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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북, 고위급 회담서 "귀측 할 바를 다 하라" 주장

중앙일보 2018.01.14 18:00
 북한이 지난 9일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국내에 입국해 생활하고 있는 북한 식당 여종업원들의 송환을 이산가족 상봉 행사의 전제조건으로 요구했다고 회담 관계자가 14일 밝혔다. 
 
지난 9일 판문점 남측지역인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고위급 회담에서 조명균 통일부 장관(오른쪽)과 북측 단장(수석대표)인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이 공동보도문(합의문)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남북은 이날 평창 겨울올림픽에 대규모 북한 대표단 파견과 이를 위한 실무회담을 진행하는 내용을 골자로 3개항에 합의했다. 하지만 남측이 제안한 이산가족 상봉문제는 합의하지 못했다. [사진 공동취재단]

지난 9일 판문점 남측지역인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고위급 회담에서 조명균 통일부 장관(오른쪽)과 북측 단장(수석대표)인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이 공동보도문(합의문)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남북은 이날 평창 겨울올림픽에 대규모 북한 대표단 파견과 이를 위한 실무회담을 진행하는 내용을 골자로 3개항에 합의했다. 하지만 남측이 제안한 이산가족 상봉문제는 합의하지 못했다. [사진 공동취재단]

 이 관계자는 “(지난 9일 회담에서) 남측은 수석대표 접촉과 대표 접촉을 진행하며 북한의 비핵화 문제 논의와 함께 이산가족 상봉을 하자고 설득했다”며 “그러자 북측이 북한 식당 여종업원 송환 문제를 언급하며 ‘우리는 이산가족 상봉과 관련한 입장을 이미 여러차례 언급했다. 귀측이 할 바를 다하라’는 전제조건을 달며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이미 지난 2016년 4월 중국내 북한 식당에서 일하다 국내에 입국한 여종업원 12명의 송환을 각종 성명이나 노동신문 등을 통해 요구해왔다. 
 북측은 회담 과정에서 “(이산가족 문제나 북한의 비핵화 문제를 자꾸 언급하면) 회담이 결렬될 수 있다”는 위협성 발언도 있었다고 한다. 이산가족 상봉 합의 실패와 관련해 북측이 반대한 것이란 추정은 있었지만 그 구체적인 이유와 언급이 나오긴 처음이다.
 
 북측이 이처럼 식당 여종업원의 송환 문제에 비중을 두는 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지시 때문인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김정은의 지시에 토를 달기 어려워 김영철 부장(당 부위원장 겸직) 등이 나서 이산가족 상봉을 추진하기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도 회담 다음날 기자들에게 이산가족 상봉을 합의하지 못한 건 “여러가지 남북관계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남북관계를 좀 더 풀어 나가면서 같이 보자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탈북자를 정부가 공식적으로 송환한 사례가 없고, 종업원들도 일부 대학에 진학하는 등 정착하고 있어 정부는 곤혹스러운 분위기다.  
 
 특히 지난 9일 회담에선 남북 군사당국 회담 개최와 관련한 논의도 있었지만 북측은 평창 겨울올림픽에 북한 대표단을 파견하는 문제에 주력하자는 주장을 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국방부 당국자도 “정부가 지난해 7월 17일 회담을 제안할 때는 휴전선 일대의 군사적 긴장완화 전반에 대한 논의를 염두에 뒀지만 이번 (군사당국) 회담에선 평창 올림픽의 평화적이고, 성공적인 개최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남북이 군사 당국회담에서 만나더라도 의제는 북한 대표단의 이동을 위한 절차와 수속 등 올림픽과 관련한 것에 한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이산가족 상봉 등 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본질적인 협의는 평창 올림픽 이후 상황에 따라 요동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정부 당국자는 “대화가 시작되 만큼 협의를 해나가다 보면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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