1심은 검찰 주장을 받아들여 A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지만 2심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첫 번째 사건은 피고인이 유격훈련 참여 여부에 대해 피해자와 언쟁하던 중 다른 상관에게 시시비비를 가려달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이고 두 번째는 진술서 작성을 거부하면서 다소 신경질적인 반응을 한 것으로 보이는데 두 경우 모두 해당 언행을 한 사실과 공연성은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다만, 당시 피고인이 경어를 썼고 욕설이나 반말을 하지는 않은 점까지 더해보면 피고인의 언행이 상명하복을 생명으로 하는 군조직의 특수성에 비춰 징계의 대상 또는 불손한 언행으로 평가되는 것과는 별개로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할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의 표현과는 결이 다르다고 판단된다”고 무죄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지난 5일 국방부에 따르면 대상관 범죄는 2016년 121건에서 지난해 229건으로 늘었다. 올해 1~6월 사이 126건이 발생했다. 대상관 범죄는 군의 상관 지시를 따르지 않거나, 상관에게 폭행 또는 모욕을 가한 범죄를 일컫는다.  
 

군 수뇌부가 대상관 범죄를 줄이기 위해 군기 점검과 영내 소통 강화에 나섰지만 올해 들어 나타난 지표에선 변화가 없다. 군 당국에 따르면 올초 일선 부대의 부사관이 지시사항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상관에게 욕설을 한 혐의로 체포됐다. 이 부사관은 사병들 앞에서 대대장(중령)과 소대장(중위)을 모욕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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