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본문

"미투 지지" 구미시 남성공무원 81명 나선다

중앙일보 2018.03.15 10:43
구미시청 전경. [사진 구미시]

구미시청 전경. [사진 구미시]

"이제 8개월 된 딸이 있습니다. 최근 이어지는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을 보면서 딸이 성인이 됐을 때는 여성이 경제적, 사회적으로 남성과 동등한 지위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지원했습니다.” -이춘우(34) 구미시 도량동 주민센터 주무관
 
"공직에 있는 사람들이 먼저 성평등에 대한 목소리를 낸다면 그 영향이 시민에게 쉽게 갈 수 있고 성평등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가 더 잘 조성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 김슬한(32) 구미시 산동면사무소 주무관
 
"여성이 성폭력이나 성평등 문제에서 불이익을 받았을 때 보통 여성단체 등 여성이 대변해 줍니다. 여기서 남성이 나서면 단순히 여성의 입장이 아니라 모두의 입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참여하는 남자 공무원들 모두 '남성이 목소리를 내야 할 때'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전기훈(37) 구미시 평생교육원 주무관
 
세계 여성의 날인 지난 8일 오후 서울 명동 YWCA회관 앞에서 열림 한국YWCA연합회원들의 미투 운동. [중앙포토]

세계 여성의 날인 지난 8일 오후 서울 명동 YWCA회관 앞에서 열림 한국YWCA연합회원들의 미투 운동. [중앙포토]

전국 지자체 최초로 남성 공무원들로만 구성된 성폭력·성차별 방지단이 구성됐다. 구미시가 부서별(본청·사업소·직속기관·읍면동 전부서)로 지원자를 1명씩 모집해 만든 양성평등 보이스단이다. 총 81명으로 구성된 보이스단의 명칭에는 '양성평등에 대한 목소리(Voice)를 내다'와 '양성평등에 앞장서는 남성들(Boys)'이라는 두 가지 의미가 담겼다. 최근 검찰·문화계·정치계 등 사회 전반에 걸친 미투 운동이 확산하면서 구미시에서 조직 내 성폭력·성차별 근절 방안에 대한 대책 마련을 위해 만든 조직이다. 
 
이장호 구미시 가족지원과 과장은 "구미시는 평균 연령이 37세로 30대 이하가 도시 전체 인구의 54%를 차지하는 젊은 도시여서 양성평등 욕구가 높은 실정"이라며 "이에 시에서는 공무원 조직의 의식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남성으로만 구성된 양성평등 보이스단을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직렬 및 직급으로 구성된 이들은 부서 내에서 성폭력·성희롱·성차별 근절에 나서면서 양성평등 문화를 선도한다. 형식적으로만 마련된 자리가 아닌 만큼 시책을 개발하고 수정하는 역할까지 해내겠다는 의지다. 
 
보이스단원인 전기훈(37) 평생교육원 주무관은 "시에서 지역에 필요한 사업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가능하다면 성평등의 목소리를 내고 싶다"며 "경북 지역은 아직 보수적인 분위기가 있는데 남성 편향적인 예산안을 두고 여성들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 범위를 넓혀보자는 제안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슬한(32) 구미시 산동면사무소 주무관도 "다른 시의 정책 중 성평등 문제를 잘 다룬 방안이 있으면 조사를 할 것"이라며 "구미시에서도 도입할 수 있도록 실용성을 파악하는 연구를 해보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안희정 전 지사 성폭력사건 대책위원회와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회원들이 손팻말을 들고 정치권력에 의한 성폭력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지난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안희정 전 지사 성폭력사건 대책위원회와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회원들이 손팻말을 들고 정치권력에 의한 성폭력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연 2회 양성평등 연극 공연도 계획돼 있다. 직장에서의 남녀 차별적 문화 개선 및 성희롱 근절을 주제로 보이스단이 직접 참여하는 공연이다. 매월 한 번씩 보이스단과 전체 직원의 70%가 만나 그동안의 성과와 부족함에 대한 이야기, 정책에 관련된 의견도 나눌 방침이다. 성평등에 대한 문제 인식과 대처방법 등을 배우기 위해 분기별로 전문강사 초빙 교육도 받는다.  
 
이춘우(34) 구미시 도량동 주민센터 주무관은 "보이스단 활동을 시작하기에 앞서 교육을 우선으로 받아야 할 것 같다. 사실 마음만 앞서지 정확하게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다. 어떻게 해야 제대로 된 역할을 해낼 수 있는지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은 오는 19일 오후 4시 구미시청 3층 상황실에서 모여 발대식을 가진다. 성평등 문화 확산을 위한 결의문을 낭독하고 '여성을 위한 남성'이라는 히포시(HeForShe)가 적힌 문구에 서명하고 선언을 한다. 또 1차 성평등 교육을 받게 된다.
 
구미=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기자 정보
백경서 백경서 기자

Innovation Lab

Branded Contents

트렌드뉴스

많이 본 뉴스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