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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없는 암호화폐, 투자자 보호 위한 국제 룰 만들어야”

중앙일보 2018.03.15 01:27 종합 8면 지면보기
암호화폐, 투기서 산업으로 <하>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뉴시스]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뉴시스]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사려 깊은 규제가 필요하다.”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최고경영자(CEO·사진)의 말이다. 그는 1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리플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각국 은행끼리 원활히 송금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다. 이 회사가 발행한 암호화폐가 시가총액 3위(약 309억 달러)의 XRP(국내에서는 암호화폐 역시 리플이라고 부른다)다. 전 세계 거래의 40% 안팎이 국내에서 이뤄질 정도로 XRP는 국내 투자자에게 인기가 많다.
 
인터넷이 도입되던 초창기인 1990년대 중반에도 규제가 산업 발전의 중요한 이슈였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갈링하우스는 특히 국경이 없는 암호화폐 특성상 글로벌 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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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고객신원확인(KYC)처럼 금융 관련 규제는 이미 전 세계 금융회사가 적용을 받는 글로벌 규제”라며 “(19~20일 예정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암호화폐 규제와 관련한) 국제 차원의 시장 규제를 논의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암호화폐를 이용한 자금 모집, 이른바 ICO(Initial Coin Offering)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이미 반년 전부터 ICO의 위험성에 대해 지적해 왔다”며 “대부분의 ICO 토큰들의 가치가 0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암호화폐 전문매체 비트코인닷컴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진행된 902개의 ICO 가운데 46%인 418개가 실패로 결론 났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현재 대부분의 ICO는 뚜렷한 목적 없이 그저 ‘블록체인이 모든 해답을 줄 것’이라는 기대감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실패할 수밖에 없다.
 
암호화폐는 효용가치가 있어야 성공한다는 주장이다. 갈링하우스는 송금 문제를 예로 들었다. 그는 “현재 미국으로 1000만원을 보내는 가장 빠른 방법은 현금 다발을 들고 인천공항으로 가 샌프란시스코행 비행기에 타는 것”이라며 “우주에서 보내는 동영상도 실시간으로 받아 보는 시대에 국제 송금이 며칠씩 걸리는 건 문제”라고 말했다.
 
갈링하우스는 “XRP는 국제 송금을 빠르게 가능하게 해 준다는 점에서 효용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간담회 내내 암호화폐(cryptocurrency)가 아니라 ‘디지털 자산(digital asset)’이라는 표현을 썼다.
 
갈링하우스는 “화폐는 실물 거래를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지금 비트코인을 들고 나가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사 먹을 수 있느냐”며 “가능할 수 있겠지만 수수료 때문에 값이 두 배는 비쌀 거고 결제 승인을 기다리는 사이 커피가 다 식어 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암호화폐가) 미래에 화폐가 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아니다”고 했다.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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