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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버섯 성분으로 생화학무기 만든 소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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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찬수 중앙일보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독버섯 성분으로 생화학무기 만든 소련

중앙일보 2018.06.09 12:00
전북 무주 농림영농법인이 수확한 망태버섯 [무주군 제공=연합뉴스]

전북 무주 농림영농법인이 수확한 망태버섯 [무주군 제공=연합뉴스]

버섯(Mushroom) 
얼마 전 음식점에서 버섯 불고기를 주문했다.
전골 그릇 속에는 느타리·표고·팽이버섯에다 목이버섯까지 들어있었다. 각기 다른 모양과 식감은 불고기를 더욱 맛있게 했다.
버섯은 이처럼 우리 식탁을 풍성하게 해준다. 영지나 상황버섯처럼 약재로 사용되는 버섯도 있다.
서울 서초구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모델들이 산간지역에서 채취한 일능이·삼표고·이송이 등 버섯세트를 소개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 서초구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모델들이 산간지역에서 채취한 일능이·삼표고·이송이 등 버섯세트를 소개하고 있다. [뉴시스]

하지만 숲속에는 유익한 버섯만 있는 것이 아니다. 자칫 독버섯을 먹었다가는 목숨까지 잃는 수가 있다. 농촌진흥청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12~2016년 독버섯으로 인한 중독사고 환자 수는 75명이고, 이 중 7명이 목숨을 잃었다.
 
여름철을 맞아 산과 들에서 더 자주 만나게 되는 버섯. 그 버섯의 이모저모를 살펴본다.
 
자연계의 대단한 청소부
강원도 영월군 태백산 기슭 산뽕나무에서 발견된 상황버섯. 버섯은 자연 생태계에서 식물 사체를 분해하는 역할을 한다. [중앙포토]

강원도 영월군 태백산 기슭 산뽕나무에서 발견된 상황버섯. 버섯은 자연 생태계에서 식물 사체를 분해하는 역할을 한다. [중앙포토]

목재부후균의 일종 [중앙포토]

목재부후균의 일종 [중앙포토]

버섯은 다른 동물이나 식물에 기생하거나 공생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동식물의 사체를 분해하면서 살아간다.
특히, 죽은 나무를 분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셀룰로스나 리그닌 등 목재 성분은 잘 분해되지 않지만, 버섯이 있어서 분해된다. 덕분에 자연의 순환이 이뤄지고, 숲에 새로운 생명이 다시 태어날 수 있다.
 
마찬가지로 버섯은 난분해성 화학물질을 분해하는 능력도 탁월해 토양 오염의 해결사로 주목받고 있다.
 
버섯은 동물처럼 돌아다니며 먹이를 먹는 것도 아니고, 식물처럼 광합성을 해서 스스로 필요한 영양분을 생산하는 것도 아니다.
남들이 만들어놓은 유기물을 먹는다는 점에서는 세균과 같지만, 세포에 핵을 가진 진핵(眞核)생물이라는 점에서는 핵이 없는 세균과는 차이가 있다.
곰보버섯 [사진 국립수목원]

곰보버섯 [사진 국립수목원]

진핵생물인 버섯과 곰팡이는 세균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진균(眞菌)이라고 불린다. 둘다 균계(菌界, Kingdom Fungi)에 속한다.
버섯은 그중에서도 자실체(子實體, fruiting body)를 만드는 것들을 말한다. 버섯의 갓 또는 모자, 그 모자를 지탱하는 자루 등을 합쳐서 자실체라고 한다. 모자 안쪽 면에는 주름살이 있고 거기에 포자가 생긴다.

 
환각을 일으키는 마술 버섯도
버섯은 1억3000만 년 전 공룡이 번성했던 중생대 백악기 초기 지구 상에 등장했다. 전 세계에는 2만 종이 넘는 버섯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오리건의 말래 국유림(Malheur National Forest)에는 2400살이 넘은 아밀라리아 버섯이 자라고 있다. 이 버섯은 땅속으로 퍼진 균사까지 포함하면 8.9㎢(축구장 넓이의 1200배) 넓이에 퍼져 자란다.
흰 축구공을 닮은 댕구알버섯. [사진 남원시청]

흰 축구공을 닮은 댕구알버섯. [사진 남원시청]

다양한 형태를 가진 버섯 중에는 생물 형광을 내는 종류도 있다.

국내에서는 전북 전주나 남원, 전남 담양 등지에서는 세계적으로 희귀한 댕구알버섯이 발견되고 있다.
둥그런 겉모양 때문에 ‘눈깔사탕’이란 뜻의 ‘댕구알’이란 이름으로 불린다.
지름이 보통 10~20㎝이지만, 지름 30㎝로 축구공보다 더 큰 것도 발견되고 있다.
 
버섯 중에는 동충하초(冬蟲夏草)로 불리는 것도 있다. ‘겨울엔 벌레, 여름엔 풀’이란 뜻이다.
겨울철에는 곤충의 유충이나 성충의 체내에 균사체 상태로 잠복해 있다가 여름철에는 곤충을 죽이고 자라나 자실체를 형성하는 버섯을 말한다.
 
지난 2016년 농촌진흥청은 동충하초에 감기 예방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누에 번데기에 감염하는 번데기동충하초의 추출물을 먹은 경우, 먹지 않은 사람에 비해 면역세포가 활성화되고, 면역 물질인 면역글로불린A의 수치도 높아졌다는 것이다.
마술버섯 [중앙포토]

마술버섯 [중앙포토]

버섯 중에는 ‘마술 버섯(magic mushroom)’으로 불리는 것도 있다.
마술 버섯에는 환각을 일으키는 성분인 사일로사이빈(psilocybin)이 들어있다.

사일로사이빈은 마리화나나 헤로인, MDMA(일명 엑스터시), LSD(환각제 일종) 등과 마찬가지로 1급 마약류에 속한다.
 
그런데 지난해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런던의 로빈 카파트해리스 교수팀은 이 사일로사이빈이 우울증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우울증 환자 20명에게 사일로사이빈을 하루 두 차례씩 투여하고,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 촬영을 통해 뇌 활동 변화를 감시했다.
그 결과, 스트레스·두려움을 담당하는 뇌 편도체 부위에서 혈류가 감소했다.
우울증과 관련이 있는 뇌 부위의 안정성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식탁에 오르는 다양한 식용 버섯
지난해 11월 제주시 애월읍 한라산 중턱의 영농조합법인 한라표고 농장에서 다 자란 표고버섯을 수확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1월 제주시 애월읍 한라산 중턱의 영농조합법인 한라표고 농장에서 다 자란 표고버섯을 수확하고 있다. [연합뉴스]

버섯에는 동물과 식물 양쪽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영양분을 갖고 있다. 열량이 낮고 섬유소가 풍부해 다이어트 식품으로 인기가 높다. 그래서 대량으로 인공 재배되는 버섯도 많다.
양송이, 새송이, 꽃송이, 표고, 느타리버섯, 팽이버섯, 목이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느타리버섯은 칼로리가 매우 낮고 섬유소와 수분이 풍부해 포만감을 주기 때문에 비만을 예방할 수 있고, 혈액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는 데도 효과가 있다.
서울 이마트 용산점에서 모델들이 꽃송이 버섯을 선보이고 있다. 꽃송이버섯은 특이한 생김새와 함께 탁월한 효능이 알려지면서 최근 인기가 높아졌다. 꽃송이 버섯에는 면역력을 강화시켜주는 ‘베타글루칸’ 선분의 함유량이 영지버섯보다 높고 항암효과가 탁월하다. [중앙포토]

서울 이마트 용산점에서 모델들이 꽃송이 버섯을 선보이고 있다. 꽃송이버섯은 특이한 생김새와 함께 탁월한 효능이 알려지면서 최근 인기가 높아졌다. 꽃송이 버섯에는 면역력을 강화시켜주는 ‘베타글루칸’ 선분의 함유량이 영지버섯보다 높고 항암효과가 탁월하다. [중앙포토]

다양한 아미노산을 가진 팽이버섯은 맛과 영양이 좋아 된장찌개나 버섯 전골 등 다양한 요리에 사용된다.
 
양송이는 유럽에서 재배가 시작됐고, 전 세계에서 생산량이 가장 많다. 버섯 중에서 단백질 함량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루궁뎅이버섯도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다.
 
꽃송이는 베타글루칸을 많이 함유해 항암효과가, 표고나 상황버섯은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나무 숲속 가을철 별미 송이
강원도 양양군 서면 송천리 인근 야산에서 마을주민이 송이를 채취하고 있다. [중앙포토]

강원도 양양군 서면 송천리 인근 야산에서 마을주민이 송이를 채취하고 있다. [중앙포토]

초가을이면 경북 영덕·울진·봉화, 강원도 양양·삼척 등지에서는 송이가 생산된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송이 축제를 열면서 관광객을 유혹한다.
 
소나무 숲에서만 나는 송이는 소나무 뿌리와 공생을 한다. 나무는 버섯(곰팡이)에게 영양분을 제공하고, 버섯은 유기산을 주변 토양에 분비하고, 토양 속의 미네랄을 녹여내 식물이 잘 흡수·이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버섯과 나무 뿌리의 공생. 균사가 나무의 잔뿌리 세포 사이에 침투한 외생 균근이다. [중앙포토]

버섯과 나무 뿌리의 공생. 균사가 나무의 잔뿌리 세포 사이에 침투한 외생 균근이다. [중앙포토]

남북 정상회담 만찬에서 선을 보인 백두대간의 송이버섯과 제주의 한라봉을 사용한 차와 다과. [사진=청와대 제공]

남북 정상회담 만찬에서 선을 보인 백두대간의 송이버섯과 제주의 한라봉을 사용한 차와 다과. [사진=청와대 제공]

송이는 독특한 솔향 때문에 가을철 별미로 귀한 대접을 받는다.
송이의 향기는 계피산메틸(methyl cinnamate)이라는 성분 덕분이다. 에스터(ester)의 일종인데, 톡토기 같은 벌레들이 덤비지 못하도록 막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송이 채집은 9월 초부터 10월 중순까지 이어지는데, 국내 송이 채취량은 해마다 들쭉날쭉하다.
많을 때는 30만㎏ 이상 출하되기도 하지만. 적을 때는 2만~3만㎏에 머물 때도 있다.
채취량이 줄면 ㎏당 가격이 20만원 정도에서 70만~100만원으로 치솟기도 한다.
 
송이는 여름에 비가 많이 내리고, 가을에 접어들면서는 지표면 온도가 20도 아래로 떨어져 17도 안팎일 때 가장 많이 생산된다.
최적지는 토양이 마사토에 산성 토질이면서 소나무만 집중적으로 자라는 곳이다.
습도 역시 70% 안팎을 유지해야 한다. 수분이 부족하면 버섯이 제대로 못 자라고, 수분이 너무 많으면 버섯이 흐물흐물 녹아내린다.
강원도 양양 송이버섯. [중앙포토]

강원도 양양 송이버섯. [중앙포토]

국립산림과학원 가강현 박사가 연구원 버섯 배양실에서 인공재배에 성공, 건조형태로 보관 중인 송이버섯을 들어보이고 있다.국립산림과학원은 지난해 9월 송이 인공재배기술 개발을 위해 지난 2001ㆍ2004년에 식재한 송이균 감염 소나무묘목(감염묘)에서 세 개의 송이 발생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중앙포토]

국립산림과학원 가강현 박사가 연구원 버섯 배양실에서 인공재배에 성공, 건조형태로 보관 중인 송이버섯을 들어보이고 있다.국립산림과학원은 지난해 9월 송이 인공재배기술 개발을 위해 지난 2001ㆍ2004년에 식재한 송이균 감염 소나무묘목(감염묘)에서 세 개의 송이 발생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중앙포토]

지난해 국립산림과학원에서는 세계 최초로 송이 인공재배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2001~2004년 송이 균을 감염시킨 뒤 옮겨 심은 소나무에서 2010년 처음 송이가 자랐고, 지난해 다시 송이가 자라난 것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송이가 해마다 이 나무에서 계속 자랄 것인지는 아직 미지수다.
더욱이 대량생산까지는 송이가 자라는 환경 조건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최고급 음식 재료로 사용되는 송로
검은서양송로 [중앙포토]

검은서양송로 [중앙포토]

2016년 8월 당시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지도부의 청와대 오찬에 송로버섯과 캐비어, 샥스핀 등 값비싼 메뉴가 올랐다 해서 비판이 제기됐다.
 
송로는 검은서양송로와 흰서양송로 두 가지가 있는데, 특유한 향기를 띄는 버섯이다. 귀한 요리 재료로 사용되면서 고대 로마 시대 때부터 이 버섯을 찾아다녔다.
 
참나무·개암나무 등 나무뿌리와 공생을 하는 이 버섯은 자실체가 땅속에서 형성되기 때문에 사람이 찾을 수 없다.
그래서 암퇘지를 송로 사냥꾼으로 부려왔다. 송로에는 수컷 돼지의 호르몬(페로몬)인 안드로스테놀이 풍부하기 때문에 송로 향기를 맡은 암퇘지는 미친 듯이 땅을 파헤친다.
하지만 암퇘지가 송로를 먹어치울 우려가 있어 보통은 암퇘지 대신에 잘 훈련된 개를 동원한다.
훈련된 개를 이용해 송로버섯을 채취하는 모습 [중앙포토]

훈련된 개를 이용해 송로버섯을 채취하는 모습 [중앙포토]

유럽에서는 18세기부터 송로 재배를 시작했고, 19세 말에는 연간 수백t이 생산됐다.

하지만 농촌 주민들이 도시로 떠나고, 두 차례의 세계 대전을 겪으면서 송로가 자라던 숲이 황폐해져 생산량은 많이 감소했다.
최근 생산량이 다시 늘고 있지만, 아직 19세기 말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다.
프리미엄 푸드마켓의 고급 식재료. '땅 속의 다이아몬드'라고 불리는 송로버섯 [중앙포토]

프리미엄 푸드마켓의 고급 식재료. '땅 속의 다이아몬드'라고 불리는 송로버섯 [중앙포토]

이런 가운데 2008년 11월 이탈리아 모리세에서 채집된 1.08㎏짜리 흰서양송로는 마카오의 카지노 재벌에게 20만 달러(당시 환율로 2억9000만원)에 팔렸다. 지난해에는 850g짜리 흰서양송로가 홍콩 출신 구매자에게 7만5000유로(약 9800만원)에 팔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자선기금을 모금을 위한 경매에서 나온 가격일 뿐이다. 일반 거래에서는 ㎏당 가격이 400만~500만원 정도이고, 건조한 날씨로 생산량이 줄면 ㎏당 700만~800만원까지 오르기도 한다.
 
색깔이 화려해야만 독버섯일까
독버섯인 붉은사슴뿔버섯 [사진 국립공원관리공단]

독버섯인 붉은사슴뿔버섯 [사진 국립공원관리공단]

여름철, 특히 장마가 끝나고 난 뒤부터 가을까지 전국의 산과 들에는 버섯들이 자란다. 숲에서는 식용 버섯뿐만 아니라 독버섯도 함께 자라나기 마련이다.
 
국내에는 1900여 종의 버섯이 알려져 있고, 이 중 27%(517종)는 식용버섯이고, 11%(204종)는 약용버섯으로 알려져 있다. 독버섯으로 확인된 것이 243종(13%)이지만, 나머지도 독버섯일 가능성이 있다.
 
특히, 아마톡신(Amatoxin)이라는 독소를 함유한 독우산광대버섯, 개나리광대버섯, 흰알광대버섯, 큰주머니광대버섯 등은 맹독성 버섯이다. 아마톡신은 익혀도 파괴되지 않는다.
 
영지버섯과 모양이 비슷한 붉은사슴뿔버섯도 맹독성이다. 붉은사슴뿔버섯에 들어있는 독소 트리코테센(Trichothecene)은 소련에서 생화학무기로 사용했을 정도로 곰팡이 독소 중에서도 독성이 가장 강하다.
 
산을 오르는 사람 중에서는 간혹 독우산광대버섯을 갓버섯으로, 개나리광대버섯을 꾀꼬리버섯으로 잘못 알고 먹는 경우도 발생한다.
노란달걀버섯(식용, 왼쪽)과 개나리광대버섯(독버섯)

노란달걀버섯(식용, 왼쪽)과 개나리광대버섯(독버섯)

느타리(식용, 왼쪽)과 화경버섯(독버섯)

느타리(식용, 왼쪽)과 화경버섯(독버섯)

개암버섯(식용, 왼쪽)과 노란다발(독버섯)

개암버섯(식용, 왼쪽)과 노란다발(독버섯)

큰깃버섯(식용, 왼쪽)과 독흰갈대버섯(독버섯)

큰깃버섯(식용, 왼쪽)과 독흰갈대버섯(독버섯)

외대덧버섯(식용, 왼쪽)과 외대버섯(독버섯)

외대덧버섯(식용, 왼쪽)과 외대버섯(독버섯)

어린 영지(약용, 왼쪽)와 붉은사슴뿔버섯(독버섯)

어린 영지(약용, 왼쪽)와 붉은사슴뿔버섯(독버섯)

버섯 색깔은 기온이나 습도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화려하지 않다고 해서 독버섯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벌레가 먹은 버섯이라도 독버섯일 수 있다. 곤충 가운데는 버섯 독에 내성을 지닌 종류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독버섯에 중독되면 현기증·구토·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 간과 신장 세포가 파괴돼 간부전이나 급성신부전 등으로 1주일 안에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일단 야생버섯은 독버섯으로 의심하고, 먹지 말아야 한다”고 충고한다.
 
매년 뿌려지는 포자가 5000만t
갈황색미치광이버섯

갈황색미치광이버섯

1년에 전 세계에서 만들어지는 버섯과 곰팡이가 만드는 포자는 5000만t에 이르고, 이는 전체 지구 표면을 제곱밀리미터(㎟)마다 1000개의 포자로 덮을 수 있는 양이다. 

그중에서도 공기 중에 떠다니는 포자는 대부분 버섯이 만든 것이다.
 
버섯 모자의 안쪽 주름살에는 곤봉 모양의 바시디움(basidium), 즉 담자세포가 있다.
 
담자세포 끝은 네 갈래로 나뉘고 각각의 끝에 포자가 열린다. 담자세포가 감수분열하면서 4개의 핵이 만들어진 결과다.
 
버섯은 다양한 방식으로 포자를 퍼뜨린다.
 
일부는 스스로 바람을 일으키기도 한다. 표면에서 물의 증발 속도를 높여 수증기가 바로 옆에 고이도록 하고, 수증기 발생으로 기온이 낮아진 공기와 더불어 수증기는 포자를 띄우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수증기는 버섯 포자를 약 10㎝까지 위로 띄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버섯 포자의 확산. 바람에 의해 날린다. [중앙포토]

버섯 포자의 확산. 바람에 의해 날린다. [중앙포토]

버섯 포자의 확산 과정. 투석기처럼 포자 덩어리를 쏘아 올린다. [중앙포토]

버섯 포자의 확산 과정. 투석기처럼 포자 덩어리를 쏘아 올린다. [중앙포토]

버섯 포자의 확산. 공중으로 직접 포자를 쏘아 올리기도 한다. [중앙포토]

버섯 포자의 확산. 공중으로 직접 포자를 쏘아 올리기도 한다. [중앙포토]

어떤 버섯은 공중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의 힘을 이용하기도 한다.

말불버섯. 둥게 부푼 자실체 안에서 포자가 만들어지고, 나중에 작은 구멍을 통해 연기처럼 포자가 빠져나간다. [중앙포토]

말불버섯. 둥게 부푼 자실체 안에서 포자가 만들어지고, 나중에 작은 구멍을 통해 연기처럼 포자가 빠져나간다. [중앙포토]

또 다른 버섯은 만니톨(mannitol) 같은 당분을 분비하고, 만니톨이 공기 중의 수분을 흡수해 물방울이 생기면 이 물방울의 표면장력을 포자 방출에 활용하기도 한다.

표면장력은 물방울이 표면적을 작게 하려고 둥글게 뭉치는 힘인데, 두 물방울이 하나로 합쳐지려는 힘으로 포자의 꼭지가 떨어져 나가도록 하는 것이다. 마치 투석기가 돌을 날리는 것과 같은 이치다.
버섯 포자의 확산 방법. 두 물방울이 표면장력에 의해 합쳐지는 힘을 이용해 포자를 발사한다. [중앙포토]

버섯 포자의 확산 방법. 두 물방울이 표면장력에 의해 합쳐지는 힘을 이용해 포자를 발사한다. [중앙포토]

이때 포자를 날리는 힘은 2만5000 g(g는 중력가속도)에 해당한다. 우주왕복선이 발사될 때 우주인이 체험하는 힘의 1만배에 해당하는 힘이다.

우주선은 발사할 때 초기 2분 동안 우주선 무게의 절반에 해당하는 연료를 소비하지만, 버섯 포자를 발사할 때 들어가는 만니톨의 무게는 물방울 무게의 1%에 불과하다.
사람이 고안한 우주선보다 버섯의 투석기가 훨씬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셈이다. 
 
미물인 버섯도 자손을 퍼뜨리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쏟고 있고,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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