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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 때도 없이 ‘욱’ 분노조절장애… 한해 6000명 진료

중앙일보 2018.04.17 08:23
[사진 JTBC 방송 캡처]

[사진 JTBC 방송 캡처]

 
광고대행사 직원에게 물이 든 컵을 던져 ‘물벼락 갑질’ 논란을 일으킨 조현민(35) 대한항공 전무가 평소에도 사내에서 욕설과 함께 고성을 질렀다는 증언들이 나오면서 ‘분노조절장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건의료빅데이터에 따르면 ‘습관 및 충동장애’로 진료를 받은 사람은 2015년 5390명, 2016년 5920명, 2017년 5986명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습관 및 충동장애는 순간적으로 어떤 행동을 하고 싶은 자극을 조절하지 못해 자신과 남에게 해가 되는 충동적인 행동을 하는 정신질환을 말한다. 분노조절장애가 대표적이다.
 
충동으로 인한 긴장을 해소하기 위해 폭력적인 행동을 반복하는 분노조절장애 환자는 지나친 의심과 공격성, 폭발성 때문에 타인과 건전한 관계를 형성하지 못한다.
 
분노가 심해지면 뇌의 교감신경이 잘 조절되지 않아 신체가 흥분하게 되고 합리적인 생각과 의사결정을 할 수 없게 된다. 조절 기능이 심하게 망가진 상태에서는 사고를 치거나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도 크다.
 
분노조절장애 환자들은 충동적 행동 이후 긴장 해소와 만족을 느끼는데 이 때문에 자신의 폭력적인 행동에 대한 후회나 죄책감이 없는 편이라고 알려졌다.
 
지난해 환자를 살펴보면 남자가 전체의 83%인 4939명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연령별로는 20대 환자 비율이 29%로 가장 높았고, 그다음으로 30대 20%, 10대 19%, 40대 12%, 50대 8% 순이었다. 학교와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장애의 원인으로는 스트레스, 알코올 중독, 전두엽 치매, 뇌혈관질환, 성격장애 등이 꼽힌다. 부모가 가정 폭력, 술 중독, 비사회적 경향 등으로 충동조절장애를 보인 경우 자녀도 성장해 부모와 비슷한 장애를 보이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충동조절장애의 범위는 넓다. 분노조절장애뿐만 아니라 병적 도벽과 방화, 강박적 자해와 인터넷 사용, 쇼핑 중독, 머리카락 뽑기, 폭식 장애, 알코올 의존 등도 포함된다.
 
평소 충동을 누르기 힘들다면 먼저 자가진단을 해보는 것이 좋다.  
 
[사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사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분노가 극에 달해 운 적이 있다, 화가 나면 주위의 물건을 집어 던진다 등 12개 문진 항목에 스스로 체크한 후 ‘어느 정도 충동 조절 가능’(1∼3개), ‘충동 조절이 조금 어려움’(4∼8개), ‘전문의와 심리상담 필요’(9∼12개)로 분류하면 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충동조절장애는 정신질환의 특성상 일반적인 예방법이 알려지지 않았다”라며 “증상이 의심되면 정신과 의사와 면담하는 게 최선이고, 나쁜 성격과 습관의 문제가 아닌 질환임을 이해하고 비난하는 태도는 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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