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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 클로이 김 “뭐든 재미있게” … 하루 19시간 훈련도 즐겼다

중앙일보 2018.02.14 00:34
미국 스노보드 대표 클로이 김(가운데)이 13일 여자 하프파이프에서 금메달을 딴 뒤 재미교포인 아버지 김종진(오른쪽)·어머니 윤보란씨와 기뻐하고 있다. 김씨는 클로이가 ’100% 한국인“이라고 말했다. 클로이 김은 17세9개월에 올림픽 정상에 올라 하프파이프와 여자 스노보드 최연소 우승 기록을 새로 썼다. [뉴스1]

미국 스노보드 대표 클로이 김(가운데)이 13일 여자 하프파이프에서 금메달을 딴 뒤 재미교포인 아버지 김종진(오른쪽)·어머니 윤보란씨와 기뻐하고 있다. 김씨는 클로이가 ’100% 한국인“이라고 말했다. 클로이 김은 17세9개월에 올림픽 정상에 올라 하프파이프와 여자 스노보드 최연소 우승 기록을 새로 썼다. [뉴스1]

스노보드 ‘천재 소녀’ 클로이 김(18·미국)이 13일 평창 휘닉스 스노우파크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여자 하프파이프에서 금메달을 땄다. 2000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에서 한국인 부모 사이에 태어난 그는 1차 시기에서 93.75점으로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지은 뒤 3차 시기에서 98.25점(100점 만점)을 기록하면서 2위 류지아유(중국·89.75점)을 큰 점수차로 따돌렸다.
 
미국 언론은 클로이 김이 이날 독보적인 실력으로 금메달을 따낸 소식을 대서특필했다.
 
‘미국 스노보드의 센세이션(UPI)’ ‘골든 걸(golden girl·ABC방송)’ ‘겨울의 여왕(AOL)’ 등 온갖 수식어를 붙이며 그의 기량을 칭찬했다. 압도적인 기량 못지 않게 생기 넘치고 발랄한 태도가 미국 내에서 주목을 끌었다. 클로이 김이 트위터에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다”고 하자 미국올림픽위원회는 “아이스크림이 클로이를 살렸다”는 내용을 리트윗했다.
 
클로이 김은 슬로프에만 서면 냉정한 승부사로 변신한다. 그는 13세 때 미국 최연소 스노보드 국가대표에 뽑혔다. 월드 스노보드 투어(2014년), 겨울 익스트림게임(2015년)에서도 최연소 우승을 차지하면서 일찌감치 ‘스노보드 천재 소녀’ 로 불렸다. 2016년 2월 US그랑프리에선 여자 선수 최초로 1080도 회전을 잇달아 성공시켜 100점 만점을 받기도 했다.
 
한국계 미국인 클로이 김이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승에서 선보인 공중기술 합성사진. [뉴스1]

한국계 미국인 클로이 김이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승에서 선보인 공중기술 합성사진. [뉴스1]

2016년 주간지 타임은 ‘가장 영향력 있는 10대 30명’ 중 한 명으로 그를 선정했다. ESPN은 평창올림픽 직전 표지모델로 클로이 김을 선정했다.
 
클로이 김의 성장한 배경에는 재미동포인 아버지 김종진(62) 씨의 헌신이 있었다. 26세이던 1982년 미국으로 건너간 김 씨는 주유소와 햄버거 가게에서 일하면서 공과대학을 다녔다. ESPN은 20대 초반 달랑 800달러(약 96만원)를 들고 미국에 건너가 아메리칸 드림을 일궈낸 김씨의 스토리를 상세하게 소개하기도 했다. 클로이 김은 4세 때 아버지를 따라 스노보드를 시작했다. 아버지 김 씨는 딸이 재능을 보이자 25달러 짜리 스노보드를 사줬다. 스피드를 높이기 위해 양초를 녹여 스노보드에 발라주기도 했다. 그러다 2007년엔 아예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고 딸과 함께 스위스로 스키 유학을 떠났다.
 
클로이와 김 씨는 새벽 4시에 일어나 밤 11시에야 집에 돌아오는 일상을 2년간 반복했다. 미국에 돌아가서도 김 씨는 하루 6시간씩 차를 운전하면서 딸의 뒷바라지를 했다. 클로이 김이 올림픽 금메달을 따내는 순간을 현장에서 지켜본 아버지 김 씨는 딸이 용띠(2000년)에 태어났다며 “클로이가 드디어 금으로 만든 여의주를 물었다. 꿈이 이뤄졌다”며 감격해했다.
 
클로이 김의 생활 신조는 “다른 사람이 뭐라 해도 신경 쓰지 말라. 재미있게 즐기라”는 것이다. 장차 법과 경영을 전공해서 스포츠 에이전트가 되는 게 꿈이다. 아버지 김 씨는 딸에게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도 강조한다. 클로이 김의 한국이름은 ‘김선’이다. 김 씨는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클로이의 핏줄은 100% 한국인”이라고 말했다. 클로이 김은 “처음에는 혼란스러웠지만 이제 두 나라를 모두 대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조금씩 이해하고 있다”며 “부모님의 나라에서 금메달을 따 더욱 뜻깊다”고 말했다. 
 
평창=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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