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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가 성공해야 구글도 성공한다”…구글, 언론 개선방안 발표

중앙일보 2018.03.21 17:48
구글에서는 여전히 '힐러리 클린턴이 이슬람국가(ISIS)에 무기를 팔았다'는 가짜뉴스가 검색된다. [구글 캡처]

구글에서는 여전히 '힐러리 클린턴이 이슬람국가(ISIS)에 무기를 팔았다'는 가짜뉴스가 검색된다. [구글 캡처]

21일 기자는 검색 엔진 구글에서 ‘힐러리 클린턴, ISIS(이슬람국가), 무기’를 영어로 검색했다. ‘힐러리 클린턴이 이슬람 국가에 무기를 판매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는 뉴스와 이미지 파일이 여럿 나왔다. 이 뉴스는 미국 대선이 열린 2016년 전 세계적으로 유통된 대표적인 가짜 뉴스인데 2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구글에서 검색되는 것이다.
 
구글이 이런 가짜 뉴스 유통을 막고 3년에 걸쳐 3억 달러(약 3200억원)을 언론사에 지원하는 등의 '구글 뉴스 이니셔티브(계획)'를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전 세계 주요 언론사 관계자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발표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구글 본사건물에 부착된 구글 로고. [AP=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구글 본사건물에 부착된 구글 로고. [AP=연합뉴스]

 
구글이 이날 발표한 계획에는 ▶가짜 뉴스를 가려내기 위한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언론사들이 구글을 통해 유료 구독자를 쉽게 유치하며 ▶인공지능(AI) 기술로 댓글 등을 자동으로 필터링하는 기능 등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이같은 방안이 구글의 설명처럼 언론 환경에 실질적으로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구글은 가짜 뉴스를 막기 위해 미국 스탠퍼드대를 비롯한 여러 학계ㆍ기관들과 협력해 속보들이 쏟아져나올 때 허위 정보의 유통을 막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내놓을 예정이다. 지금처럼 구글이나 유튜브에서 악의적인 콘텐트가 유통될 수 없게 차단하는 방법을 강구하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프로그램을 만들어 가짜 뉴스를 막을지는 미정이다.  
 
최근 들어 구글·페이스북 등 글로벌 IT 기업들이 잇따라 뉴스와 관련한 개선 방안을 발표하는 것은 인터넷이 가짜 뉴스와 허위 정보의 유포 통로가 된 데 대해 플랫폼들이 책임져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면서다.  
IT 기업들이 가짜뉴스ㆍ사회 갈등 조장하는 사례
▶유튜브·페이스북
- 러시아 정부가 조작한 미국 대선 가짜뉴스·동영상 8만여건 게시
 
▶구글
- 검색 엔진 상단에 가짜 뉴스·블로그, 유해 콘텐트가 노출됨
 
▶네이버·다음
- 뉴스 서비스에서 베스트 댓글 순위 매기는 등 이념 대립·갈등 조장  
 
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에서는 뉴스 형태를 갖춘 잘못된 정보가 여과 없이 검색돼 왔다. 잘못된 정보를 방조한 것은 구글의 자회사 유튜브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2016년 미국 대선에서 러시아 정부가 배후로 있는 인터넷리서치에이전시(IRA)라는 기관이 8만여건이 넘는 가짜 뉴스와 동영상을 유튜브, 페이스북 등에 유포한 사실이 밝혀졌다.  
 
페이스북이 올해 초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언론사들에 대한 신뢰도를 조사해 뉴스피드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뉴스피드를 개선하려는 것도 플랫폼에 대한 이용자들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언론기능 강화 나서는 국내·외 IT 기업들
▶구글

- 선거기간 오보·허위 정보 가려내는 기구 설립
- 언론사가 구글 통해 구독자 유치하는 시스템 만들어
 
▶페이스북
- 지인 소식이나 지역 뉴스를 뉴스피드에 더 자주 노출
- 사용자 대상으로 언론사에 신뢰도 평가해 등급 매겨
 
▶애플
- 기사 직접 골라 아이폰 '뉴스' 앱으로 노출
- 온라인으로 잡지 구독하는 플랫폼 '텍스처' 인수
 
▶네이버
- 네이버 뉴스 내 광고 수익 중 일부 언론사에 지급
- 서울대·12개 언론사와 협력해 정치인 발언 팩트체크
 
구글은 이날 구글을 통해서 언론사들이 유료 구독자들을 유치할 수 있는 방안도 내놨다. 언론사 홈페이지에 가입하지 않고도 ‘구글을 통해 구독하기’ 버튼을 누르면 해당 언론사의 정기 구독자가 될 수 있다. 이용자는 구글에 온라인 구독료를 납부하고, 구글은 이 수익을 언론사에 주는 식이다. 구글 측은 “유료 온라인 독자를 확보하기 어려운 지역 언론사들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필립 쉰들러 구글 최고 비즈니스 책임자(CBO)는 이날 “양질의 저널리즘을 추구하고 언론사들이 지속해서 성장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을 구축할 수 있게 돕겠다”고 강조했다. “높은 수준의 저널리즘에 대한 요구는 그 어느 때보다 높지만, 저널리즘 산업 자체가 디지털로 전환하면서 여러 가지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하면서다.
 
그러나 이런 기능은 결국 언론사 자체 홈페이지를 무력화하고, 뉴스 이용자들을 ‘구글 생태계’로 블랙홀처럼 빨아들일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미국 IT매체 리코드는 "현재 구글·페이스북이 광고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한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그들은 언론사들을 망하게 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구글은 이날 유독 언론사와의 협력을 강조했다. 쉰들러 CBO는 이날 “언론사가 크지 못하면 구글도 클 수 없다.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보호하는 기술도 배포하는 등 기자들을 돕겠다”고 말했다. 애플 등 경쟁 IT기업들이 미디어 산업에 눈독을 들이면서 언론과의 호의적인 관계 구축이 구글에 주요 과제로 등장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애플은 지난 12일 온라인으로 잡지를 구독하는 플랫폼 ‘텍스처’를 인수하면서 조만간 뉴스 사업에 진출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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