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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란의 어쩌다 투자]P2P 시장은 무법지대…사기범은 있는데 처벌 규정은 없다

P2P 시장은 무법지대…사기범은 있는데 처벌 규정은 없다

중앙일보 2018.05.29 10:40
‘P2P(개인 간 거래) 대출’이라는 단어가 금융위원회 보도자료에서 처음 등장한 것은 2016년 7월 12일이다. ‘P2P 대출에 대한 TF팀을 구성해 투자자 보호 방안 등을 검토해 나가겠습니다’가 자료의 제목이다.
 
몇 차례 회의를 거쳐 그해 11월 3일 ‘P2P 대출 가이드라인’의 제정 방안을 발표했다. 12월 2일 ‘P2P 대출, 가이드라인 준수 여부를 먼저 확인하세요’라는 자료가 나왔다. 
 
가이드라인의 핵심은 1인당 업체별 투자한도를 1000만원으로 제한하는 것이다. 가이드라인은 5월부터 시행했다.
 
가이드라인은 지침이다. ‘헌법-법률-명령-조례-규칙’ 등 그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가이드라인은 법적 강제나 권능이 없는 권장사항에 해당한다. 다시 말해,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았다고 해도 이를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이 없다.
출처: 베스트어드바이스

출처: 베스트어드바이스

 
연체ㆍ부실이 터졌고, 사기 혐의가 뚜렷한데 처벌할 근거가 없다.
P2P 관련한 제대로 된 법조차 없다. 금융당국은 P2P 업체 자체가 아니라 연계대부업자 감독을 통해 우회적으로 P2P 업체를 감독한다.
 
P2P 업체가 폐업하거나 부도를 내면 투자자들이 찾아야 할 곳은 금융위ㆍ금감원이 아니라 경찰이다. 민사나 형사소송으로 투자자가 직접 업체를 상대해야 한다. 

 
투자자들의 조사에 따르면 투자자들의 고소ㆍ고발이 이어진 지난 2월, F사에서 돈을 빌렸던 한 업체가 약 28억원의 투자금을 F사 계좌로 상환했다. 
 
그런데 국내에 남은 공동 대표이사 중 한 명은 28억원 가운데 약 4억원만 투자자에게 상환했다. 나머지 돈 가운데 4억원은 자신의 변호사 비용 등에 썼다. 해외로 간 다른 대표이사 역시 변호사를 선임, 투자자들의 소송에 대응하고 있다.
 
지난 15일 경찰이 신청한 대표이사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검찰이 반려했다. 해외로 도피한 공동 대표이사와 대질심문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였다.
 

피해자들도 변호사를 선임해 법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당연히 돈이 든다. 1인당 20만~30만원 정도를 갹출해 소송을 진행해야 한다.
 
기관 투자받은 업체를 골라라
건전한 P2P업체는 정보기술(IT)을 활용해 투자자와 차주를 합리적인 금리로 연결해 준다. 기존 금융기관이 못 한 중금리 대출 시장 활성화에 기여한다. 예금을 웃도는 재테크 수단으로 기능한다.
 
원금을 까먹으면서 터득한, 실패에서 배운 P2P 투자 4가지 팁을 공개한다(개인 의견이라 편향적일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자신할 수 있는 건 해당 업체와 아무 이해관계가 없다는 점이다).
 
①금융위 등록 업체인가
현행법 테두리 안에서 불법과 합법을 가르는 기준이다. 연계대부업자가 금융위에 등록된 경우에 한해서만 금감원이 실태 조사라도 나갈 수 있다. 등록 여부는 금감원의 금융소비자 정보포털 ‘파인(fine.fss.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F사는 금융위 등록 업체가 아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②기관이 선택한 업체인가
종전에는 투자 판단의 중요 기준 중 하나로 한국P2P금융협회 회원사인지 여부를 따졌다. 협회의 자율규제 기능을 믿어서다. F사는 물론이고 부실로 투자자들과 소송을 벌이고 있는 또 다른 F사도 회원사였다. 협회 가입 여부가 안전성을 담보하지 않았다. 
 

실패를 통해 배운 투자 팁은 기관이 선택한 업체를 고르라는 것이다. P2P 업체는 핀테크 업체다. 스타트업, 혹은 벤처다. 액셀러레이터 혹은 벤처캐피탈(VC)의 주요 투자 대상이다. 이들의 선구안은 일반인들보다 낫다.
  
③고금리나 과도한 이벤트는 의심
투자 수익률이 20%에 육박한다면 차주들은 23% 안팎의 금리로 돈을 빌린다. 약 3%는 P2P 업체가 챙겨가는 수수료다. 법정 최고 금리가 연 24%다. 중금리 대출을 지향한다는 P2P의 존재 취지에서 벗어난다. 이 정도 고금리라면 담보물이 그만큼 위험하다는 방증이다.
 
일정액 이상 투자자들에게 혜택을 준다는 과도한 이벤트도 경계해야 한다. 
 
④인터넷 카페, 너무 믿지 마라
인터넷 카페를 통해 많은 투자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알바생’들이 많다. 투자 후기를 가장해서 특정 업체에 대한 홍보 글을 남발한다. 대충 보다간 이들 업체에 걸려들 수 있다. 다만, 카페에서 오가는 경고 메시지는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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