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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사업 전 상표등록 안 하면 브로커 제물 된다

중앙일보 2018.02.15 01:05
김민철의 마신(마케팅의 神)(4)  
신길동 매운 짬뽕이 본격적으로 세상에 알려진 건 2010년쯤 매스컴을 타면서부터였다. 이런저런 매거진등 매체를 통해 조금씩 알려지다가 ‘식신로드’ 방영을 시작으로 무한도전까지 전파를 타면서 전국구 스타 맛집이 된 것이다.
 
필자는 해당 짬뽕집의 태생부터 단골로 왕래가 있어 그 역사를 꼼꼼히 알고 있다. 오늘은 상표등록의 함정에 대해 해당 짬뽕집의 에피소드를 들어 간단히 소개할까 한다. 
 
 

신길동 매운 짬봉집은 방송에 소개되기 전부터 신길동에서 소수의 사람만 아는 숨겨진 맛집이었다. [사진 김민철]

 
이 짬뽕집은 방송에 소개되기 전부터 신길동에서 유명한 우동 맛집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었다. 버젓한 가게가 아닌 포장마차에서 판매하고 있었기에 소문난 맛집이라기보다 소수의 사람만 아는 숨겨진 맛집이었던 것.
 
사장 아저씨는 지금도 착하지만 그때는 더 착했다. 가끔 오는 나의 얼굴을 알아보고는 매운 것 잘 못 먹으니 우동을 먹으라고 추천하면서 짬뽕 국물은 조금씩 서비스로 주곤 했다. (이 외 사장님의 선한 마음씨에 대한 다양한 에피소드는 다음 기회에 소개하겠다)
 
그러던 어느 날 아저씨는 포장마차를 접고, 안쪽 골목 상가에 들어가게 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다소 걱정은 되지만 열심히 해보겠다는 희망찬 포부의 말씀에 ‘나도 저렇게 살아야지~’ 라는 교훈을 얻기도 했다.
 
그리고 몇 개월 후 다시 가게를 찾았다. 다행히 이전보다 큰 인기를 얻으며 ‘신길동 매운짬뽕’으로 이름을 날리는 유명 맛집이 돼 있었다. 그즈음 나는 첫 번째 사업을 망하고 재기를 위해 머리띠를 팔며 노점을 하던 때여서 그 아저씨가 참으로 부러웠던 것이 기억난다.
 
나의 좋지 않은 표정 때문인지 아저씨는 이런저런 이야기 끝에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 “우동 짬뽕 기술 배워 볼래요? 내가 가르쳐 줄게~ 부산 사는 사람도 일주일 만에 배워 갔어요.”
 
이 아저씨 착한 것을 넘어서 천사다. 당시 나는 진짜 배워 볼까 진심으로 고민하기도 했다. 그 이후에도 점점 손님이 많아져 갈 때마다 대기 줄이 너무 길거나 재료가 다 떨어져 일찍 문을 닫는 상황에 자연스럽게 발길을 끊게 되었다.
 
 
신길동 짬뽕집이 간판 바꾼 이유 
그리고 다시 찾게 된 날 가게는 간판을 바꿨다. ‘신길동 별난아찌 짬뽕’. 착하고 순하신 분이었지만 세상의 지식은 부족하다 보니 상표등록에 대해 제대로 몰랐던 것이다. ‘신길동’과 ‘짬뽕’은 고유명사로서 ‘신길동 매운짬뽕’은 상표로 등록할 수 없는 명칭이다.
 
 
어느날 다시 찾게 된 날 가게는 '신길동 별난아찌 짬뽕'이라고 간판을 바꿨다. [사진 김민철]

어느날 다시 찾게 된 날 가게는 '신길동 별난아찌 짬뽕'이라고 간판을 바꿨다. [사진 김민철]

'신길동'과 '짬뽕'은 고유명사로서 '신길동 매운짬뽕'은 상표로 등록할 수 없는 명칭이다. [사진 김민철]

'신길동'과 '짬뽕'은 고유명사로서 '신길동 매운짬뽕'은 상표로 등록할 수 없는 명칭이다. [사진 김민철]

 
그래도 이 경우는 낫다. 상표를 통째로 뺏기는 경우도 있기 때문인데, 바로 청년 장사꾼으로 유명한 김윤규 대표 에피소드가 대표적이다. 이미 기사로도 보도된 내용이기에 간단하게 소개하겠다.  
 
 
상표 브로커 관련 기사.

상표 브로커 관련 기사.

김윤규 대표의 '열정감자'가 방송에 소개된 다음 날 아침, 소위 상표 브로커가 상표를 선점했다. [사진 특허정보넷]

김윤규 대표의 '열정감자'가 방송에 소개된 다음 날 아침, 소위 상표 브로커가 상표를 선점했다. [사진 특허정보넷]

 
김윤규 대표의 ‘열정감자’가 시사매거진 2580에 소개된 다음 날 아침 소위 상표 브로커가 열정감자 상표를 선점한 사건이 발생했다. 사업자등록증, 영업허가증, 간판 모두 열정감자였지만 상표권에 대해서는 무지했던 탓에 벌어진 일이었다.
 
이 문제로 열정감자 사건은 여러 신문에 상표 브로커 주요 피해사례로 소개되었고, 심지어 KBS 9시 뉴스에도 보도되어 큰 이슈가 됐다. 그 이후엔 국내 상표등록 관련해 선등록보다 선사용을 인정해주는 판결이 나오는 추세다. 실제로 브로커들이 선점한 열정감자 상표 출원 또한 법정 판결에 따라 기각됐다. (출처: 2014원5625 특허심판원 제2부 심결)
 
 
2014 원 5625 특허심판원 제2부 심결.

2014 원 5625 특허심판원 제2부 심결.

 
이는 비단 소상공인의 문제만이 아니라 상장사에서도 흔히 일어나는 일로, ‘소녀시대’도 상표 브로커에게 상표를 점령당해 골머리를 앓은 전적이 있다.
 
 
소녀시대, 상표 점령당해 골머리 
따라서 사업을 하기 전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네이밍을 정한 후 상표와 도메인을 등록하는 것. 이 두 가지는 사업 전에 즉시 이행하지 않으면 어느 날 갑자기 ‘훅~’ 옆구리에 칼이 꽂히는 걸 느끼는 순간이 올 수도 있다.
 
필자가 필명으로 쓰고 있는 ‘마신’도 대표적인 사례로 들 수 있는데, 상표는 필자가 가진 상태이지만 도메인은 이미 다른 곳에서 선점한 상태이다.
 
참고로 상표와 도메인 등록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상표의 경우 특허청에서 운영하는 ‘특허로(www.patent.go.kr)’ 사이트, 도메인은 ‘가비아(www.gabia.com)’사이트를 이용하면 일반 개인도 쉽게 등록할 수 있다.
 
 
상표등록절차
1. 상표 검색
KIPRIS 특허정보넷(www.kipris.or.kr) 상표검색을 통해 본인이 등록하고자 하는 상표에 대한 출원 가능성을 진단
 
2. 특허고객번호부여 신청 (당일 발급)
- 특허로> 특허고객번호부여신청> 프로그램 설치 후 안내하는 프로세스대로 진행> 국내 자연인으로 신청
- 필요 서류: 주민등록등복, 초본, 가족관계등록부증명서 중 택1. 인감 혹은 서명 이미지(카메라 촬영 이미지 가능)
 
3. 상표등록신청
- 특허로> easy 출원 서비스> 상표> 출원서류> 이후 안내대로 진행
- 지정상품은 하고자 하는 사업 관련된 항목들로 구성
- 진행 후 등록료 납부(당일 혹은 익일 내 입금 필수)
 
4. 특허청심사 후 출원공고
상표등록출원서가 제출되면 특허청에서는 이를 접수하여 심사에 착수하여, 약 6~8개월 정도 후 출원공고를 함. 출원공고 기간은 공고된 날부터 2개월이며, 이 기간 내 제3자가 이의 신청 가능
 
5. 등록 결정
특허청은 출원공고 후 별다른 이의신청이 없거나, 이의신청이 있어도 적합한 사유가 없다면 등록 결정서를 발부한다. 출원인은 등록 결정서를 접수한 날로부터 2개월 내 소정의 등록비용을 납부하면 등록이 완료됨 (상표권은 등록일로부터 10년간 유지되며, 필요 시 10년마다 갱신하여 반영구적으로 상표권 향유 가능)
  
김민철 야나두 대표 01@saengsang.com
 
 

비트코인의 탄생과 정체를 파헤치는 세계 최초의 소설. 금~일 주말동안 매일 1회분 중앙일보 더,오래에서 연재합니다. 웹소설 비트코인 사이트 (http://news.joins.com/issueSeries/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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