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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공무원만 쉬는 지방 공휴일

중앙일보 2018.04.17 01:52 종합 12면 지면보기
제주 4·3희생자 추념일처럼 지역별로 특별한 역사적 기념일을 지방자치단체가 공휴일(지방 공휴일)로 지정할 수 있게 된다.
 
행정안전부는 전국시도의회 의장협의회 등에서 지방 공휴일 지정 요구가 이어지고, 관련 법률안이 발의됨에 따라 지방 공휴일에 관한 규정(안)을 마련하고 관계기관 의견 조회 등 입법 절차에 들어간다고 16일 밝혔다. 규정(안)에 따르면 자치단체는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의 기념일 중 해당 지역에서 특별한 역사적 의의가 있고, 주민들의 이해를 널리 얻을 수 있는 날을 공휴일로 지정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이미 지방 공휴일 조례를 공포한 제주도 (4·3 희생자 추념일) 뿐 아니라 광주(5·18), 대구(2·28) 등에서도 지방 공휴일 지정에 나설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앞서 제주도의회는 지난해 12월 ‘제주 4·3 추념일의 지방 공휴일 지정에 관한 조례안’을 만들었다. 행정안전부는 당시 “법적 근거가 없고 국가 사무에 혼란을 준다”며 승인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지난 1월 도의회에 재의를 요구했는데 의회는 지난달 재의를 거쳐 4월 3일을 지방 공휴일로 지정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제주도민의 뜻을 존중해 수용하겠다”며 조례를 공포했다. 제주도의 지방 공휴일 지정에 대해 대법원 제소 등 법적 조치를 검토해 온 인사혁신처는 16일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제주에서 추진한 4·3 지방 공휴일 적용 대상은 제주도의회, 제주도 본청, 하부행정기관, 직속기관, 사업소, 합의제 행정기관 등 제주도 관련 공공기관으로 제한했다. 도청과 시청, 의회, 감사위원회 등 제주도지사가 임명권을 가진 지방 공무원에게만 적용된다. 국가직 공무원과 일반 사기업 직원은 적용 대상이 아니다. 학생들도 정상 등교한다. 제주도 관계자는 “지방 공휴일이 법정공휴일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법정 공휴일은 대통령령인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서 정하고 있다”고 했다.
 
지방 공휴일 지정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지방 공무원만 노는 날’이 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최진혁 교수는 “자치분권 확대 차원에서는 일부 공감하지만 지역별로 지나치게 다양성을 추구하는 게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세종=김방현 기자, 제주=최충일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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