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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거래기록 5년간 보관해야

중앙일보 2018.04.18 00:02 경제 7면 지면보기
암호화폐 거래소의 모임인 블록체인협회가 자율규제안을 내놨다.  협회에 가입한 암호화폐 거래소는 거래 기록을 5년 동안 보관하고, 엄격한 자금세탁방지 체계를 갖춰야 한다. 자기자본도 20억원 이상 보유하고 금융업에 준하는 보안시스템도 구축해야 한다. 보유한 암호화폐의 최소 70%를 ‘콜드월렛(오프라인에 USB 등 실물 형태로 암호화폐를 저장하는 지갑)’에 보관하는 것도 거래소의 의무다. 이런 조건을 갖추지 않은 거래소는 협회에서 퇴출당한다.
 
한국블록체인협회는 17일 이런 내용의 자율 규제안을 내놨다. 협회는 지난해 12월 자율 규제안 초안을 발표한 뒤 각계 의견을 듣고 이번에 최종안을 마련했다. 자격 미달인 암호화폐 거래소를 솎아내고 암호화폐 거래 건전성과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자율 규제안에는 지난 1월 금융당국이 발표한 ‘암호화폐 관련 자금세탁방지 가이드라인’이 대거 반영됐다. 거래 기록을 5년 동안 보관하면서 투자자 신원과 실명확인 입출금 서비스 이용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블록체인협회 회원사 거래소에 대한 주요 심사 항목

블록체인협회 회원사 거래소에 대한 주요 심사 항목

횡령을 막기 위해 거래소가 암호화폐를 임직원 계좌에서 별도로 운용하는지도 따진다. 이상 거래가 감지되면 즉시 내용을 공개해야 한다. 만일 자금 모집을 위해 신규 암호화폐를 상장(ICO)할 경우 코인에 대한 평가 시스템 여부와 평가 결과도 알려야 한다. 전하진 블록체인협회 자율규제위원장은 “암호화폐 시장을 어떤 식으로 규정해야 할지 혼란이 많다”며 “시장은 성장하는데 정부는 손 놓고 있어 협회가 암호화폐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는 작업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협회는 자율 규제안을 바탕으로 이날부터 신청을 받아 14개 거래소에 대한 심사 작업에 돌입한다. 4대 거래소라 불리는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도 심사 대상이다.
 
심사는 두 가지다. 자율규제위원이 하는 일반 심사와 정보보호위원이 하는 보안성 심사다. 심사는 다음 달 말 마무리된다. 심사가 끝나면 2~3주 안에 협회 홈페이지에 공지한다. 협회가 ‘인증’해주는 셈이다. 심사는 매년 정기적으로 이뤄지는데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회원사 자격이 박탈된다. 규제안 준수 여부와 자격이 박탈된 거래소 재평가를 위해 연 세 차례 수시 평가도 한다.
 
자율 규제인 만큼 한계도 뚜렷하다. 암호화폐의 법적 지위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자율 규제안으로 투자자 피해가 적극적으로 구제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다만 협회는 “유빗 사태 등으로 보험 가입이 거부되는 거래소도 있어 회원사 전체가 단체보험에 가입하는 계약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실체 없는 ICO가 난립하는 데 대한 실질적인 대책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협회는 자율 규제안이 정착하면 ICO 관련 절차도 손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전 위원장은 “정부가 방치하는 사이 ICO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가는데 이런 기회를 놓치고 있다”며 “정부가 손을 놨다면 협회 차원에서 관련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암호화폐 시장에서 발등의 불은 신규 가상계좌 발급 중단이다. 지난 1월 금융당국 규제로 은행은 일부 거래소를 제외하고 가상계좌 발급을 끊었다. 한 중소 암호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정부 규제안 이후 금융권은 여전히 눈치만 보고 있다”며 “일부 거래소만 가상계좌를 받는 상황에서 형평성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김화준 블록체인협회 부회장은 “이번 자율 규제안은 은행연합회와 논의해서 나온 것은 아니다”라며 “자율 규제안을 통해 투명성과 안정성이 확보되면 은행에 (발급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심사 대상 회원사 14곳 명단
두나무(업비트), 비티씨코리아닷컴(빗썸), 스트리미(고팍스), 에스코인, 오케이코인 코리아, 코미드, 코빗, 코인원, 코인제스트, 코인플러그(CPDAX), 플루토스디에스(한빗코), DEXKO(한국디지털거래소), 한국암호화화폐거래소, 후오비코리아
이새누리 기자 newworl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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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새누리 이새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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