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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수사권 받아 몸집 커지는 경찰, "전문성 우려"

중앙일보 2018.01.14 17:06
14일 청와대의 권력기관 개혁안에 따라 경찰은 국가정보원의 대공수사권을 넘겨받게 돼 몸집을 불리게 됐다. 경찰 내 안보수사처(가칭) 설치를 통해서다. 이에 대해 경찰의 대공수사 능력에 대한 의문과 더불어 조직 비대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14일 오후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현 정부의 국정원, 검찰, 경찰 등 권력기관 개혁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제공]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14일 오후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현 정부의 국정원, 검찰, 경찰 등 권력기관 개혁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제공]

 
경찰은 이미 대공수사업무를 하고 있다. 2008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국가보안법 위반 피의자 739명 중 531명(71%)은 경찰이, 187명(25%)은 국정원이 수사했다. 나머지 31명(4%)은 군 검찰이나 기무사 등이 처리했다. 하지만 경찰이 맡아 처리한 사건은 상당수가 이적표현물 게시 등 단순 사건이었다.  
 
고등군사법원장 출신인 김흥석 변호사는 "간첩수사는 일반 수사와 달리 오랜 기간 전문적인 노하우를 쌓아야 한다. 대공수사는 해외 첩보수집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경찰이 지금 체제 아래서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의문이다"고 평가했다. 검사 출신인 박민식 변호사는 "국정원이 오랜 기간 축적한 대공수사 관련 노하우와 정보망을 그대로 경찰이 인계하지 않는 한 수사공백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중앙포토]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중앙포토]

 
경찰은 안보수사 공백 최소화를 위해 국정원의 인력이 넘어오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지난 9일 "대공 수사가 질적인 문제에서 우려가 없도록 하겠다. 국정원에 우리가 갖고 있지 않은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국정원 쪽의 숙련된 인력의 지원을 받는 등의 방안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조직 비대화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자치경찰제와 수사·행정 경찰 분리로 권력을 분산할 수 있다는 것이 경찰의 입장이지만 실효성에 대한 문제도 제기된다. 경찰개혁위원회 위원인 양홍석 변호사는 "경찰만 국내정보를 독점하게 되는 상황에서 대공수사와 다른 모든 분야 수사권을 경찰이 가지면 또 다른 괴물이 될 수 있다. 미세하게 견제와 균형이 작동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경찰의 권한을 쪼개지 않는 자치경찰제 실시는 경찰의 권한을 더 크게 만들 수 있고, 수사경찰과 행정경찰 분리도 현재처럼 구분이 모호한 상태에선 허울뿐인 미봉책이다"고 지적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방향성은 공감하지만 개혁안이 모호하고, 실제로 제대로 된 경찰 권한 분산이 될지는 추후 법개정을 지켜봐야한다. 자치경찰제도 실시를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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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은 지난 9일 대공수사권 경찰 이양 동의에 관한 입장문을 통해 "시민 대표들로 구성된 경찰위원회가 경찰행정을 실질적으로 통제할 수 있도록 지위와 권한을 강화하고, 독립적ㆍ중립적 외부 통제기구인 옴부즈맨 제도를 도입해 경찰권 남용과 인권침해를 근본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관서장의 수사지휘권 폐지, 조직 내 인권영향평가제 도입 등도 약속했다. 
 
여성국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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