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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대기업 30곳 세무조사 … “부의 편법 대물림 차단”

중앙일보 2018.05.17 00:39 종합 12면 지면보기
#. A기업의 사주는 사업 운영 능력이 없는 자녀에게 현금을 증여해 법인을 설립하게 했다. 이후 A기업은 자사의 개발 사업 등을 자녀의 기업에 몰아줬다.
 
#. B기업의 사주는 전직 임직원이 주주로 있는 위장계열사를 설립했다. 이후 용역료를 위장 지급하는 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기업 자금을 빼돌렸다. 국세청이 편법적인 ‘부의 대물림’ 관행에 칼을 빼 들었다. 국세청은 불법 상속·증여 혐의가 있는 50개 대기업·대재산가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16일 밝혔다. 매출 1000억원 이상 대기업 30여 곳(사주 포함), 수백억원 규모의 재산을 보유한 대재산가 20여 명이 조사 대상이다. 김현준 국세청 조사국장은 “사회적으로 지명도가 높은 기업, 100대 기업 등이 포함됐다”고 말했다. 국세청은 대기업의 자본 변동 내용 및 계열사 간 내부거래 현황 등을 분석해 조사 대상을 정했다.
 
자녀 기업에 대한 부당 지원 행위를 비롯해 ▶기업자금 불법 유출 ▶차명재산 편법 증여 ▶변칙 자본거래 ▶기업자금 사익편취 등을 벌인 대기업과 대재산가가 이번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한 기업의 경우 원자재 납품거래 과정에서 사주의 자녀가 운영하는 특수관계 기업을 끼워 넣는 소위 ‘통행세’ 방식으로 사주 일가에 부당이익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주 일가가 개인적으로 사용한 법인카드 비용을 대신 내준 기업 역시 조사 대상이 됐다. 국세청은 이번 조사 결과 탈세 혐의가 확인될 경우 세금 추징은 물론 검찰에 적극적으로 고발하는 등 엄정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국세청은 지난해 대기업·대재산가의 변칙적·지능적 탈세에 대해 1307건을 조사해 2조8091억원을 추징했다. 추징액은 2016년 대비 65억원(0.2%포인트) 증가했다. 이 중 40명에 대해선 범칙 조사(명백한 탈세 혐의가 드러나 고발 등 처벌을 목적으로 실시하는 세무조사)로 전환했고 23명을 고발 조치했다. 국세청은 향후에도 대기업 집단의 지배구조 개편과 경영권 승계 과정을 면밀히 검증할 계획이다. 또 경영권 편법 승계의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는 대기업 계열 공익법인에 대한 검증 및 관리도 강화한다. 김현준 국장은 “대기업 사주 일가의 개인별 재산 변동 현황 및 법인의 자본변동 흐름을 상시 관리할 것”이라며 “대기업 사주 일가의 경영권 편법 승계, 기업자금 사익편취 등을 감시하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금융위원회 등 유관기관과 상시 정보교환 채널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관세청은 이날 서울 방화동 대한항공 본사 자금부와 전산센터 등을 압수수색했다. 관세청이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밀수 및 탈세의혹 관련 사항을 살피는 과정에서 대한항공의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를 포착한 데 따른 것이다. 관세청이 한진그룹 총수 일가에 대해 수사를 시작한 뒤 압수수색을 한 건 이번이 네 번째다.
 
세종=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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