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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은 '왕좌의 게임' 같을 것”…미 해병대사령관 경고

중앙일보 2018.01.12 03:00
로버트 넬러 미 해병대 사령관이 지난해 12월 중동지역의 미 해병대원에게 한반도 전쟁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사진 미 해병대]

로버트 넬러 미 해병대 사령관이 지난해 12월 중동지역의 미 해병대원에게 한반도 전쟁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사진 미 해병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에르나 솔베르그 노르웨이 총리와 회담을 마친 뒤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강한 군사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긴 평화의 시기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르웨이 기자가 로버트 넬러 미 해병대 사령관의 “엄청나게 큰 전쟁(big-ass fight)이 다가온다”는 발언에 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넬러 사령관은 지난해 12월21일 노르웨이 군 기지를 방문해 노르웨이군과의 연합 훈련 중인 해병대 병사들에게 ”내가 틀리기를 바라지만, 엄청나게 큰 전쟁이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곳으로 러시아와 태평양 지역을 꼽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넬러 사령관의 전쟁 예상에 대해 “그런 걸 예상하지 않는다”며 “북한과 미국이 ‘몇 가지 문제’가 있기는 하나 좋은 대화가 많이 오가고 있다. 좋은 기운이 많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그러나 넬러 사령관은 한반도의 전쟁 가능성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경고했다고 미국의 온라인 군사매체 밀리터리닷컴이 보도했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무렵 중동에 주둔한 해병대원들과 함께 하면서다. 미군 지휘부는 크리스마스와 같은 명절 때 야전의 병사들과 즐겨 만난다.
 
로버트 넬러 미 해병대 사령관(대장).

로버트 넬러 미 해병대 사령관(대장).

 
밀리터리닷컴에 따르면 미 국방부가 러시아ㆍ중국ㆍ북한ㆍ이란ㆍ폭력적인 극단주의 등 다섯 개의 국가와 집단을 위협 요소로 분석했다. 넬러 사령관은 북한이 실제 군사 행동을 개시할 능력과 의도를 갖춘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면서 해병대원들에게 ”한국에 가본 적 있나? 한국은 끔찍하다(sucks)”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한국인은 훌륭하지만 나라는 거칠다(tough)”며 “산악이 많고,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춥고, 도로는 좁아 지나기가 힘들다”고 소개했다. “우리는 어떻게 싸워야 할지 생각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넬러 사령관은 북한이 서울을 겨냥해 장사정포와 방사포를 배치한 사실을 지적한 뒤 “서울과 수도권은 인구가 3000만명이 넘는다. 우리가 북한에 올라가 김정은을 혼내줄 때 수만발의 포탄이 서울에 날라오지 않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고 되물었다.
 
그는 또 한반도에서 일어날 지 모르는 전쟁이 미국 인기 드라마 “‘왕좌의 게임(Game of Thrones)’과 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다칠 것이다. 내가 틀릴지 모르지만 매우 복잡한 문제”라면서다. 2011년 처음 방영된 뒤 지난해 시즌 7까지 이어진 ‘왕좌의 게임’은 가상의 웨스테로스 대륙에서 왕좌를 놓고 벌이는 영웅호걸간 전쟁을 그렸다. 드라마에선 ‘왕좌를 차지하지 못하면 죽는다(You Win or You Die)’고 나온다. 넬러 사령관이 총력전이 일어날 수도 있는 상황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 포스터. '왕좌를 차지하지 못하면 죽는다( You Win or You Die)'라는 문구가 보인다. [사진 HBO]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 포스터. '왕좌를 차지하지 못하면 죽는다( You Win or You Die)'라는 문구가 보인다. [사진 HBO]

 
그가 노르웨이에서 한 “엄청나게 큰 전쟁이 다가온다”는 말은 ‘왕좌의 게임’에서 자주 나오는 대사인 “겨울이 오고 있다(Winter is coming)”을 연상케 한다는 지적이 있다.
 
넬러 사령관은 “한국에 대한 워게임이 많이 실행됐지만 전쟁은 우리가 생각한 대로 진행되지는 않는다. 늘 달랐다”고 말했다. 또 “변화에 대비할 수 있도록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우리는 북한군이 갖고 있지 않은 능력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오랜 시간에 걸쳐 많은 어려움을 동반할 것(epic)”이라고 말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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