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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스타트업, 경험 많은 시니어가 성공 확률 높다

중앙일보 2018.02.15 01:05
김현호의 특허로 은퇴준비(1)
15년간 스타트업과 중소기업 지식재산권 창출·보호·활용을 도운 변리사. 변리사 연수원에서 변리사 대상 특허 실무를 지도했다. 지적재산은 특허로 내놓으면 평생 도움이 되는 소중한 노후자금이자, 내 가족을 위한 자산이 된다. 직장과 일상에서 떠올랐던 아이디어를 자신만의 특허로 내기 위한 방법을 안내한다. 특허를 내고 이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도 알려준다. 아이디어 많으신 분들 특허 부자 되시기 바란다. <편집자>
 
대기업을 다니는 친구가 있다. 그는 평소 아이디어뱅크라 불릴 정도로 아이디어가 많다. 필자 역시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를 듣는 걸 즐겨 듣고 있다. 친구가 과거 말했던 아이디어 대부분은 시간이 지난 후 실제 세상에 상품으로 나왔다. 특허를 내 상품이 팔릴 때마다 특허료를 받으며 짭짤한 수입을 벌고 있다. 그런데도 여전히 만족스럽게 직장을 다니고 있다.
 
변리사를 하다 보면,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을 참 많이 만난다. 거창한 아이디어부터 소박한 것까지, 기상천외한 것부터 어디서 들었던 것 같은 아이디어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모든 아이디어가 특허가 되진 않는다. 머릿속 아이디어를 세상에 내놓기 전, 대부분은 아이디어에 대한 확신을 갖기 위해 자신의 아이디어에 대한 의견을 주변에 물어본다. 검증받기 위해서다. 그 과정에서 많은 아이디어가 세상에 빛을 보지 못하고 사장된다.
 
그렇다! 아이디어는 누구에게나 있다. 그러나 정작 이를 사업화해 세상에 내놓는 능력이 아무에게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당신에게 그 능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자신감을 가져라.
 
 
아이디어를 사업화할 때는 보안을 잘 유지해야 한다. [사진 Pexels]

아이디어를 사업화할 때는 보안을 잘 유지해야 한다. [사진 Pexels]

 
자신만의 아이디어가 있다면 보안을 지켜야 한다. 아이디어는 입밖에 나오는 순간 자신만의 것이 아니다. 통상 보안을 생각해 자신의 친구나 지인에게 아이디어를 검증받곤 한다. 이야기해도 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친구나 지인은 객관적으로 조언하기 어렵다. 친분 때문에 과대평가하거나 과소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보통 사람은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쉽게 인정하지 않으려는 성향이 의외로 많다. 이들 대부분은 당신의 소중한 아이디어를 부정적으로 평가한다.
 
"그게 되겠냐?" "그거 이미 있는 거야!"
 
이렇게 비평하는 사람 중에 실제 그 상품을 본 적도 없는 경우가 많다. 다른 사람 아이디어를 인정하는 것이 그런 아이디어를 생각지 못한 자신의 무능함을 인정하는 것처럼 느끼는 심리가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아이디어 검증은 가급적 전문가에게 맡겨라. 
 
전국 지역별로 설치된 지식재산센터(RIPC)에는 초기 창업자 사업 아이템을 무료로 상담해주는 컨설턴트가 포진해 있다. 특허 사무소를 방문해 변리사와 상담해 보는 것도 좋다. 전문가가 그냥 전문적인 게 아니다. 
 
전문가 상담을 받았다 치자. 그래도 최종 결정은 본인이 해야 한다. 전문가 의견은 어디까지만 참고 사항이다. 아이디어의 가치는 실행에 달려있다. 실행해야 아이디어가 빛을 보기 때문이다.
 
 
초기 창업자는 사업의 특성에 맞는 지역에서 사업자 등록을 내는 것이 좋다. [사진 pixabay]

초기 창업자는 사업의 특성에 맞는 지역에서 사업자 등록을 내는 것이 좋다. [사진 pixabay]

 
자, 나만의 사업을 하기로 마음먹었는가? 그럼 사업자 등록증을 내라. 처음부터 법인 사업자로 등록할 필요는 없다. 초기에는 부담 없이 개인 사업자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초기 창업자에게는 사업자 등록을 낼 지역도 중요하다. 선호하는 지역이 각자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초기 창업자에 대한 정부 자금 지원이 비교적 수월한 지역은 따로 있다.
 
그런 점에서 서울이나 경기 남부권은 '비추'다. 이런 지역들은 지원 자금은 풍부하지만 우수한 기업도 많다. 지원 경쟁이 치열하단 의미다. 한편, 부천 등 경기 서부·강원·제주 같은 지역은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하다. 어떤 경우에는 자금을 지원할 기업이 없어 담당자가 곤란할 정도다. 너무 멀지 않냐고? 해당 지역에 상근할 필요는 없다. 왔다 갔다 해도 된다. 조금 불편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세상에 다 좋은 게 어디 있는가?
 
 
전략적으로 사업 초기 자금을 지원받아야 한다. [사진 CC0photo]

전략적으로 사업 초기 자금을 지원받아야 한다. [사진 CC0photo]

 
사업자 등록증을 만들었으면 이제 사업 초기 자금을 지원받아야 한다. 이것도 계획을 세워야 한다. 제품 설계 비용, 마케팅 비용, 홈페이지 제작, 금형 제작 비용, 앱 제작 비용, 포장 디자인 비용, 특허 비용 등 돈 들어갈 곳 천지다. 
 
초기 창업자는 정부 지원 자금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고맙게도 위에 언급한 비용 항목은 모두 지원된다. 그런데 유의할 점이 있다. 정부 자금 담당자는 수혜 기업이 너무 초짜 냄새가 나면 지원을 꺼린다. 이때 필요한 것이 2가지가 있다. 바로 특허와 매출 실적이다.
 
특허는 기업의 기술력을 보증한다.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담당자를 안심시킨다. 물론 특허의 내용도 중요하다. 그러나 특허는 그 존재만으로도 초기 사업자에게 더 많은 혜택을 준다.
 
그다음은 매출 실적이다. 필수는 아니다. 어느 정도 매출이 발생하고 있거나 매출이 증가세에 있으면 좋다. 큰 매출은 아니어도 된다. 담당자는 그런 기업에 관심을 갖는다. 정부 자금이 헛되이 쓰일 가능성이 적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만약 사업 아이템 매출이 발생 전이라면 유사 아이템의 매출 실적이라도 확보해둬라.
 
예를 들어, 의료 자동화 장비에 대한 매출이 없다면, 종래 수동 장비에 대한 매출 실적이라도 확보해두는 것이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매출이지 이익이 아니다. 물론, 특허도 없고 매출도 없지만, 사업자 등록증과 관심 끌 만한 사업 아이템만으로도 정부 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으니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위 두 가지 중 어느 하나라도 있다면 확실히 수월할 것이다.
 
사업의 초기 운용 자금은 지원받았으면 이제 열심히 뛰면 된다. 그래도 자신감이 들지 않는가? 다음의 지원 사례를 보자.
 
 
갤럭시 알파의 실버 색상으로 제작된 픽시 자전거에는 알파 전용거치대가 설치돼 주행 도중에도 스마트폰을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중앙포토]

갤럭시 알파의 실버 색상으로 제작된 픽시 자전거에는 알파 전용거치대가 설치돼 주행 도중에도 스마트폰을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중앙포토]

 
약 7년 전 지원 선정된 아이템 중에 스마트 폰을 책상 위에 올려놓고 볼 수 있게 하는 휴대폰 케이스가 있었다. 발명자는 주부였으며 특허도 없었고 매출도 없었지만, 부품 가게에서 구해 만든 샘플 제품 몇 개와 사업 계획서만으로도 지원을 받았다. 
 
지난해 누구나 알고 있는 제품인 스마트 폰 차량용 거치대가 지원받은 사례가 있었다. 해당 기업은 특허는 없었지만, 디자인이 괜찮은 편이었으며 온라인 판매를 통한 약간의 매출이 있었다. 반드시 대단한 기술적 아이디어가 있어야 기술 창업을 하고 정부 지원을 받는 것이 아니다. 자신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자신감이 없는 사람들은 이솝우화 중 ‘여우의 신 포도’ 이야기에서처럼 이런저런 이유로 자신을 단념시킨다. 달콤한 포도를 먹고 싶지만 손에 닿지 않으니 신 포도라고 단정 짓고 하찮게 여기는 척하며 자신을 위로한다. 그러한 이유 중 하나가 나이다. 내 나이에 무슨 스타트업? 스타트업의 지원 여부를 평가하는 항목에 창업자의 나이는 없다. 대신 창업자의 역량을 볼 뿐이다. 오히려 사회 경험 많은 창업자가 더 유리하다.
 
 
사회 경험이 많은 사람이 창업할 때 더 유리하다. [사진 pixabay]

사회 경험이 많은 사람이 창업할 때 더 유리하다. [사진 pixabay]

 
취업난 속에 사회 경험 전혀 없이 설익은 아이디어 하나만 가지고 창업 전선에 뛰어드는 젊은 층보다는 충분한 사회 경험이 있는 시니어 스타트 업의 성공 확률이 더 높다고 본다. 
 
그리고 치열한 사회생활을 거쳐 정년을 넘겨 은퇴한 사람은 이미 자신의 분야에서 사회적 성공을 맛본 자들이다. 그러니 이제 또 한 번의 성공을 위해 뛰어보시길 바란다.
 
김현호 국제특허 맥 대표 변리사 itmsnmd@hanmail.net 
 

비트코인의 탄생과 정체를 파헤치는 세계 최초의 소설. 금~일 주말동안 매일 1회분 중앙일보 더,오래에서 연재합니다. 웹소설 비트코인 사이트 (http://news.joins.com/issueSeries/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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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호 김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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