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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X 독성의 8배 ‘노비촉’에 당했다 … 메이 “배후 밝혀라” 푸틴에 최후통첩

중앙일보 2018.03.14 00:46 종합 16면 지면보기
지난 12일(현지시간)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전직 러시아 이중스파이 암살시도 사건’과 관련 ’러시아가 개발한 군사용 신경작용제에 공격 당한 것“이라며 러시아 정부를 배후로 지목했다. [AFP=연합뉴스]

지난 12일(현지시간)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전직 러시아 이중스파이 암살시도 사건’과 관련 ’러시아가 개발한 군사용 신경작용제에 공격 당한 것“이라며 러시아 정부를 배후로 지목했다. [AFP=연합뉴스]

전직 러시아 스파이 암살 시도 사건을 계기로 영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정면 충돌로 치닫고 있다. 공격에 쓰인 물질이 러시아가 군사용으로 개발한 치명적 화학무기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영국 정부는 추가 대러 제재를 예고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12일(현지시간) 의회에서 이번 사건에 사용된 신경작용제가 1970~80년대 러시아에서 개발된 ‘노비촉(Novichok)’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 정부가 이 공격에 책임있을 가능성이 아주 크다”면서 “혹은 관리에 실패해 남의 손에 들어갔을 가능성만 있다”고 말했다.
 
메이 총리는 아예 ‘데드라인(deadline)’을 정해놓고 러시아를 압박했다. 13일 저녁까지 러시아 정부가 신뢰할 만한 입장을 내놓지 않으면 러시아가 영국 영토에서 불법 폭력을 저지른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한 것이다. 그러면서 “과거 영국은 동맹국들과 러시아 경제에 강력한 제재를 이끌어 왔는데, 좀 더 강한 조치를 준비해야 한다”며 의회와 대응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노비촉은 시리아에서 정부군이 사용했다는 비난을 받은 사린가스나 김정남 암살에 쓰인 VX 신경작용제보다 독성이 훨씬 강하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BBC는 “러시아가 1970~80년대 폴리안트(Foliant) 프로그램을 통해 비밀리에 개발한 것”이라며 “노비촉 A230으로 불리는 물질은 VX보다 5~8배 독성이 강하다. 단 몇 분 만에 사람을 죽일 수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가 기한 내 배후 관련 발표를 하지 않으면 영국 정부는 러시아 외교관 추방, 권리 남용으로 기소된 러시아인의 영국 내 자산 동결, 러시아 은행에 대한 단속, 러시아 월드컵 불참 운동 등이 포함될 수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국립 왕립국제문제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러시아 전문가 마티유 블레게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시대이고 미국도 러시아와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시점에 얼마나 영국이 서방 각국의 지원을 받아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영국 정부가 러시아인의 자산 동결을 추진할 경우 러시아 고위 관료나 친 크렘린궁 성향의 기업인들이 영국 내 부동산이나 기타 자산을 보유하고 런던과 모스크바를 오가는 게 어려워질 전망이다.
 
펀드 매니저 빌브 라우더는 “영국 입장에서 최대 지렛대는 러시아의 자금”이라며 “그래야 러시아에 상처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러시아 회사들의 영국 내 활동에 제약을 가하는 방안도 있다.
 
러시아는 ‘반 러시아’ 행위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곡물센터를 찾은 자리에서 영국 정부가 이번 사건의 진짜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BBC가 전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메이 총리의 발언에 대해 “서커스 쇼”라고 반박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서울=황수연 기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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