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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주춤한데 집 사러 다녀 볼까 … 3·4월이 분수령

중앙일보 2018.02.15 00:02
“설 연휴 이후 3~4월이 올해 부동산 시장의 분수령이 될 것이다.”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의 공통된 얘기다. 연초부터 이달 중순까지는 정부와 시장이 기 싸움을 벌인 기간이었다. 비수기인 설 연휴 이후 부동산 시장의 물길이 어디로 향할지 주목된다. 시장과 정책의 변수가 많은 만큼 챙겨 봐야 할 관전 포인트가 적지 않다.
 
연초 과열 양상을 보인 서울 강남권의 부동산 가격 상승세는 다소 주춤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월 둘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29% 올랐다. 상승세는 이어졌지만, 상승 폭은 4주 연속 낮아졌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의 상승세도 다소 약해졌다. 강여정 한국감정원 주택통계부장은 “서울의 일부 고가 아파트에서 그동안 가격이 크게 오른 것에 대한 피로감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재건축, 악재 많아 당분간 지켜봐야 
 
재건축 시장은 당분간 관망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악재가 여럿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관심의 초점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를 피하기 위해 지난해 말 서둘러 관리처분인가 신청을 낸 강남 재건축 단지들이다. 정부는 신청 절차에 문제가 없었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한 두 곳이라도 반려 조치를 할 경우 재건축 시장에 충격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초과이익 환수제가 적용되는 단지에선 재건축 조합원들의 부담금이 얼마나 될지도 변수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예고한 대로 ‘부담금 폭탄’이 현실화하면 재건축 시장 전체가 멈출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반대의 상황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관리처분인가 신청이 반려되지 않고 강남 재건축이 예정대로 추진되는 경우다. 이어 조합원들의 부담금이 예상보다 적게 나온다면 재건축 시장에 다시 불이 붙을 수 있다. 규제 변수를 제외하고 수요와 공급만 따진다면 여전히 ‘팔자’보다 ‘사자’가 우세한 시장이기 때문이다.
 
전셋값은 소폭 떨어질 가능성 
 
서울 강남권 등 수도권 일부 지역을 제외한 전국 아파트 가격은 지난해 말부터 안정세다. 설 연휴 이후에도 당분간 큰 변화는 없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지역별로 편차가 있겠지만, 전국적으로는 주택가격에 큰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겨울방학 이사 철에도 안정세를 보였던 전셋값은 서울 강남권을 제외하고 소폭 하락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국적으로 입주 물량이 워낙 많아서다. 경기 남부와 경북·경남·충북 등지에선 과잉 공급으로 역전세난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주택시장의 분위기가 차갑게 식은 곳도 있다. 공급 물량이 많은 경기도 동탄2신도시와 부산 기장, 충북 청주, 경남 거제 등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2012년에 경험했던 대규모 미분양 사태는 아니겠지만, 국지적으로 미분양이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경우 정부가 부동산 거래 위축 지역을 중심으로 투기과열지구와 청약조정 대상 지역의 해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오는 4월에는 양도소득세를 무겁게 매기는 조치가 시행된다. 다주택자가 양도세 중과를 앞두고 시장에 매물을 내놓을지 관심사다. 관건은 집값 상승세가 계속되느냐, 꺾이느냐다. 단기 시세 차익에 대한 기대가 줄어들면 다주택자가 일부 집을 내놓거나 임대사업자로 등록할 가능성이 있다.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는 줄어들 전망이다. 신DTI(총부채상환비율)가 시행되면서 대출 조건이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 부동산 시장을 띄우기 위한 ‘포퓰리즘 공약’의 남발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선거용 개발 공약이 난무하면서 일부 지역에서 부동산 시장이 출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양도세 중과, 6·13 지방선거가 변수 
 
지방선거 이후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더 강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부가 그동안 표를 의식해서 자제했던 ‘규제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세금 폭탄’이란 비난 때문에 본격적인 논의를 미뤄둔 보유세 인상이 대표적이다. 분양가 상한제 확대 적용이나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조기 도입 등도 정부의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
 
청약통장이 있는 무주택 실수요자라면 설 연휴 이후 분양되는 아파트 단지의 청약을 고려할 만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청약가점제가 대폭 강화된 지난해 9월부터 지난 1월까지 서울에서 분양 아파트 당첨자 100명 중 94명꼴(94%)은 무주택자였다. 이전 6개월 동안에는 100명 중 70명(70%) 남짓이었다. 청약가점제는 무주택 기간과 부양가족 수, 청약통장 가입 기간 등을 점수로 매겨 당첨자를 뽑는 방식이다. 분양 물량도 풍부하다. 부동산 114는 다음 달에만 전국에서 7만6000가구의 분양을 예상했다. 올 1~2월 분양 물량을 합한 것보다 2.4배 이상 많다. 이중 수도권은 전체의 절반이 넘는 4만5000여 가구에 달한다.
 
신혼부부는 공공임대 노려볼 만

 
신혼부부나 저소득층은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주거복지 로드맵에 따라 공급 물량이 크게 늘었다. 정부는 시범사업으로 서울 신촌 등 12개 지구에서 7700여 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내년 3월 첫 입주가 목표다. 물량의 20% 이상은 청년·신혼부부·고령층을 위한 특별공급으로 배정된다. 특별공급의 임대료는 주변 시세의 70~85% 수준이다. 임대 기간 8년이 지나면 분양으로 전환할 수 있다. 올 하반기부터 입주자를 모집할 예정이다.
 
◆도움말 주신 분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전문위원, 김수연 닥터아파트 팀장, 노희순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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