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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지식재산권 지켜야 평창올림픽 성공한다

중앙일보 2018.01.15 00:02 경제 9면 지면보기
성윤모 특허청장

성윤모 특허청장

지난해 12월 초순, 제주에서 특별한 컬링 경기가 있었다. 얼음판 위도 아니고, 컬링용 빗자루도 없는 소박한 미니게임이었지만 분위기만큼은 자못 진지했다. 짧고 열띤 경쟁 끝에 우승부터 꼴찌 팀까지 가려졌고, 조그만 평창 올림픽 기념품이 부상으로 주어졌다. 이 경기의 선수들은 다름 아닌 필자를 포함한 한·중·일 특허청장회담의 대표단들이었다. 제주에서 개최된 3국 간 회담을 맞아 동계올림픽을 홍보하고, 3국 특허청의 화합을 위해 기획한 이벤트였다. 온종일 계속된 회담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나서였는지 예상외로 대표단들의 호응은 높았다.
 
지식재산권과 올림픽은 생각보다 밀접하다. 성화봉을 예로 들어보자. 우선 한국의 전통 백자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외관은 디자인권으로 등록되어 있다. 성화봉의 핵심기술들은 특허로 보호된다. 또한, 성화봉 가운데 새겨진 ‘ㅍ’과 ‘ㅊ’ 모양의 평창 올림픽 엠블럼은 이미 세계 각국에 상표로 등록이 되어 있는 상태이다. 성화봉 하나에도 이렇게 지식재산권이 어김없이 촘촘할진대, 최첨단 기술과 디자인으로 무장된 선수들의 유니폼이나 장비, 각종 시설에 있는 지식재산권의 수는 쉽게 가늠이 안 될 정도일 것이다.
 
올림픽에 관한 지식재산권 국제조약도 있다. 세계지식재산기구(WIPO)에서 관장하는 ‘나이로비 조약’이 그것이다. IOC의 허락 없이 올림픽 심벌을 상표로 등록하거나 상업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 골자다. 올림픽이 상징하는 소중한 가치들이 훼손되는 것을 방지하는 제도적 장치로 볼 수 있을 것이다.
 
특허청 역시 올림픽이 대표하는 가치들이 훼손되지 않도록 하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특허청 상표권 특별사법경찰 활동이다. 평창 롱패딩이나, 캐릭터 인형과 같이 동계 올림픽 관련 제품을 모방하거나 위조한 상품이 시장에서 유통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주된 일이다. 하지만 모방품들은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출몰하고, 교묘하게 올림픽에 무임승차하는 ‘앰부시 마케팅’도 빈번해지고 있다. 지능적인 지식재산권 침해로 예방과 단속은 갈수록 애를 먹고 있지만, 올림픽의 지식재산권을 지키는 것이 평창의 성공을 위한 우리의 역할이 아니겠냐며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더 빠르게, 더 높이, 더 강하게”는 잘 알려진 올림픽 표어이다. 이것은 승리를 향한 절박한 주문이라기보다는, 더 큰 도전에 기꺼이 응전하겠다는 불굴의 의지를 나타내는 말일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각국의 선수들이 이러한 의지를 불태우며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올림픽에는 꼼수가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식재산도 마찬가지다. 남의 아이디어와 노력을 가로채는 반칙이 통한다면, 지식재산이 혁신의 촉매가 될 순 없을 것이다. 아이디어와 열정이 성공의 디딤돌이 되는 지식재산 시스템을 만드는 것, 이것이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기 위해 특허청이 해야 할 몫이 아닐까?
 
성윤모 특허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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