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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지배구조 3~5개 중 고르는 일본 … 선택권 없는 한국

중앙일보 2018.05.18 00:02 경제 3면 지면보기
한국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지배구조 유형이 일본 기업과 비교해 제도적으로 지나치게 제한돼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재계는 획일화된 지배구조가 기업 경영의 자율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17일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배구조와 관련된 대기업의 선택권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산 2조원 이상 상장 대기업의 경우 이사회·감사위원회·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이사회의 과반을 차지하는 사외이사가 감사위원회의 3분의 2를 차지해야 하는 강제 조항도 있다.
 
한경연은 “이런 강제 조항이 기업 경영의 안정성 확보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일본은 대기업 상장사에 3개, 대기업 비상장사에 5개의 지배구조 선택권을 부여하고 있다. 상장사의 경우 일본은 2015년 회사법을 개정하면서 지배구조에 ‘감사등위원회(監査等委員會)’를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위원회’를 둔 회사는 이사회 내 사외이사를 과반수 선임해야 하고, 보수위원회·감사위원회·지명위원회를 모두 설치해야 한다. 반면 감사등위원회를 만드는 회사는 감사위원회만 설치해도 돼 사외이사를 2명으로 줄일 수 있다. 결과적으로 기업의 편의를 도모했다는 게 한경연의 주장이다. 실제로 일본 대기업들은 자사 상황에 맞는 지배구조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 소니·일본우정지주회사는 위원회 설치회사 모델을, 도요타·후지쓰·소프트뱅크 등은 감사등위원회 설치회사 유형을 적용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삼성전자·네이버 등 자산 2조원 기업이 동일한 이사회 구조를 갖는 것과 대조적이다.
 
한경연은 또 기업 지배구조와 연관된 제도에서도 양국의 기조 차이가 눈에 띈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상법이 다중대표소송제·집중투표제 도입 등 규제 강화의 움직임을 보이는 데 반해 일본은 집중투표제를 기업 자율 선택으로 전환했고, 다중대표소송 역시 엄격한 요건에서만 제기될 수 있게 했다.
 
한경연 관계자는 “기업 지배구조는 한번 잘못 입법되면 시정이 어렵고 외국 투자자와의 이해관계에 따라 경영권을 위협당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획일화된 규제를 지양해아 한다”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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