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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북한 원유공업성 제재 … 중·러에 북 금융요원 추방 요구

중앙일보 2018.01.26 01:16 종합 10면 지면보기
24일 평양에 전시돼 있는 미 함정 푸에블로함에서 여성 안내원이 설명을 하고 있다. 이 배는 1968년 1월 23일 원산 앞 동해상에서 북한에 의해 나포됐다. 11개월 만에 북한은 승무원만 풀어줬다. [AP=연합뉴스]

24일 평양에 전시돼 있는 미 함정 푸에블로함에서 여성 안내원이 설명을 하고 있다. 이 배는 1968년 1월 23일 원산 앞 동해상에서 북한에 의해 나포됐다. 11개월 만에 북한은 승무원만 풀어줬다. [AP=연합뉴스]

미국 재무부가 24일(현지시간)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도운 중국과 북한의 기관 9곳, 북한 출신 개인 16명, 북한 선박 6척을 추가로 제재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중앙정보국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3일 ‘북한이 미 본토로 동시다발 미사일 공격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일은 절대 없도록 하라’고 지시했다”고 발언한 다음 날 나온 조치다.
  
중국 무역회사 2곳도 포함돼
 
북한이 평창올림픽을 ‘핵 완성’을 위한 시간벌기용으로 활용하는 걸 용인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남북한의 대화 국면이 속도를 높이고 있지만 미국은 대북 압박 수위를 계속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제재 대상 기관에는 베이징청싱무역과 단둥진샹무역유한공사 등 중국에 본사를 둔 무역회사 2곳이 포함돼 주목된다.
 
이들 중국 기업은 수백만 달러 상당의 고순도 금속 물질과 중고 컴퓨터 등을 이미 유엔 제재 대상에 오른 북한 기업들에 수출했다고 재무부는 밝혔다. 홍콩이 주소지인 CK 인터내셔널도 제재 명단에 올랐다.
 
북한 전자업체인 하나전자합영회사와 해운업체인 화성선박회사, 구룡선박회사, 금은산선박회사, 해양산업무역 등도 북한의 대량파괴무기 개발을 도운 혐의로 제재 대상에 추가됐다.
 
해운회사와 선박 6척, 대상에 추가
 
제재 대상 선박은 이들 해운 회사가 보유한 구룡, 화성, 금은산, 을지봉, 은률, 에버글로리 호 등 6척이다.
 
북한의 정부 부처인 원유공업성도 제재 대상이 됐다. 이는 북한으로 들어가는 원유 공급을 차단하려는 노력의 하나로 풀이된다. 개인 16명은 모두 북한 출신 또는 국적자인 관리와 기업인들이다. 이들 개인 중에는 조선련봉총무역회사의 중국과 러시아 지사 대표와 조선 노동당 간부 등 10명이 포함됐다.
 
련봉총무역회사는 북한의 군수물자 획득을 담당하는 무역업체로 유엔과 미국의 제재 명단에 이미 올라있다. 재무부는 이 회사가 북한의 화학무기 프로그램과도 관련된 것으로 봤다. 5명은 조선대성은행 관리인 고일환과 조선연합개발은행의 김철 등 북한 금융기관 소속이다.
 
므누신 재무장관은 이날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미국 정부는 중국, 러시아 및 다른 나라에서 북한의 금융네트워크를 위해 일하는 불법 행위자들의 추방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5년 방코델타아시아(BDA)를 제재했던 앤서니 루지에로 민주주의수호재단 연구원은 “이번 제재는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대화 도중에도 최대한 압박정책을 밀고 나간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자금 차단을 담당하는 시걸 맨델커 미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부문 차관이 방한해 북핵 6자회담 우리 측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대북 제재 관련 협의를 가졌다. 맨델커 차관은 앞서 베이징·홍콩에서 “중국 내 핵미사일 자금 조달을 돕고 있는 북한 공작원들을 추방하고, 홍콩의 북한 위장기업체를 단속하라”고 요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평창 고리로 미·일 대북 공조 강화
 
이런 가운데 미국과 일본은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국제 사회의 대북 압박 전열을 다잡기 위해 공조를 강화하고 있다.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과 일본이 함께 한국에 가서 한·미·일의 대북 공조를 확인하자”며 아베 총리의 평창 참석을 요청했다고 한다.
 
아사히 신문은 “(아베 총리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올림픽 기간중 연기했던 한미합동군사연습을 올림픽 폐막뒤엔 착실하게 실시하고, 대북 경제 재재를 (올림픽이후에도)유지할 것을 문 대통령에게 요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한국에서 한·미·일의 정상급(미국은 부통령)3자회담이 개최될 수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미국측이 요청했다는 이 회담이 만약 성사된다면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조하는 미·일과 남북대화의 동력을 올림픽 이후에도 이어가려는 한국 사이에 신경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림픽이란 ‘평화의 제전’이 ‘정치의 무대’로 변질되고 있는 가운데 대북정책을 놓고 ‘한국 vs 미·일’의 대립구도가 펼쳐지는 양상이다.
  
북 “한·미연합훈련 영구 중단해야”
 
북한은 이런 틈새를 파고 들고 있다.
 
북한은 이날 정부·정당·단체의 연합회의를 열어 “남조선 당국이 미국과의 전쟁연습을 영원히 중단하고 남조선에 미국의 핵 전략자산들과 침략무력을 끌어들이는 일체 행위들을 걷어치워야 한다”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국제 사회의 핵 포기 요구를 일축하고, 한·미 연합훈련 중단 공세를 펼치는 계기로 평창 올림픽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호소문은 또 “올해는 역사적인 남북조선정당사회단체 대표자 연석회의(1948년)가 개최된 지 일흔 돌이 되는 뜻깊은 해”라며 “북남선언 발표 기념일들과 조국해방 73돌을 비롯한 여러 계기들에 내외의 각 정당, 단체들과 인사들이 참가하는 민족 공동행사들을 성대히 개최하여 민족의 자주통일 의지를 만방에 떨쳐나갈 것”이라고도 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1,2차 남북정상회담 기념일인 6월 15일과 10월 4일, 광복절인 8월15일을 계기로 남북 공동행사를 제안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도쿄·워싱턴=서승욱·정효식 특파원, 
서울=정용수 기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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