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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거래 가상계좌 실명전환 거부하면 입금 못한다

중앙일보 2018.01.14 12:11
이달 말까지 모든 암호화폐(일명 가상화폐) 투자자는 실명계좌로만 거래를 할 수 있다. 실명 전환을 거부할 경우엔 현금 입금 통로가 사실상 막힌다. 기존 가상계좌를 막으면서 풍선효과가 나타난 이른바 ‘벌집계좌’는 원천 차단한다.  
 
1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은행들은 이달 안에 가상계좌의 실명 확인 시스템을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다. 신규 투자자는 모두 실명계좌를 통해서만 암호화폐 시장에 투자할 수 있다. 가상계좌를 이용했던 기존 투자자들은 실명확인을 거친 경우에만 거래를 할 수 있다. 기존 가상계좌는 출금만 가능하고 입금이 안 된다. 그렇게 되면 점차적으로 가상계좌는 시장에서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법무부가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를 포함한 특별법을 마련중에 있다고 밝힌 11일 오후 서울 중구 가상화폐거래소 빗썸 전광판에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정부는 빗썸, 코인원 등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하고, 가상화폐 열풍에 대한 대응수위가 연일 높아지고 있다. 2018.01.11. 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법무부가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를 포함한 특별법을 마련중에 있다고 밝힌 11일 오후 서울 중구 가상화폐거래소 빗썸 전광판에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정부는 빗썸, 코인원 등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하고, 가상화폐 열풍에 대한 대응수위가 연일 높아지고 있다. 2018.01.11. suncho21@newsis.com

 
법인계좌 아래 다수 거래자의 거래를 장부 형태로 담아 관리하는 이른바 ‘벌집계좌’는 원천적으로 금지한다. 지난달 28일 정부 발표 이전에도 은행들이 추가 가상계좌 발급을 꺼리자 후발 거래소들은 일반 법인계좌를 발급받아 일명 ‘벌집계좌’ 형태로 투자자들의 돈을 입금받았다.
 
벌집계좌는 가상계좌보다 더 실명확인이 안돼 자금세탁 통로로 쓰일 수 있고, 투자자의 현금이 법인계좌로 들어가는 셈이라 만약의 사태 때 법적 소유권을 주장할 수도 없어 위험하다. 은행들은 법인계좌 아래 다수 개인의 빈번한 거래가 포착되는 계좌는 벌집계좌로 간주, 거래를 차단할 계획이다.
 
그러나 가상계좌의 실명 전환이 은행을 통한 암호화폐 거래를 보장한다는 뜻은 아니다. 실제로 불법적 목적으로 암호화폐 투자를 했던 일부 개인(혹은 세력)을 빼면, 대다수 투자자들은 지금도 실명계좌로 암호화폐 거래를 하고 있다. . 김형중 한국핀테크학회장은 "개인들이야 거래할 수 있다면 가상계좌든 실명계좌든 관계 없다"며 "오히려 시장에서는 신규 투자가 된다는 20일(당초 예정)만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의도는 투자자 반발이 우려되는 ‘거래소 폐쇄’와 같은 명시적 조치보다는 거래소와 은행과의 관계를 끊어, 돈줄을 차단해 거래소를 고사시키는 것이다. 
  
주목되는 결과가 금융위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와 금융감독원이 지난 8일부터 진행 중인 특별검사다. 은행들이 암호화폐 거래소와 거래하면서 자금세탁 방지 의무를 충실히 이행했느냐를 들여다본다. 당초 11일까지 예정됐으나 면밀한 검사를 위해 16일로 검사 기간을 연장했다. 이 결과를 토대로 FIU는 강도 높은 자금세탁 방지 가이드라인을 제정할 방침이다.
 
은행들은 이 가이드라인을 따라야 한다. 자금세탁 방지 가이드라인에 따른 부담을 무릅쓰고 거래소 계좌를 유지할지, 계약을 끊을지는 전적으로 은행의 몫이다. 금융당국의 압박은 거세다. 금융위 관계자는 “점검 결과 문제 있는 은행에 대해선 강도 높은 조처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당국의 강경한 분위기에 이미 지난 12일 신한은행은 기존 가상계좌로의 입금도 15일 오후부터 금지하겠다고 밝혔다가 소비자 등 반발에 15일 오전 다시 논의해 결정하기로 했다. 
 
은행 입장에서는 큰돈을 버는 것도 아닌데 굳이 거래소와의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없다. 지난해 5월 홍콩의 암호화폐 거래소인 비트파이넥스는 현금 입ㆍ출금을 일시 중단했다. 그간 현금 거래를 처리했던 대만 은행들이 관계를 끊었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모든 은행이 모든 암호화폐 거래소와 관계를 끊으면 거래소에서 현금화할 수 있는 통로가 막힌다. 금융당국은 그렇게 되더라도 현금 인출 유예기간을 준다는 입장이다. 그때까지 암호화폐를 현금화하거나, 투자를 계속하고 싶은 이들은 해외 거래소 계좌로 암호화폐를 보내거나 개인 지갑에 보관하면 된다. 개인 간 거래(P2P)를 통한 암호화폐 거래는 막을 수 없겠지만, 지금과 같은 투기 열기는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 
 
김진화 블록체인협회 준비위원회 공동대표는 “규제를 통해 시장을 잡겠다고 할 때마다 시장이 오히려 과열되는 ‘규제의 역설’이 나타났다”며 “거래소 죽이기를 통해 투기 열기를 잡기보다는 건전한 방향으로 암호화폐 거래를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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