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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 포럼] 심상정 의원이 중국에서 깜짝 놀란 이유 3가지

중앙일보 2018.02.15 00:03
장세정 논설위원

장세정 논설위원

“과거에 미세먼지는 우리가 중국 측에 당당하게 제기하는 이슈였다. 이제 중국인들 앞에서 미세먼지 문제로 목에 힘주기 어려워졌다.”
 
지난 1월 중국 베이징을 다녀온 심상정 정의당 의원(전 대표)은 최근 한 모임에서 이렇게 토로했다. 노동 문제에 밝은 그는 환경 분야에도 관심이 많다. 실제로 지난 19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맹활약했다. 특히 지난해 19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을 때는 ‘환경 고속도로’ 공약을 제시했다. 그는 “박정희 정부가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해 고속성장을 이끌었고, 김대중 정부가 광케이블(정보 고속도로)을 만들어 정보기술(IT) 강국으로 발돋움했다. (나는) 전국에 솔라(태양광) 전기충전소 등 친환경 인프라를 구축해 ‘환경 고속도로’를 만들겠다”고 말해 주목받았다.
 
그런 심 의원이 지난 1월 한·중의원외교협의회(회장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일원으로 중국을 다녀왔다. 그는 3가지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첫째는 미세먼지 없는 베이징의 깨끗한 하늘이었다. 심 의원의 방중 기간뿐 아니라 베이징에는 최근 미세먼지가 크게 줄었다고 한다. 심 의원이 19대 국회 때 세 차례 방중했을 때는 숨쉬기조차 어려웠는데 불과 2년 남짓 만에 상전벽해 같은 변화를 절감했다고 한다.
 
둘째는 신용카드 없이 모바일 결제로 자전거를 편리하게 이용하는 교통 시스템이었다. 자전거는 대표적 친환경 교통수단이다.
 
셋째는 주요 도시 고속도로에 쫙 깔린 테슬라 전기 충전기였다. 심 의원의 대선 공약이었던 ‘환경 고속도로’가 한국에서는 실현이 아직 요원하지만, 중국에서는 이미 현실이 됐으니 놀랄 만도 하다. 한국에서는 전기차 확대 보급을 위한 생태고속도로 입법이 좌절되고 있다. 자동차 업체들이 기존 휘발유와 경유 차량을 계속 팔기 위해 로비를 하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에서는 정부가 강력한 의지를 갖고 전국에 전기차 충전 시설을 빠르게 보급하고 있다. 심 의원은 “전기차는 한국이 중국보다 5년은 뒤졌다”고 아쉬워했다.
 
심 의원을 만난 중국 측 인사들은 “미세먼지를 근본적인 환경 문제로 심각하게 인식하고 근본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중국인들이 말하는 ‘근본 문제’란 국민의 건강과 사회 발전을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중대 문제로 인식한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중국은 주요 대기 오염원인 석탄 사용량을 대대적으로 감축하는 등 혁명적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이 강한 의지를 보이니 공무원들이 적당히 할 수가 없다.
 
이에 비하면 한국의 미세먼지 대책은 어떤가. 미세먼지가 좀 심해지면 요란을 떤다. 하지만 요즘처럼 미세먼지가 한동안 주춤하면 마치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흐지부지된다. 구체적 대책이란 것도 들여다보면 실효성이 없다. 서울시의 대중교통 무료 정책은 하루 약 50억원의 세금을 밑 빠진 독에 붓는 것과 같다. 근본적 해법은 못 된다. 차라리 그 돈으로 전기차 충전소(1곳당 500만~600만원)를 하나 더 짓는 것이 미래를 위한 좋은 투자다.
 
이제 한국도 중국처럼 근본적이고 강력한 미세먼지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 중국의 대기 오염 유발 책임과는 별도로 한국 내부에서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요인을 대대적으로 줄여야 한다. 화력발전소와 노후 공장을 과감히 폐쇄하고 경유 차량 규제도 대폭 강화해야 한다. 무리한 ‘탈원전 드라이브’도 재검토해야 한다.
 
무엇보다 정부는 오염원에 대한 과학적인 분석부터 내놔야 한다. 중국 탓만 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오히려 중국의 고강도 환경 정책을 배우고 한·중 환경 정책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지금처럼 손 놓고 있으면 미세먼지는 조만간 또 습격해올 것이다. 국민 건강을 해친 뒤 야단법석을 떨어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 ‘환경 후진국’으로 여겼던 중국이 ‘선진국’이라는 대한민국을 환경 분야에서도 추월하고 있는 작금의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장세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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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정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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