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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로 두 번 돌며 1260도 비틀기 ‘퍼펙트 화이트’

중앙일보 2018.01.15 00:02 경제 10면 지면보기
스노보드 월드컵 남자 하프파이프 경기에서 100점 만점을 받고 환호하는 숀 화이트. 그는 이번 우승으로 평창올림픽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스노매스(미국) AP=연합뉴스]

스노보드 월드컵 남자 하프파이프 경기에서 100점 만점을 받고 환호하는 숀 화이트. 그는 이번 우승으로 평창올림픽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스노매스(미국) AP=연합뉴스]

‘스노보드 황제’ 숀 화이트(32·미국)는 지난해 10월 뉴질랜드 전지훈련 도중 아찔한 부상을 당했다. 하프파이프(원통을 절반으로 자른 모양의 스노보드 프리스타일 종목 경기장) 위로 뛰어올라 7m가량 솟구쳤다가 균형을 잃고 추락했다. 슬로프 바닥에 머리부터 떨어진 화이트는 얼굴에 큰 상처를 입었다. 그는 응급 수술 뒤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고난도 기술을 완벽하게 소화하려다 다쳤다. 얼굴을 62바늘 꿰맸고, 폐에도 상처가 났다”고 공개했다. 얼굴 사진 속 이마와 코 부위에는 커다란 상처가 선명했다. 그는 “2018년에는 올림픽을 위해 평창에 있을 것”이라며 “그 어느 때보다도 좋은 몸 상태로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다.
 
그로부터 석 달 만인 14일, 화이트는 소셜미디어에 새로운 사진을 올렸다. 눈 위에서 스노보드 플레이트를 번쩍 치켜든 채 환호하는 모습의 사진이었다. 화이트는 “지난해 큰 부상을 당할 때 시도했던 기술을 오늘 성공시켰다”며 “평창올림픽을 향해 제대로 가고 있다는 점을 확신할 수 있었다”고 적었다.
 
공중회전 연기를 펼치는 화이트. [스노매스(미국) AP=연합뉴스]

공중회전 연기를 펼치는 화이트. [스노매스(미국) AP=연합뉴스]

이날 화이트는 무결점 연기를 펼쳤다. 미국 콜로라도주 스노매스에서 열린 2017~18시즌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월드컵 남자 하프파이프에서 100점 만점을 받아 정상에 올랐다.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에서 100점은 화이트와 한국계 미국 여자대표 클로이 김 등 단 두 명만 기록한 ‘꿈의 점수’다. 화이트는 2012년에, 클로이 김은 2016년에 완벽한 연기로 ‘만점’을 받았다. 100점을 두 차례 기록한 건 화이트뿐이다.
 
화이트는 프런트사이드 더블콕 1440(공중에서 앞으로 두 바퀴 도는 동안 몸을 비틀어 측면으로 네 바퀴 회전하는 기술)을 깔끔하게 성공시켰다. 이어 자신이 개발한 더블맥트위스트 1260(뒤로 두 바퀴를 돌며 손으로 보드를 잡고 몸을 비틀어 측면으로 세 바퀴 회전하는 기술)을 두 차례 연속으로 성공시켰다. 이 기술은 지난해 그의 얼굴에 큰 상처를 남겼던 기술인데, 이번엔 점프도 회전도 착지도 완벽 그 자체였다. 높은 점수를 예감한 듯, 화이트는 두 팔을 번쩍 들어 환호했고, 이어 전광판에 ‘100점’이 아로새겨졌다.
 
화이트가 지난 해 소셜미디어에 공개했던 부상 모습. [사진 화이트 인스타그램]

화이트가 지난 해 소셜미디어에 공개했던 부상 모습. [사진 화이트 인스타그램]

화이트는 이날 앞선 두 차례 기회에서 다소 부진했다. 그렇기에 마지막에 나온 만점 연기가 더욱 돋보였다. 1차 시기에선 점프 후 착지하다 넘어지면서 22.75점에 그쳤다. 2차 시기에서도 여러 개의 크고 작은 실수로 63.75점을 받는 데 그쳤다. 절치부심한 그는 3차 시기에서 고난도 연기로 승부수를 던졌고,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96.25점을 받아 금메달을 눈앞에 뒀던 스코티 제임스(24·호주)는 화이트의 완벽한 연기에 밀려 2위로 내려앉았다. 일본의 ‘스노보드 신동’ 도츠카 유토(16)가 94.50점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시상대에 선 도츠카(3위), 화이트(1위), 제임스(2위·왼쪽부터). [스노매스(미국) AFP=연합뉴스]

시상대에 선 도츠카(3위), 화이트(1위), 제임스(2위·왼쪽부터). [스노매스(미국) AFP=연합뉴스]

화이트는 지난 두 차례의 미국 올림픽 대표 선발전 결과 4위에 머물러 3위까지 주어지는 평창행 티켓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날 우승으로 공동 1위에 뛰어올랐고, 남은 3차 선발전 결과와 관계없이 평창올림픽 출전을 확정했다. 2006년 토리노, 2010년 밴쿠버에 이어, 개인 통산 세 번째 올림픽 금메달 도전 기회를 얻은 것이다. 화이트는 2014년 소치올림픽에도 출전했지만, 이상 고온 탓에 녹아내린 슬로프에 적응하지 못해 4위에 그쳤다.
 
화이트는 지난해 2월 평창 휘닉스 스노우파크에서 열린 테스트이벤트에 출전해 중앙일보와 인터뷰했다. 당시 그는 “소치에서는 하프파이프 상태가 열악해 경기력보다 부상을 먼저 신경 써야 할 상황이었다”며 “휘닉스 스노우파크는 지금껏 경험해본 경기장 중 최고 수준이라 신기록을 노릴만하다. 1800도 회전(5바퀴) 기술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이트와 함께 평창올림픽 설상 종목의 양대 스타로 손꼽히는 ‘스키 여제’ 린지 본(34)도 이날 평창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본은 오스트리아 바드클라인키르히하임에서 열린 FIS 월드컵 알파인스키 여자 수퍼대회전에서 1분11초23으로 9위에 올라 올림픽 출전 자격을 얻었다. 월드컵에서 통산 78회 우승한 본은 2010년 밴쿠버올림픽에서 활강 금메달, 수퍼대회전 동메달을 따냈다. 2014년 소치올림픽은 부상으로 불참했다.
 
숀 화이트
출생 1986년 9월 3일(미국 샌디에이고)
체격 1m73㎝·70㎏
종목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별명 설상의 마이클 조던·나는 토마토
주특기 더블맥트위스트 1260
올림픽 성적
-2006년 토리노 금메달
-2010년 밴쿠버 금메달
-2014년 소치 4위
100점 만점
-2012년 X게임
-2018년 스노보드 월드컵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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