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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송월, 평창올림픽서 김정은 찬양 공연 주장 한다면···

중앙일보 2018.01.15 01:21

모란봉악단 현송월 대표단에 … 김정은 찬양 공연 주장 땐 ‘평창 지뢰’
 
2015년 12월 공연을 위해 중국 베이징 국가대극원을 방문한 현송월 단장. [신화=연합뉴스]

2015년 12월 공연을 위해 중국 베이징 국가대극원을 방문한 현송월 단장. [신화=연합뉴스]

남북이 평창 겨울올림픽 북측 예술단 파견 관련 실무접촉을 위해 15일 오전 10시 판문점에서 만난다.
 
정부는 평창올림픽에 북한이 파견할 선수단·응원단 규모 등을 논의할 차관급 실무회담을 지난 12일 제안했다. 이에 북한은 지난 13일 남측에 통지문을 보내 올림픽을 계기로 한 예술단 파견에 한정한 실무접촉을 하자고 역제안해 왔고, 정부가 일단 이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북한은 통일부가 제안한 실무회담 개최에 대해선 14일까지 묵묵부답이다. 그러면서 북한은 관영 조선중앙통신·조선중앙TV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을 두고 “얼빠진 궤변” “가을 뻐꾸기 같은(철 지난) 소리” “가시 돋친 음흉한 악설 일색”이라는 표현을 동원해 비난했다. 또 “겨울철 올림픽 경기대회에 참가할 우리 대표단을 태운 열차나 버스도 아직 평양에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매체들은 문 대통령의 이름은 적시하지 않고 “남조선 당국자”라고 했다.
 
북한이 예술단 파견을 먼저 제의하고 관영 언론을 통해 압박 수위를 높이는 것은 이번 회담의 주도권을 자신들이 장악하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예술단 공연 등 ‘플러스 알파’를 통해 세계의 이목을 독차지하려는 의지가 엿보인다”며 “대남 공세까지 높이는 건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남성욱 고려대 행정대학원장은 “북한이 평창에서 조연 아닌 주연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라고 말했다.
 
15일 실무접촉에서 이목을 끄는 건 북한 대표단의 현송월이다. ‘관현악단 단장’으로 대표단 명단에 이름을 올린 현송월은 북한판 걸그룹이라 불리는 모란봉악단의 단장으로 유명하다. 모란봉악단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직접 기획하고 챙기는 친솔(親率) 악단이다. 한때 김정은의 첫사랑이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던 현송월은 여성 예술인 가운데는 드물게 지난해 10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후보위원에 이름을 올리며 승승장구했다. 대좌(대령) 계급을 단 군인이기도 하다.
 
모란봉악단은 2015년 중국 베이징에서 친선 공연을 세 시간 앞두고 돌연 공연 취소를 했다. 정보 당국은 공연 취소 강행을 현송월이 주도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정은을 찬양하는 노래와 핵미사일 발사 영상을 배경에서 빼달라는 중국의 요구에 “원수님의 작품은 점 하나 뺄 수 없다”고 버텼다는 것이다. 현송월이 15일 실무접촉에서 이 같은 요구를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남성욱 교수는 “모란봉악단의 노래는 모두 김정은과 북한 체제 찬양 일색”이라며 “평창뿐 아니라 서울 등 남측 곳곳에서 이런 공연을 해 남남 갈등을 유발하겠다는 의도가 읽힌다”고 말했다.
 
다만 현송월이 ‘관현악단 단장’ 명칭을 달고 나오는 건 북한도 체제 선전 등의 가사가 포함되지 않은 연주곡을 남측과 합동으로 협연하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는 뜻이란 전망도 있다. 
 
전수진·김호정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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