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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방산업체 노동3권 확대 … 노동계 주장 대거 반영

중앙일보 2018.03.14 01:22 종합 2면 지면보기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가 13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한 개헌안 초안에는 노동계의 주장이 대거 반영됐다. ‘동일가치노동의 동일임금’, 공무원 노동3권 확대, 방위사업체 종사자의 단체행동권 제한 완화 등이다. ‘동일가치노동의 동일임금’은 현재 남녀고용평등법 8조 1항 “사업주는 동일한 사업 내의 동일한 가치의 노동에 대하여는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등으로 규정돼 있다. 그러나 법률이 아닌 헌법에 배치되면 이 조항 위반은 단순한 법률이 아닌 헌법 위반이 된다. 향후 비정규직과 정규직 간 ‘동일 임금’ 보장을 놓고 파장이 일 전망이다. 근로라는 표현이 노동으로 바뀌는 것과 관련,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은 그간 근로가 노동의 가치를 제대로 담지 못한다며 노동을 요구해 왔다.
 
자문특위에 따르면 공무원은 현재 법률로 정해진 경우에만 노동3권을 인정받는다. 초안은 이를 바꿔 법률이 규정하는 경우에만 노동3권을 제한하도록 했다. 노동3권 제한 규정을 엄격하게 했다는 의미다. 또 자문특위에 따르면 방위사업체 종사자들은 국가 안보와 직결된 만큼 그간 단체행동권을 제한했는데 초안은 필요한 경우에 한해 제한하도록 이 역시 더욱 엄격하게 명문화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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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민주화와 토지공개념 등도 현행 헌법보다 강화했다. 자문특위는 “경제민주화 의미를 명확히 하고 토지의 특성을 명시해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완화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현행 헌법 122조는 ‘국토의 효율적이고 균형 있는 이용·개발과 보전을 위하여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그에 관한 필요한 제한과 의무를 과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주로 효율적 국토 개발에 맞춰진 이 조문을 고쳐 토지공개념을 강화키로 했다. 김종철 자문특위 부위원장은 “토지 소유의 집중과 불균형이 사회경제적 균형에 장애로 작용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국가의 토지재산권에 대한 의무 부과나 권리 제한 부분을 가능하게 하는 조항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경제민주화 부분은 기존 헌법 조항을 구체화하고 소상공인들에 대한 지원을 헌법에 담기로 했다. 자문특위는 “소상공인 등 서민 경제와 관련된 부분이나 소비자 권리를 강화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고 상위법인 헌법에 법률에 담을 내용을 넣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 형태는 대통령 4년 연임제로 정한 가운데 국무총리를 누가 임명할지에 대해서는 현행대로 대통령이 추천하고 국회가 동의하는 방식과 국회가 추천하는 방식을 복수안으로 제시했다. 다만 김 부위원장은 “대통령이 지명하고 국회가 동의하는 현행 제도를 유지하는 안이 유력하다”며 사실상 현행 권력구조에 힘을 실었다. 감사원은 독립기구화하는 방안을 포함시켰다. 자문특위는 “국회에 감사원을 속하게 하기엔 국민의 국회 불신이 있다”며 “독립기관안이 유력하게 초안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국회 불신을 이유로 분권 확대를 피했다는 논란을 야기할 수 있는 대목이다.
 
대통령 권한 축소로 제시한 부분은 특별사면권 제한이다. 사면심사위원회 등 절차적 통제 장치를 마련해 대통령이 독자적으로 특별사면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했다. 헌법재판소와 대법원 등 다른 헌법기관에 대한 대통령의 인사권도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 하지만 헌법에는 원칙만 담고 구체적 사안은 법률에 위임하기로 했다. 이는 구체적인 대통령 권한 분산은 헌법이 아닌 법률로 내려보냈다는 비판을 낳을 수 있다.
 
현행 헌법에 규정돼 있지 않은 수도 조항은 헌법 1장 총강에 신설했다. 다만 헌법에 직접 수도를 명시하지 않고 법률로 수도를 정하도록 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한다. 이 같은 내용의 개헌안이 통과될 경우 행정수도 구상 등도 재추진할 수 있게 된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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