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본문

"도주중 극단적 선택"···제주 게스트하우스 사건의 전말

중앙일보 2018.02.15 15:06
제주 게스트하우스 관광객 살해용의자 한정민(32)이 스스로 생을 달리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한씨를 부검한 결과 전형적인 목맴사로 보인다는 소견을 냈다고 제주지방경찰청이 15일 밝혔다.
 
경찰 추정에 따르면 한씨는 목숨을 끊은 모텔 방으로 성매매 여성을 부르기도 했다.  
 
14일 충남 천안시 한 모텔에서 숨진 채 발견된 제주 게스트하우스 여성관광객 살해용의자 시신을 경찰이 이송하고 있다. [굿모닝충청 제공=연합뉴스]

14일 충남 천안시 한 모텔에서 숨진 채 발견된 제주 게스트하우스 여성관광객 살해용의자 시신을 경찰이 이송하고 있다. [굿모닝충청 제공=연합뉴스]

한씨는 지난해 5월 게스트하우스에서 낸 구인광고를 보고 일을 하게 됐다. 숙소 업주와는 지분을 나누는 방법으로 운영해 왔다. 한씨는 고용된 게스트하우스 여성스태프에게 자신을 사장이라고 소개했으며 본명과 다른 이름을 사용했다.  
 
이 게스트하우스에서 스태프로 일했던 한 여성은 연합뉴스와 SNS 대화를 통해 “한씨가 여성스태프들에게 매우 폭력적으로 대했다”며 “여성스태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때리려 하거나 새벽에 다 내쫓기도 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7월 한씨는 게스트하우스 파티 후 술에 취한 여성투숙객의 몸을 만지는 등 준강간한 혐의로 불구속 재판을 받는 중이었다.  
 
그러던 지난 7일 A(26·여)씨는 해당 게스트하우스를 혼자 찾았다. 이후 한씨가 마련한 파티에 8일 오전 1~2시까지 참여했다. 파티가 끝날 무렵인 8일 새벽 A씨는 게스트하우스 2층 방에서 살해된 것으로 추정된다. 부검 결과 사인은 목이 졸려 숨지는 경부 압박 질식사로 드러났다.  
 
한씨는 이날  파티현장 사진을 태연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다. 오후에는 게스트하우스에서 차량으로 20여분 거리에 있는 음식점에 들러 스태프 4명과 식사를 하기도 했다. 아무렇지 않게 음식을 먹으면서 주인에게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한다고 밝히며 서로 홍보하자고 제안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A씨가 보이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다른 투숙객들에게는 “그 여성이 침대에 구토하고서 (방을 빼고) 도망갔다”며 “연초부터 액땜했다”는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A씨 가족은 A씨와 연락이 되지 않고 여행에서 돌아오는 날짜인 9일까지도 귀가하지 않자 10일 오전 경찰에 실종 신고했다. 경찰은 신고를 받고 이날 오후 해당 게스트하우스를 찾아 수사에 착수했으며 한씨에 대한 면담조사까지 진행했다.  
 
그러나 경찰은 한씨에 대한 뚜렷한 혐의점을 찾지 못했고, 10일 오후 8시 35분쯤 한씨는 경찰 수사망을 피해 제주에서 항공편으로 김포로 가면서 도주 행각을 시작했다.  
 
지난 10일 오후 도주 중 김포공항에 도착한 모습과 (왼쪽) 경기 모 호텔 투숙한 한정민(오른쪽) [연합뉴스]

지난 10일 오후 도주 중 김포공항에 도착한 모습과 (왼쪽) 경기 모 호텔 투숙한 한정민(오른쪽) [연합뉴스]

한씨는 10일 오후 10시 서울 관악구 신림동을 들린 후 다음날 전철로 안양역으로 가 숙소를 구해 잠시 쉬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편의점에서 돈을 찾은 뒤 택시를 타고 11일 오전 6시쯤 수원시 권선구 탑동으로 간 행적이 포착됐다.  
 
11일 낮 12시 20분쯤 경찰은 게스트하우스 바로 옆 폐가에 유기된 A씨 시신을 발견했다.  
 
이후 한씨는 안양에서 천안까지 가 도주 행각을 벌였다. 경찰은 한씨가 12일 오후 2시 47분쯤 천안시의 한 모텔 인근 편의점에서 청테이프와 스타킹을 구입했으며 오후 3시 7분쯤 모텔에 입실한 것을 확인했다. 경찰은 또 한씨가 이날 오후 8시쯤 성매매 여성을 방으로 불렀던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13일 공개수사로 전환했고, 수배 전단이 배포됐다. 한씨는 13일 오후 4시 11분쯤 잠시 외출한 이후 모텔 객실을 나오지 않았다.  
 
국과수는 14일 오전 6시 30분에서 7시 30분 사이로 한씨 사망 시각을 추정했다. 이날 오후 3시 한씨가 퇴실 시각이 되도 나오지 않자 모텔 주인은 열쇠 수리공을 불러 문을 열어 들어갔다가 한씨가 숨져 있는 것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도주 당시 착용했던 검정색 점퍼와 빨간색 티셔츠, 현금 1만7000원, 유심이 제거된 휴대폰 1대, 스타킹 포장케이스, 담배 3갑, 콜라, 팝콘 등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A씨 시신에서 채취한 증거물을 분석한 결과 한씨의 타액으로 확인된 점과 A씨 얼굴에 붙여져 있던 테이프에서 한씨 지문이 나온 점 등으로 미뤄 한씨의 살인 혐의는 충분히 입증된다고 전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기자 정보
이가영 이가영 기자

Innovation Lab

Branded Contents

트렌드뉴스

많이 본 뉴스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