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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 한번 못 연 최저임금위, 28일 시한 넘기나

중앙일보 2018.06.15 00:02 경제 3면 지면보기
최저임금위원회가 14일 공익위원과 사용자 위원 간의 비공개 간담회를 열었다. 당초 최저임금위는 이날 전원회의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노동계가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조정하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에 반발하며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보이콧하자 전격 취소했다. 이날 간담회는 회의 취소에 따른 대체 회의 성격이다.
 
이처럼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가 파행을 거듭하며 심의에 착수조차 못 하면서 2주 앞으로 다가온 법정 결정 시한인 28일까지 공회전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렇게 되면 제대로 된 심의 없이 내년도 최저임금을 졸속으로 결정하거나 아예 최저임금을 못 정하는 사태가 올 수도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 사용자 위원은 “국가기관이 공식적으로 열기로 한 회의를 일방의 주장을 쫓아 취소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하게 항의했다. 그러면서 향후 전원회의는 예정대로 열 것을 요구했다.
 
최저임금위가 회의를 소집했는데도 사용자 위원, 근로자 위원, 공익위원 각 9명씩 27명으로 구성된 위원 가운데 한쪽이 불참하면 그 회의는 연기된다. 이 경우 곧바로 다음 회의를 소집하고, 이 회의에도 응하지 않으면 불참한 상태에서 진행된다. 당초 최저임금위는 14일에 이어 19일과 21일 전원회의를 열고 26일부터 법정 시한인 28일까지는 매일 전원회의를 열어 내년 최저임금을 심의·의결할 계획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사용자 위원은 “심의 불참에 따른 페널티(불이익)가 있어야 한다”며 “내년 최저임금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고려해 조속히 심의에 착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장수 최저임금위원장은 “앞으로 예정된 심의 일정은 가능한 준수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가능한’이란 단어를 쓰며 확답은 하지 않은 셈이다.
 
대신 최저임금위는 조만간 노동계와 공익위원 간의 간담회를 열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노동계의 요구 조건을 듣고, 심의에 참여하도록 설득할 계획이다. 따라서 간담회 결과에 따라 전원회의 개최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다만 노동계가 간담회에 참석할지는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이에 앞서 한국노총 추천위원 5명은 최저임금위에 위촉장을 반납했다, 민주노총 추천위원 4명도 불참 의사를 밝혔다. “최저임금의 근간이 흔들린 상태에서 심의에 참여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최저임금 결정시한은 28일이지만 현재로썬 이 시한을 넘길 공산이 크다. 결정 시한을 늦추더라도 고용노동부 장관의 최종 확정고시일(8월 5일) 20일 전인 다음 달 16일까지는 심의를 마쳐야 한다. 이의 제기 신청과 같은 법에 따른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이다. 심의 결정은 노사 위원이 각각 3분의 1 이상 참석해야 한다. 계속 참석을 거부하면 위원장이 출석을 요구할 수 있고, 2회 이상 출석을 거부하면 참석한 위원끼리 표결로 최저임금을 정할 수 있다.
 
그러나 근로자 위원이 모두 빠진 상태에서 최저임금이 결정되면 후폭풍이 불가피하다. 김성호 최저임금위 상임위원은 “최저임금은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급여이기 때문에 노동계의 의견이 개진돼야 한다”며 “법이 정한 일정상 이른 시일 내 심의 착수는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기찬 고용노동선임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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