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본문

中선원 시신 손 못대는 정부·해경…1억 안치비 떠안을판

중앙일보 2018.04.17 07:00
2016년 9월 전남 신안군 홍도 해상에서 불법조업 중 우리 해경이 투척한 섬광폭음탄에 불이 난 중국 어선. [중앙포토]

2016년 9월 전남 신안군 홍도 해상에서 불법조업 중 우리 해경이 투척한 섬광폭음탄에 불이 난 중국 어선. [중앙포토]

불법조업 중 우리 해경이 던진 섬광폭음탄에 맞아 불이 난 어선에서 숨진 중국인 시신 3구가 1년 7개월째 국내에 안치돼 있다. 중국 측이 보상을 요구하며 시신 인수를 거부하고 외교 마찰을 우려한 정부와 해경이 해결 방안을 찾지 못하면서 1억원 가까이 되는 시신 안치비까지 떠안을 처지다.
 
17일 목포해양경찰서에 따르면 목포시의료원 장례식장에 중국인 선원 시신 3구가 보관돼 있다. 2016년 9월 29일 신안군 홍도 인근 해상에서 불법조업 중 단속을 피해 달아나다가 해경이 투척한 섬광폭음탄에 불이 난 중국어선에서 숨진 이들이다. 동료 선원들은 국내에서 처벌을 받았다.
중국인 선원 3명의 시신이 안치됐던 전남 목포의 장례식장 냉동고. 김호 기자

중국인 선원 3명의 시신이 안치됐던 전남 목포의 장례식장 냉동고. 김호 기자

 
해경은 중국인 시신 3구를 목포의 한 장례식장에 임시 안치하는 한편 중국 측에 인수를 요구했다. 그러나 중국의 유족들은 주광주 중국총영사관을 통해 사망자 1인당 400만 위안(약 6억8400만원)의 보상금을 요구하며 거부해왔다.
 
그사이 시신 안치비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시신 한 구에 7만원씩, 하루 21만원인 민간 장례식장 시신 안치 비용은 지난해 9월까지 1년간 6700여만원에 달했다.고액 안치비에 부담을 느낀 해경은 지난해 9월 시신 3구를 목포시의료원 장례식장으로 옮겼다. 안치비가 시신 한 구에 5만원씩, 하루 15만원으로 상대적으로 낮아서다.
2016년 9월 전남 신안군 홍도 해상에서 불법조업 중 우리 해경이 투척한 섬광폭음탄에 불이 난 중국 어선. [중앙포토]

2016년 9월 전남 신안군 홍도 해상에서 불법조업 중 우리 해경이 투척한 섬광폭음탄에 불이 난 중국 어선. [중앙포토]

 
그러나 이후에도 시인 인계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두 번째 장례식장에서도 비용이 3100만원 넘게 쌓인 상태다. 두 장례식장에 내야 할 시신 안치비만 1억원 가까이 되는 것이다.
 
해경에 따르면 청와대도 이 같은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았지만 뚜렷한 방침은 없는 상태다. 해경 한 관계자는 “사드 보복으로 홍역을 치른 정부가 시신을 화장할 경우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할 것을 우려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해경도 무책임한 모습이다. 해경은 “시신 안치비용은 당연히 유가족이 내야 한다”며 “중국 측에 시신 인수를 계속 요구하고 있다”는 같은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중국 측이 계속 시신 인수를 거부할 경우에 대해서는 "계속 인수를 요구하겠다"는 입장이다.
 
2016년 9월 전남 신안군 홍도 해상에서 불법조업 중 우리 해경이 투척한 섬광폭음탄에 불이 난 중국 어선. [중앙포토]

2016년 9월 전남 신안군 홍도 해상에서 불법조업 중 우리 해경이 투척한 섬광폭음탄에 불이 난 중국 어선. [중앙포토]

문제는 1억원에 가까운 시신 안치비를 정부와 해경이 떠안을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사건 초기 중국인 시신 3구를 안치했던 민간 장례식장 측은 해경에 안치비 결제를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2차례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목포시의료원 관계자도 “해경이 하는 일이라 안치비 문제가 불거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향후 해경을 상대로 한 소송도 예상된다.
 
해경은 시신 안치비용을 중국 유가족이 부담해야 한다면서도 해경 예산으로 결제하는 방안도 검토한 사실이 확인됐다. 목포 해경 관계자는 “본청에서 (이번 사건과 무관한) 다른 예산을 쓸 수 있는지 논의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해경 본청 관계자는 “예산 활용을 검토한 것은 맞지만, 기본 입장은 중국 측이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목포=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하나의 뿌리, 두개의 한국
클릭하면 디지털 특별기획 '통계로 본 남북의 어제와 오늘'을 보실 수 있습니다.
기자 정보
김호 김호 기자

Innovation Lab

Branded Contents

트렌드뉴스

많이 본 뉴스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