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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수줍어 하던 아시아 학생들, 메신저에선 달랐다... 메신저 기반 과외 앱 '스냅애스크' 돌풍 이유는

중앙일보 2018.01.14 12:00
1대 1 과외는 너무 고비용이다. 학생에게도 선생님에게도. 서로 부담없는 과외는 불가능할까.
 
2013년 스냅애스크의 출발은 이런 질문에서 시작했다. 당시 홍콩대를 갓 졸업한 티모시 유(28) 대표는 친구들과 함께 페이스북을 기반으로 한 원격 과외 시스템을 개발했다. 시스템은 웹 페이지를 거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으로 진화했다.
티모시 유(28) 스냅애스크 대표. [사진 스냅애스크]

티모시 유(28) 스냅애스크 대표. [사진 스냅애스크]

 
방식은 이렇다. 학생이 혼자 공부하다 막히면 문제의 사진을 찍어 앱에 올린다. 그러면 스냅애스크에서 활동하는 교사 중 누군가가 “도와주겠다”고 나선다. 학생과 교사는 메신저를 주고받으며 문제를 풀어나간다. 문제 하나를 같이 풀고 나면 수업은 끝. 나라에 따라 60~80달러 정도의 사용료를 내면 질문은 24시간 언제라도, 몇 개라도 던질 수 있다.  
 
이런 간단한 솔루션으로 스냅애스크는 지난 연말 기준 싱가포르ㆍ대만 등 8개 나라에서 35만명의 학생의 선택을 받았다. 스냅애스크에 등록된 과외 선생님은 7만명에 달한다. 홍콩의 경우 중ㆍ고등학생의 15% 이상이 스냅애스크를 쓰고 있다. 
 
최근 한국 서비스 출시를 위해 방한한 유 대표는 “우리 서비스는 질문에서 공부가 시작된다는 점이 특히 의미있다고 생각한다”며 “질문하는 걸 수줍어하는 아시아 학생들이 우리 서비스를 통해 좀더 적극적으로 질문하는 법을 배우길 바란다”고 말했다. 스냅애스크의 한국 서비스는 에어비앤비코리아를 이끌었던 이준규 대표가 맡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스냅애스크가 설립된 계기는.  
“개인적인 경험에서 출발했다. 대학을 다니면서 5년 정도 과외를 했다. 4~5명 정도를 한번에 가르쳤다. 그런데 대입 시험을 얼마 안 남겨둔 상황에서 한 학생이 ‘학원비가 없어서 더 다닐 수가 없다’고 하더라. 그래서 내 연락처를 주면서 ‘모르는 게 있으면 왓츠앱이나 페이스북으로 연락하라’고 했다. 바쁘지 않을 때 아이가 보내온 문제를 풀어줬는데, 결국 대학에 갔고 지금도 연락을 하고 지낸다.”
8개국에 진출했는데도 스냅애스크 직원은 60여명 수준에 불과하다. "플랫폼의 강점을 활용해 저비용 고효율 구조를 구축했다"고 티모시 유 대표는 설명한다. [사진 스냅애스크]

8개국에 진출했는데도 스냅애스크 직원은 60여명 수준에 불과하다. "플랫폼의 강점을 활용해 저비용 고효율 구조를 구축했다"고 티모시 유 대표는 설명한다. [사진 스냅애스크]

 
-메신저 방식의 수업을 그렇게 창안한 건가.
“그렇다. 무엇보다 효율적인 맞춤형 수업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기존 과외 수업은 선생님 입장에서도 너무 비용이 많이 들어갔다. 매번 과외받을 학생을 찾아야 하고, 수업을 하려면 이동을 해야 하니까.”
 
-반응이 뜨거운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실시간 대응인 것 같다. 학생이 질문을 하면 즉각적으로 답을 해 줄 선생님이 나선다. 교사 수가 300명을 넘어가면 24시간 대응이 가능하다는 걸 발견했다. 학생 입장에서도 누군가 늘 도와준다는 걸 아니까 더 많은 질문을 건네는 것 같다.”
 
기자는 지난달 한국 서비스를 시작한 스냅애스크가 실제로 그렇게 작동하는지를 확인해보기 위해 스냅애스크 앱을 설치해봤다. 그리고 토요일 아침 일찍 고등학교 3학년 수학 문제의 사진을 찍어 앱에 올렸다. (스냅애스크는 초기 이용자에게 무료 질문권을 세개 준다) 30초만에 교사가 등장했다. 종이에 연필로 기본 개념을 쓴 사진을 동원해가며 문제를 풀어줬다. 
스냅애스크의 무료질문권을 사용해 실제로 어떻게 수업이 이뤄지는지 테스트해봤다. 임미진 기자

스냅애스크의 무료질문권을 사용해 실제로 어떻게 수업이 이뤄지는지 테스트해봤다. 임미진 기자

 
스냅애스크의 교사가 문제 풀이를 해주는 모습. 임미진 기자

스냅애스크의 교사가 문제 풀이를 해주는 모습. 임미진 기자

 
-많은 사용자를 모은 비결은 무엇이라고 보나.
“우리는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를 측정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학생 뿐 아니라 학교의 선생님도 아이들이 어떤 수준이며 어떤 궁금증을 가지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건 교사 관리다. 교사들이 단순히 문제만 풀어주는 게 아니다. 단계별로 학생들을 코칭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준다. 학생들에게 교사의 질을 평가하게 해서 일정 점수 이하의 교사는 활동하지 못하게 한다.”
 
-한국의 학생들은 주입식 수업 방식에 익숙하다. 질문에서 수업이 시작되는 방식이 불편할 것 같기도 한데.
“바로 그 점 때문에 아시아에서 더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현재 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획일성이다. 한반에 여러 학생을 집어넣고 한 교사가 가르친다. 학생들은 저마다 학습 능력이 다르고 진도도 다르다.  
숙제를 더 많이 내주고 시험을 더 자주 본다고 학생들의 학업을 파악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매일 학생들이 어떻게 배우고 성취하는지를 추적하는 게 중요하다. 1대 1 수업을 하는 스냅애스크의 강점이 여기서 나온다. 우리는 모든 학생들을 데이터에 기반해 분석할 수 있다.”
 
-그 분석을 어떻게 활용하나.
“(그래픽을 보여주며) 홍콩에선 시범적으로 20곳 학교에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학생들이 어떤 단원을 특히 어려워하는지, 어떤 질문에서 자주 막히는지 등을 분석해준다. 기존에 학교와 학원, 그리고 방과후 학습 서비스는 서로 대체한다는 시각이 있었고 그리 우호적인 관계가 아니었다. 하지만 스냅애스크는 학교와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고, 이 협력을 넓혀나가고 싶다.”
 
-질문에 기반한 학습이 실제로 효과있다는 결과도 나왔나.  
“홍콩에서 4000명 넘는 학생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이들은 스냅애스크를 통해 하루에 1~2개의 질문을 했는데, 90%가 넘는 학생이 ‘학습 동기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질문하라고 닥달하지 않아도 효과적인 도구가 있으면 저절로 질문을 하게 된다는 것이 우리의 믿음이다.”
 
-미래 교육에 대해 얘기할 때, 지식을 배우기보다 창의력을 키우는 게 훨씬 중요하다고들 한다. 스냅애스크는 결국 지식을 중시하는 기존의 교육 체제에 한정된 도구가 아닌가.
“나는 지식이 첫 걸음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지식을 실생활에 응용하는 과정에서 창의력이 나온다고 믿는다. 중요한 건 기초부터 시작해서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에서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매일 작은 걸음을 내딛는 데 스냅애스크가 도움을 줄 수 있길 바란다.”
 
-지난해 여름에 500만 달러(53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걸로 알고 있다.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교육은 세계적인 문제다. 교육 업계 최고의 글로벌 기업이 되고 싶다. 모두에게 맞춤화된 교육을 제공하는 게 스냅애스크의 사명이다.”
 
임미진 기자 mijin@joongang.co.kr
티모시 유 스냅애스크 대표 [사진 스냅애스크]

티모시 유 스냅애스크 대표 [사진 스냅애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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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미진 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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