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본문

'팔방미인 의족 스노보더' 美 퍼디 "열정이 있다면 무엇이든..."

중앙일보 2018.03.14 07:30
에이미 퍼디. 정선=김지한 기자

에이미 퍼디. 정선=김지한 기자

 
“목표를 또 하나 이뤘어요. 내 생애 가장 기쁜 날입니다.”  
 
지난 12일 강원 정선알파인경기장에서 열린 평창 겨울패럴림픽 스노보드 여자 크로스 LL1(하지 장애)경기. 의족을 찬 채 슬로프를 미끄러져 내려온 미국의 에이미 퍼디(39)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4년 전 소치 패럴림픽에서 동메달을 땄던 퍼디는 평창에서 한 단계 더 올라서면서 은메달을 따냈다.  
 
12일 오후 강원도 정선알파인스키장에서 열린 2018 평창패럴림픽 스노보드 여자 크로스 예선경기에서 에이미 퍼디가 질주하고 있다. 19세 때 수막염으로 두 다리를 절단한 에이미 퍼디는 지난 2016년 리우패럴림픽 개회식에서 로봇과 춤을 함께 추면서 월드스타로 등극했다. [정선=연합뉴스]

12일 오후 강원도 정선알파인스키장에서 열린 2018 평창패럴림픽 스노보드 여자 크로스 예선경기에서 에이미 퍼디가 질주하고 있다. 19세 때 수막염으로 두 다리를 절단한 에이미 퍼디는 지난 2016년 리우패럴림픽 개회식에서 로봇과 춤을 함께 추면서 월드스타로 등극했다. [정선=연합뉴스]

 
두 다리가 불편해 의족을 찬 퍼디는 미국에서도 팔방미인으로 유명하다. 그는 스노보드 선수이자 댄서인 동시에 모델과 배우·강연자·저자로도 활약 중이다. 퍼디는 “은메달을 따서 기분이 좋지만 패럴림픽에 출전한 것만으로도 이미 대단한 성취를 이뤘다고 생각한다. 내 스스로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는 10여명의 미국팬들이 ‘팀 퍼디’라는 모자를 쓰고 그를 응원했다.
 
퍼디는 19세였던 지난 1998년 급작스레 세균성 수막염 진단을 받고 생존 확률 2%라는 절망적인 상황을 받아야만 했다. 힘겹게 살아남긴 했지만 그는 살기 위해 무릎 아래 두 다리를 잘라내야 했다. 그러나 그는 주변의 격려와 응원으로 다시 일어섰고, 15세 때부터 해왔던 스노보드를 타는 걸 시작으로 댄서, 모델, 배우 등의 활동과 자신과 같은 처지의 사람들을 위한 자선 사업도 함께 했다. 특히 2014년엔 미국 ABC의 '댄싱 위드 더 스타'에서 비장애인들과 경쟁해 준우승하는 기적을 펼쳤다. 이어 2016년 9월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 땐 산업용 로봇 쿠카와 삼바 춤을 추는 퍼포먼스로 화제를 모았다.
에이미 퍼디. 정선=장진영 기자

에이미 퍼디. 정선=장진영 기자

 
퍼디는 “장애인이라고 해서 못할 일은 없다. 하고 싶은 게 있다면 주저없이 도전한다”며 “인내심을 갖고 도전하면 하지 못할 일이란 없다. 물론 아무리 노력해도 안되는 일도 있지만 열심히 하려는 의지만 있다면 도전 자체만으로도 값진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스노보드는 내 삶의 전부다. 그래서 평창에서 난 내 모든 걸 보여주고 싶었다. 그리고 이뤘다"고 말했다.  
 
'댄싱 위드 더 스타'에서의 도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처음엔 단지 그 순간만 즐기고 싶을 뿐이었다. 스타들과 춤추는 그 순간을 늘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하고 싶었다. 그런데 하다보니까 4주차까지 갔다. 4주차가 된 것도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패럴림픽 도전을 댄싱 위드 더 스타에서 도전했던 사실을 떠올리면서 "내 열정을 다시 끌어올리고 싶었다. 스타들과 함께 춤췄던 경연처럼 패럴림픽도 스타들과 함께 겨루는 것 아닌가. 이 순간을 즐겼다"고 말했다.
 
12일 오후 강원도 정선알파인스키장에서 열린 2018 평창패럴림픽 스노보드 여자 크로스 경기에서 미국 에이미 퍼디가 은메달을 차지하고 환호하고 있다. 19세 때 수막염으로 두 다리를 절단한 에이미 퍼디는 지난 2016년 리우패럴림픽 개회식에서 로봇과 춤을 함께 추면서 월드스타로 등극했다. [정선=연합뉴스]

12일 오후 강원도 정선알파인스키장에서 열린 2018 평창패럴림픽 스노보드 여자 크로스 경기에서 미국 에이미 퍼디가 은메달을 차지하고 환호하고 있다. 19세 때 수막염으로 두 다리를 절단한 에이미 퍼디는 지난 2016년 리우패럴림픽 개회식에서 로봇과 춤을 함께 추면서 월드스타로 등극했다. [정선=연합뉴스]

 
지난해 3월 테스트 이벤트에 이어 한국을 두 번째 찾았다는 퍼디는 또 “한국의 바베큐(갈비)가 정말 맛있었다”며 “한국인들은 매우 친절해서 올 때 마다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비영리단체에서 진행하는 TED 강연회에서도 인기 강연자로 꼽힌다. 한국인들에게 그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도전’과 ‘열정’이다. 그는 “열정이 있다면 뭐든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그게 내가 스노보드를 타는 이유”라고 했다. 퍼디는 16일 스노보드 뱅크드 슬라럼(기문이 있는 코스를 내려오는 경기)에서 또 한차례 도전에 나선다.  

 
정선=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기자 정보
김지한 김지한 기자

Innovation Lab

Branded Contents

트렌드뉴스

많이 본 뉴스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