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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갑생의 바퀴와 날개] 안전벨트 안매고 못 버틸 충격 영상 셋
강갑생 기자 사진
강갑생 중앙일보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안전벨트 안매고 못 버틸 충격 영상 셋

중앙일보 2018.03.23 02:00
 오는 9월부터 고속도로나 자동차 전용도로가 아닌 일반도로를 달릴 때도 앞 좌석은 물론 뒷좌석까지 모두 안전벨트를 매야만 합니다. 이달 초 국회에서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통과됐기 때문인데요. 
 
 종전에는 고속도로와 자동차 전용도로에서만 전 좌석 안전벨트가 의무였는데 이 규정이 일반도로까지 확대된 겁니다. 승용차 등 일반 차량은 물론이고 택시도 마찬가지입니다. 만일 승객이 안전벨트를 매지 않으면 택시 기사에게 2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고 하네요. 단, 안전벨트가 없는 시내버스는 예외입니다.  
 
 안전벨트 안 하면 중상 확률 16배  
 아마도 이러한 소식을 듣고는 "앞 좌석만 하면 되지 굳이 뒷좌석까지 귀찮게 의무화를 할 필요가 있나"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을 텐데요. 그런데 교통안전공단(현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 몇년 전 시행한 충돌시험 결과를 살펴보면 생각이 달라질 겁니다. 
 
충돌 시험 전 모습. 모형의 절반은 안전벨트를 매고 있다. [사진 한국교통안전공단]

충돌 시험 전 모습. 모형의 절반은 안전벨트를 매고 있다. [사진 한국교통안전공단]

 당시 12인승 승합차가 시속 80㎞로 달리다가 콘크리트 구조물에 부딪히는 실험을 했습니다. 차 안에는 남·여 어른 모형 4개와 어린이 모형 2개가 있었고, 이 중 절반만 안전벨트를 맸습니다. 
 
 충돌 직후 모습은 실로 충격적이었는데요. 안전벨트를 하지 않은 모형들은 순식간에 날아가며 천장과 벽, 의자 등에 심하게 부딪혔습니다. 특히 뒷좌석에서 안전벨트를 하지 않고 있던 어린이 모형은 차 밖으로 거의 튕겨 나갈 정도였습니다. 반면 안전벨트를 착용한 모형들은 심하게 흔들렸을 뿐 큰 충격은 없었습니다.   
 
충돌 뒤 아수라장이 된 차량 내부. 뒷좌석의 어린이 모형은 가운데 좌석까지 튕겨져 왔다. [사진 한국교통안전공단]

충돌 뒤 아수라장이 된 차량 내부. 뒷좌석의 어린이 모형은 가운데 좌석까지 튕겨져 왔다. [사진 한국교통안전공단]

 실험 결과,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경우 머리와 가슴 등을 크게 다칠 확률이 안전벨트 착용 시에 비해 최대 16배나 높게 나타났습니다. 사실 시속 80㎞는 차가 막히지 않는 일반도로에서도 종종 낼 수 있는 속도입니다. 그만큼 사고 위험은 늘 존재하는데요. 그래서 전 좌석 안전벨트 착용이 꼭 필요한 겁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하지만 승용차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뒷좌석 안전벨트 착용률은 선진국과 비교하면 상당히 떨어집니다. 그동안 많이 올랐다고 해도 아직 30% 정도에 불과합니다. 독일(97%), 영국(89%)에 비해 갈 길이 먼데요. 단속을 의식해서라기보다는 가족, 동승자의 안전을 위해 꼭 안전벨트 착용 여부를 확인했으면 합니다. 
 
 성인용 안전벨트, 아동에겐 흉기  
 어린아이는 조금 더 준비가 필요합니다. 참고할 만한 실험 사례가 있는데요. 역시 교통안전공단에서 실시한 실험으로 승용차가 시속 56㎞로 달리다 콘크리트 구조물에 정면충돌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뒷좌석에는 6살짜리 아이 모형 2개가 놓였는데 이 중 하나를 카시트에 앉혔고, 나머지 하나는 안전벨트도 매주지 않았습니다. 
 
 차량이 충돌하자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모형은 앞 좌석 등받이에 머리와 가슴 등을 세게 부딪치며 순간적으로 붕 떠올랐습니다. 카시트를 한 경우에 비해 머리에 중상을 입을 가능성이 무려 20배나 높게 나타났는데요. 여기서 중상은 뇌에 출혈이 있고, 의식불명 상태가 6~24시간 가량 지속되는 상태입니다. 가슴은 갈비뼈가 3개 이상 부러지는 수준입니다. 이런 정도 상처를 입으면 사망 확률 역시 크게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차량이 충돌한 뒤 카시트에 앉지 않은 어린이 모형은 크나큰 충격을 받았다. [사진 한국교통안전공단]

차량이 충돌한 뒤 카시트에 앉지 않은 어린이 모형은 크나큰 충격을 받았다. [사진 한국교통안전공단]

 교통안전 전문가들에 따르면 13세 미만 어린이에게는 성인용 안전벨트가 위험합니다. 해당 연령에 맞는 카시트를 사용하지 않고 성인용 안전벨트만 할 경우 유사시 어깨 벨트가 목을 감거나, 골반 벨트가 복부로 미끄러져 장 파열을 일으키는 등 복합중상 가능성이 카시트를 사용할 때보다 5.5배가량 높게 나왔습니다. 
 
 또 한 가지, 부모가 어린아이를 안고 타는 건 대단히 위험합니다. 사고를 당했을 경우 아이가 부모의 충격받이 역할을 하게 되는데요. 성인 몸무게의 7배에 해당하는 충격이 가해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어린아이는 뒷좌석에 태우고 카시트를 사용하는 게 안전합니다.           
  
올바른 안전벨트 착용법
 1. 의자에 깊게 앉은 뒤 안전벨트가 꼬이지 않았는지 확인하면서 당긴다.
 2. 안전벨트의 허리 부분은 골반에, 어깨 부분은 어깨 중앙에 걸쳐서 맨다.
 3. 안전벨트는 가슴과 허리에 '착' 달라붙는 느낌으로 맨다. 
 4. 안전벨트의 버클은 '찰칵'소리가 나도록 단단히 잠근다. 
 5. 13세 미만 어린이에겐 성인용 안전벨트를 사용하지 않는다.    
 버스 안전벨트가 승객 생사 갈라  
 승용차 못지않게 버스도 안전벨트의 효과는 상당합니다. 고속버스, 시외버스, 광역버스, 전세버스 등에는 다 안전벨트가 있는데요. 이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됩니다. 차량 충돌이나 전복 시에 승객의 생사를 가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몇 년 전 이런 실험이 있었습니다. 시속 25㎞로 달리던 버스가 6m 언덕 아래로 구르는 상황을 가정했는데요. 안전벨트를 맨 모형은 버스와 함께 구르면서도 몸이 의자에 고정되어 있어 큰 부상은 면했습니다. 
 
 반면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모형은 천장과 의자, 벽에 심하게 부딪혔는데요. 머리, 가슴 등의 상해 가능성이 안전벨트를 착용한 경우보다 18배 가까이 높게 나왔습니다. 또 버스 밖으로 튕겨 나갈 가능성도 컸는데요. 이 경우 사망 확률이 그렇지 않은 때에 비해 24배나 된다고 합니다. 
버스 전복 실험 후 상황. 안전띠를 하지 않은 모형들이 좌석에서 튕겨져 나와 뒤엉켜 있다. [사진 한국교통안전공단]

버스 전복 실험 후 상황. 안전띠를 하지 않은 모형들이 좌석에서 튕겨져 나와 뒤엉켜 있다. [사진 한국교통안전공단]

 실제로 발생한 버스 전복 사고에서도 승객들이 안전벨트를 모두 맨 경우 경미한 부상자만 있을 뿐 사망자나 중상자가 거의 없었던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이 큰 버스 안에서 뭔일이야 있겠어"라며 방심하는 건 절대 금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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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전벨트를 매는 게 행여 귀찮을지 몰라도 '생명줄'이라는 사실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됩니다. 그래서 안전벨트를 느슨하게 하는 고정 클립이나 안전벨트 미 착용 시 경고음이 울리는 걸 차단하는 클립을 사용하는 건 정말 무모한 행위입니다.   
 
 "이걸 보고도 정말 안전벨트 안 맬 겁니까?"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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