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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항소 포기 “박근령이 낸 항소장도 내 의사에 반한 것”

중앙일보 2018.04.17 01:40 종합 16면 지면보기
국정농단 사건으로 1심에서 징역 24년과 벌금 180억원을 선고받은 박근혜(66) 전 대통령이 항소를 포기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부장 김세윤)는 박 전 대통령의 사건 내용에 16일자로 ‘피고인 박근혜 항소포기서 제출’을 명기했다. 이로써 박 전 대통령의 동생 근령(64)씨가 항소 마감 마지막 날인 13일 낸 항소장은 효력을 잃는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항소심은 진행된다. 서울중앙지검이 지난 11일 1심 판단 중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 작업’을 청탁의 대가로 인정하지 않아 미르·K스포츠재단과 동계영재센터에 준 돈을 뇌물로 보지 않은 내용 등이 잘못됐다고 보고 항소장을 냈기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은 항소포기서를 직접 손으로 써 서울구치소를 통해 낸 것으로 전해졌다. “피고인은 항소를 포기합니다. 피고인의 동생 박근령이 제출한 항소장은 본인의 의사에 반한 것임을 명백히 밝힙니다”는 내용이다. 형사소송법상 본인이나 변호인이 아닌 형제자매가 낸 항소장도 효력이 있지만 그것이 피고인의 ‘명시한 의사’에 반한 항소일 경우 효력이 없다.
 
통상적으로 항소하지 않는 것은 선고 결과를 수용하고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간주되지만 박 전 대통령의 항소 포기는 사법부 불신을 드러내는 정치적 항의의 뜻으로 해석된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법원이 자신의 구속기간을 연장하자 “헌법과 양심에 따른 재판을 할 것이라는 믿음이 더 이상 의미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한 뒤 다시는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자신이 선임한 변호인들을 모두 해임했고, 이후 법원이 선정해 준 국선변호인들을 한 차례도 만나지 않았다. 국선변호인단은 선고 이후에도 “박 전 대통령의 의사를 확인하지 못했다”며 항소장을 내지 않았다.
 
형사소송법상 항소를 일단 취하하면 이를 번복하고 다시 항소할 수는 없다. 이날 항소포기서 제출로 박 전 대통령이 항소할 가능성이 더는 없기 때문에 향후 항소심 재판은 검찰의 주장 위주로 살펴보게 된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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