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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와 '공익' 모두 잡다 …미디어윌 최인녕 대표

중앙일보 2018.01.14 00:02
시대가 변했다. 모바일로 일자리를 찾고 방을 구한다. 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모바일 플랫폼 서비스는 일상의 중요한 부분이 되고 있다. 전통과 혁신의 가교로 벼룩시장(미디어윌), 알바천국(미디어윌네트웍스), 다방(스테이션3)을 맡고 있는 미디어윌 최인녕 대표를 12월 13일 역삼동에서 만났다.


최인녕 대표는 미디어윌 그룹 3개사로 모든 연령대를 아우르는 모바일 플랫폼으로 융합하는 데 공을 들인다.

최인녕 대표는 미디어윌 그룹 3개사로 모든 연령대를 아우르는 모바일 플랫폼으로 융합하는 데 공을 들인다.

 
#1. ‘결혼을 하고 몇 년 후 IMF위기가 터졌다. 신혼의 달콤함이 바가지 깨지듯 부서졌다. 정리해고를 겪는 가장들은 산더미처럼 늘었고 남편은 작은 개미일 뿐이었다. 전세금을 쪼개 이사를 해야 했다. 아마도 그 시기에 벼룩시장을 만난 것 같다. 우린 지금의 집을 찾아냈다. 남편도 직장을 구했다.’ -벼룩시장 이용 후기 재구성
 
#2. 김덕선(가명)씨는 아르바이트를 구할 때마다 모바일로 ‘알바천국’ 어플리케이션(앱)을 들여다본다. 이번엔 새로 론칭된 ‘기업평판 스토리’ 기능을 클릭했다. 구직 전 아르바이트생들의 고용 환경 경험 후기들이 자세히 나와있었다. 기업 평판 평균 점수, 작성자 근무기간, 기업 장단점, 급여, 근무환경, 관리자 성향에 대한 정보들이다. 더 이상 주변에 수소문하는 데 소모하지 않아도 된다. -알바천국 이용 후기 재구성
 
#3. ‘걸스데이 혜리의 광고로 더 잘 알려진 ‘다방’은 부동산 앱이다. 나는 월세를 찾을 때 다방 앱을 이용한다. 맞춤검색·테마검색 등 방을 조건별로 검색해 모아둔다. 저보증금, 반려동물, 주차가능 등과 3D 이미지로 방 구조를 한눈에 볼 수도 있어 선택하기가 수월하다.’ -다방 이용 후기 재구성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벼룩시장(미디어윌), 알바천국(미디어윌 네트웍스), 다방(스테이션3)은 모두 한 회사다. 미디어윌그룹은 벼룩시장을 모태로 하는 15개의 계열사를 운영하고 있다. 최인녕 대표는 정보 플랫폼 3사 대표를 맡고 있다.
 
27년 전통 벼룩시장은 중·장년의 ‘충성고객’이 많다. 전통적인 무가지로 벼룩시장 신문을 접해 본 사람들은 기억한다. ‘필요에 의한 수요층’으로 신문도 100만 부를 전국 14개 지점으로 배포하고 있다. 알바천국과 다방은 주로 20~30대가 이용하는데 월 활성 회원수가 약 600만명에 이른다. 다방은 앱 누적 다운로드가 1500만 건이다.
 
최인녕 대표는 미디어윌 3개사를 통해 청년층부터 중·장년까지 모든 연령대를 아우르는 모바일 플랫폼으로 융합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최 대표는 “전통 유지와 트렌드를 따른 혁신이 업무이자 계속되는 과제”라고 언급했다.
 
최인녕 대표는 20년간 IT 분야 다국적 기업에서 토종 로컬 시장으로 옮겨왔다는 점에서 독특한 이력을 갖는다. 한국HP에 입사해 마케팅담당 이사를 역임했다. 싱가포르로 건너가 HP아시아태평양에서 근무했다. 미디어윌 그룹 내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로 옮겼다.
 
마케팅과 세일즈에 특화돼 있던 그는 취업 및 부동산 생활정보 시장 변화를 위해 영입됐다. 40대 중반의 그는 구인구직 플랫폼에 활기를 불어넣기 시작했다.
 
이전 외국계 직장과 차이점이 있는지 묻자 고개를 저으며 오히려 공통점이 많다고 말했다. 모바일 플랫폼 비즈니스로 기반한 세 개 회사는 온라인이 주 무대다. 최 대표는 “hp 는 당시 386 광고 나올 때 486이 출시되고, 팬티엄으로 사이클이 매우 빨랐다. 자고 나면 바뀌는 게 일상이었다”고 회고했다.
 
외국계 IT에서 토종 로컬 기업으로
 
최 대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면 고용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면 고용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의 경영철학은 ‘재미’다. 종종 회의 시간에 “이거 재밌지 않니?”라는 말을 즐겨 한다. 미디어윌 그룹 3개사 광고가 눈에 띄게 효과적이었던 이유도 그런 데 있다. 평소 예체능에 소질이 있었던 최 대표에게 마케팅은 하나의 무대다. “무대를 빌리지로 만들고, 느낌을 체험할 수 있게끔 고전 영화, 뮤지컬, 쇼에서 차용하죠. 무대 장치에 관심이 많아 실무를 할 때도 도움이 됐어요.”
 
이 회사의 TV광고는 공격적 마케팅 성공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알바천국은 2017년 9월 ABRE APAC 어워드 다이아몬드, 골드 부문을 수상했다. 알바천국의 ‘새 알바 문화를 켜다’ 캠페인은 주휴수당 등 아르바이트 시장의 다양한 문제점과 아르바이트생 권익에 대한 이슈를 제기해 사회적 분위기를 형성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 대표의 업무 방식엔 틀이 정형화되어 있지 않다. 이전 직장에서 승승장구해온 비결이기도 하다. “사람마다 맞는 스타일이 다른 것처럼 전 오히려 그림을 갖고 색칠하는 것보다 백지에 원하는 그림을 그리는 쪽이 더 잘 맞았어요.”
 
일터가 즐거워야 생산성도 높아진다는 가치관은 사내 분위기도 바꿨다. 사무실에 있는 회의실 명부터 재기 발랄하다. 벼룩시장은 생활정보지 콘셉트에 맞춰 ‘뉴욕타임즈’ ‘르몽드’ ‘가디언’ 등 세계 유명 신문 이름으로 바꿨다. 알바천국은 영화 이름을 패러디했다. ‘LA컨퍼런스’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방’ ‘티파니에서 회의를’ ‘프라하의 방’ ‘티벳에서의 7분’ 등이다.
 
“일터가 즐거워야 생산성도 높아진다”
 
최인녕 대표는 정작 청년시절 꿈을 꿔 본적이 별로 없다. 대학시절의 소원은 졸업이었다. “당시 선택의 여지 없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살았어요. 패스트푸드점, 논문번역, 과외 등으로 학자금을 벌었죠. 오히려 적성은 일을 하다 보니 찾게 된 거였어요.”
 
그가 아르바이트생들의 권익 신장에 힘쓰는 이유 중 하나다. 공익실현의 기업관은 인생관과 맞닿아 있다. “기업의 목적이 이윤추구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서비스의 양질이에요. 교과서적인 얘기지만 기업 서비스를 사용하고 만족하게끔 만드는 게 우선이예요. 이후에 매출과 영업이익은 따라와요.”
 
2014년 업계 최초로 전자근로계약서를 도입한 것도 같은 이유다. 알바천국은 국내 최초로 ‘채용공고 연동 자동완성 기능’ 시스템을 구현해 근로계약서 작성 인식을 바꾸는 데 기여했다. 이 공로로 고용노동부 장관상도 수상했다.
 
한편, 벼룩시장은 60세 이상 직원들을 5년간 촉탁직으로 임명하기로 했다. 그는 “나이를 빼면 더 열정을 갖고 일하는 분이 많다”며 “고용안정을 보장해주면 50억을 더 쓴다고 해도 100억 이상의 가치로 환원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올해 계약직 텔레마케터 120명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최 대표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면 고용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벼룩시장을 시작으로 2007년 알바천국, 2014년 다방을 차례로 인수한 미디어윌이 벤처기업 양성, 즉 ‘인큐베이팅’ 혹은 ‘피터팬 증후군’에 빠진 것은 아닌지 질문했다. 최 대표는 “우리의 인수합병은 투자의 일환이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잘 맞는 기업을 찾는 것이다”라며 “여러 가지 가능성이 열려 있지만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들을 고민하고 있어서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윌은 트렌드에 더 민감하게 대응하는 기업으로 거듭나려는 준비를 하고 있다. 최 대표는 ‘쉬워야 이긴다’고 강조했다. “4차 산업혁명이든 AI(인공지능)든 모든 단계를 쉽게 건너뛸 수 있다는 점에 있다. 정보서비스 구현을 한 단계 도약하는 점도 고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덧붙였다. “생각만 해도 너무 재밌지 않나요?”
 
 
박지현 기자(centerpark@joongang.co.kr)
사진 전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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