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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Talk] 평창 눈밭에 배구여제 김연경이 뜬 이유는?

중앙일보 2018.02.15 07:30
해변에서 펼쳐지는 비치발리볼은 여름올림픽 인기종목입니다. 1996년 애틀랜타 대회에서 정식종목이 된 비치발리볼은 아기자기하면서도 선수들의 거침없는 플레이로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특히 2016 리우올림픽에선 유명한 코파카바나 해변에서 열려 많은 이들이 찾아왔는데요. 겨울올림픽이 한창인 평창에선 '눈 밭의 배구' 경기가 열려 눈길을 모았습니다. 국제배구연맹(FIVB)과 유럽배구연맹(CEV)이 스노발리볼의 올림픽 종목 채택을 위해 시범 경기를 마련했습니다.
2016 리우올림픽 여자 비치발리볼 경기 장면.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2016 리우올림픽 여자 비치발리볼 경기 장면.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14일 평창에 위치한 오스트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경기엔 '배구 여제' 김연경(30·중국 상하이)과 지바(브라질), 블라디미르 그르비치(세르비아) 등 세계적인 배구 선수와 비치발리볼 선수 여럿이 참가했습니다. 물론 가장 인기있는 선수는 김연경이었습니다. 한국 팬들은 물론 다른 나라 팬들도 김연경이 소개되자 환호성을 지르며 환영했습니다. 중국 리그 휴식기를 맞은 김연경 선수는 일본에 가 전 소속팀 JT에서 함께 뛰던 선수들을 만난 뒤 13일 입국했습니다. 그날 같은 매니지먼트 식구인 서이라 선수가 출전한 쇼트트랙 경기를 관전하고 다음 날 평창으로 이동했는데요. FIVB 선수위원이기도 한 김연경은 "사람들이 배구를 좀 더 많이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거 같았다"고 참가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14일 강원도 평창군 오스트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국제배구연맹(FIVB)-유럽배구연맹(CEV)의 스노 발리볼 쇼케이스에 참가한 선수들. 김연경(왼쪽 셋째)도 중국 리그 휴식기를 맞아 참가했다. 평창=장진영 기자

14일 강원도 평창군 오스트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국제배구연맹(FIVB)-유럽배구연맹(CEV)의 스노 발리볼 쇼케이스에 참가한 선수들. 김연경(왼쪽 셋째)도 중국 리그 휴식기를 맞아 참가했다. 평창=장진영 기자

실내 배구보다 작은 규격과 낮은 네트에서 치러지는 스노발리볼의 규칙은 비치발리볼과 유사합니다. 비치발리볼보다 한 명이 많은 세 명이 나섰고, 그리고 남녀 선수가 섞여서 딱딱한 눈 코트에서 경기를 치렀습니다. 경기에서는 김연경 선수가 소속된 블루 팀이 비치발리볼 선수들이 주로 뛴 레드 팀에게 세트 스코어 1-2로 졌습니다. 김연경은 "장난삼아 비치발리볼은 해봤는데 눈에선 처음"이라며 "생각보다 춥지 않았어요. 공이 좀 흔들리긴 했는데 재밌네요. 실내 배구보다는 지면이 좀 미끄러운데 생각보다 괜찮아요"라고 말했습니다.
 
눈에 띄는 점은 복장입니다. 유니폼에 대한 뚜렷한 규정이 없기 때문에 이날 선수들은 제각각의 의상을 입었습니다. 장갑을 끼거나 모자를 쓴 선수들이 많았고, 평소와 다른 긴 유니폼을 입었습니다. 아, 신발은 모두들 같았습니다. FIVB에서 축구화를 준비하라고 알려줬거든요. 김연경 선수는 "축구화를 준비하라고 해서 하나 마련했어요"라고 했습니다. 김연경 선수의 소속사는 이청용, 조용형, 지소연 등 축구선수들도 소속된 회사입니다. 장갑을 착용하고 경기한 것에 대해선 "초등학교, 중학교 때 체육관이 추워서 장갑을 끼고 한 적이 있다. 생각보다는 미팅감이 좋았다"고 말했습니다. 
 블로킹을 시도하고 있는 김연경(오른쪽). 평창=장진영 기자

블로킹을 시도하고 있는 김연경(오른쪽). 평창=장진영 기자

경기장 분위기는 아주 좋았습니다. 강추위에다 관중석도 없었지만 100여 명이 몰려 색다른 장면을 즐겼습니다. 선수들이 멋진 플레이를 할 땐 화려한 음악이 나와 분위기를 고조시켰고, 선수들이 직접 관중들의 호응을 유도하기도 했습니다. 오스트리아 하우스에선 따뜻한 와인과 핑거 푸드를 제공했죠. 저도 그 속에 섞여 지켜보고 있으니 마치 클럽에 온 듯한 기분도 들었습니다.  

 
이날 경기에선 김연경 선수는 리시브나 스파이크 말고 토스도 많이 했는데요. 1m92㎝ 장신에서 스파이를 내리꽂는 김연경 선수가 어렸을 땐 키가 작아서 세터도 하고, 수비전문 선수인 리베로가 되려고도 했다는 이야기는 잘 아시죠? 그래서 그런지 토스가 안정적이더군요. 아래 사진 보이시죠? 현란한 백토스!
중학교 때까지 세터를 본 적이 있는 김연경의 환상적인 백토스. [평창=장진영 기자]

중학교 때까지 세터를 본 적이 있는 김연경의 환상적인 백토스. [평창=장진영 기자]

김연경 선수에게 "토스가 좋았다"고 했더니 "장난이 아니죠?"란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비치발리볼처럼 기본기가 중요한 선수가 잘 할 거 같아요. 저처럼 기본기가 강한 선수가 잘할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데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김연경 선수는 "비치발리볼도 처음엔 의아하게 생각했지만 지금은 인기종목이 된 것처럼 스노발리볼도 올림픽 종목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직접 지켜본 제가 생각하기엔 쉽지 않아보이지만 또 모르죠?
 
평창=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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