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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잠깐 휴가 좀 다녀올게" 日 직장인들, 휴가 1시간 단위로 쪼개 쓴다

중앙일보 2018.03.15 02:00
“오늘, 아이의 담임 선생님과 면담이 있어 두 시간만 휴가를 쓰겠습니다.”
자녀의 학교 행사나 가족들에게 일어나는 갑작스런 사건·사고 등에 직원들이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유급 휴가를 한 시간 단위로 사용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하는 일본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3일 보도했다. 2018년 봄에 진행 중인 기업들의 노사 협상에서 저출산 시대 육아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휴가 제도 개혁이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직장인의 애환을 그린 일본 영화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의 한 장면.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사진 이수C&E]

직장인의 애환을 그린 일본 영화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의 한 장면.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사진 이수C&E]

전자 기업 파나소닉 노조는 최근 배우자의 출산이나 육아, 부모 간병 등을 위해 마련된 휴가인 ‘패밀리 서포트 휴가’ 제도를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회사에 건의했다. 기존에는 연 5일 내에서 반나절 단위(반차)로 낼 수 있었던 휴가를 1시간 단위로 쪼개 쓸 수 있게 하는 것이 골자다.
 
회사 측도 이런 제안에 긍정적으로 반응, 노사는 신청 방식이나 조건 등 구체적인 사항을 논의 중이다. 통신회사 NEC 노사도 아이의 학교 행사나 집안 대소사를 처리하게 위해 휴가를 1시간 단위로 쓸 수 있게 하는 제도를 검토 중이다. 의료과학 정밀기기 업체 시마쓰(島津)제작소는 지난 해 12월부터 파트타임 직원을 포함한 전 직원이 유급 휴가의 5분의 1을 시간 단위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일본 정부가 중요 과제로 내세우고 있는 ‘일하는 방식 개혁’은 결국 ‘쉬는 방식 개혁’으로 이어지며, 특히 저출산 풍조 속에서 육아와 양립하기 쉬운 직장 환경을 만드는 기업들의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후생노동성 조사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일본 직장인들의 연차 휴가 사용률은 49.4%로, 주요 30개국 중 최저 수준이다. 일본 정부는 이를 2020년까지 70%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직원들의 ‘워라벨(Work & Life Balance·일과 삶의 균형)’을 위한 ‘근무 간 인터벌 제도’에도 일본 노동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3일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전자기기 제조업체 히타치(日立)제작소는 올해 10월부터 퇴근과 출근 사이 최저 11시간의 휴식을 확보하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한다. 이는 퇴근에서 출근까지 11시간의 휴식 시간을 강제한다는 의미로, 만약 오후 11시에 퇴근을 했다면 다음날 출근은 오전 10시 이후로 늦춰진다. 
 
대기업 중에서는 NEC가 2012년, 샤프가 2014년에 각각 근무 간 인터벌 제도를 시작했지만, 2015년 기준으로 이 제도를 도입한 회사는 일본 전체 기업의 2.2%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일본 정부는 앞으로 기업들에 인터벌 제도의 의무화를 요구해나갈 방침이라고 아사히는 전했다. 
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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