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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도 남쪽 바다 유조선 화재…환경 재앙 가능성은?

중앙일보 2018.01.10 11:35
지난 6일 발생한 충돌사고로 유조선 상치호에 화재가 발생, 시커먼 연기를 내며 기름이 불 타고 있다. [뉴시스=서귀포 해양경서 제공]

지난 6일 발생한 충돌사고로 유조선 상치호에 화재가 발생, 시커먼 연기를 내며 기름이 불 타고 있다. [뉴시스=서귀포 해양경서 제공]

제주도 남서쪽 300여㎞ 떨어진 해역에서 기름을 가득 실은 유조선이 5일째 불타고 있다.
중국 해사국(MSA)은 10여 척의 인명 구조선과 방제선을 현장으로 보낸 상태고 한국 해양경찰청도 인명 구조와 오염 방제를 위해 두 척의 경비함을 현장에 파견한 상태다.
환경 재앙으로 번질 가능성을 우려해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사고는 지난 6일 오후 8시쯤 발생했다. 중국 상하이 동쪽 287㎞, 제주도 서귀포 남서쪽 311㎞ 부근 해상에서 파나마 선적 유조선 상치(Sanchi) 호가 홍콩 선적의 화물선 창펑수이징호와 충돌했다. 사고 지점은 이어도 남쪽 130㎞ 부근이다.
이 사고로 화물선 선원 21명은 구조됐으나 유조선에 타고 있던 이란인 선원 30명과 방글라데시 선원 2명 등 32명은 실종됐다.
유조선에는 한화토탈의 운송 의뢰로 한국으로 운송하던 초경질유(Condensate) 100만 배럴(13만6000㎥, 15만t)이 실려 있었다.

충돌로 유조선에는 화재가 발생했고, 5일이 지난 10일 오전까지도 검은 연기를 내며 불타고 있다.
유조선이 폭발할 가능성과 함께 실려 있는 기름이 바다로 유출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유조선의 연료로 사용되는 벙커C유가 유출될 경우에도 해양 오염 우려가 있다. 
특히 쿠로시오 해류를 타고 북상할 경우 제주도와 서해안에 영향을 줄 수도 있는 상황이다. 
유조선 화재 사고 발생 지점 지도

유조선 화재 사고 발생 지점 지도

하지만 당국에서는 환경 오염이 발생할 수밖에 없겠지만, 대규모 재앙으로 번질 가능성은 작다고 판단하고 있다.

해양수산부 해양환경정책과 관계자는 "유조선에 실려 있는 초경질유는 원유와 달리 유출되더라도 쉽게 증발하기 때문에 해변 오염 우려는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현재 표류 중인 유조선은 강한 북서풍으로 인해 사고 지점에서 남동쪽으로 약 65마일(105㎞) 떠내려간 상태다. 제주도에서는 더 멀어지고 있는 셈이다. 

사고 직후 중국 측의 지원 요청에 따라 해경은 지난 7일 3000t급 경비함 한 척을 현장에 파견, 수색과 인명 구조 작업에 참여했다.
또 지난 9일에는 5000t급 경비함 한 척에 오염 방제 장비를 싣고 현장으로 출동했다. 유출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해경 관계자는 "현재 화재와 폭발 위험 때문에 일정 거리를 유지한 채 중국 측과 함께 실종자 수색 작업을 계속하고 있고, 실종자 중 1명의 시신은 수습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기름 오염 사고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해양에 누출된 기름을 태워버리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구태여 폭발 위험을 무릅쓰고 유조선에 접근해 진화에 나설 상황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화재가 발생한 유조선 상치호에 중국 방제선에서 물을 뿌리고 있다. [중국 CCTV 보도 화면, AP=연합뉴스]

화재가 발생한 유조선 상치호에 중국 방제선에서 물을 뿌리고 있다. [중국 CCTV 보도 화면, AP=연합뉴스]

한편, 사고가 발생하면서 한국과 중국은 물론 '북서태평양 보전실천계획(NOWPAP, Northwest Pacific Action Plan)'에 참여하고 있는 일본·러시아 당국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NOWPAP의 강성길 방제지역활동센터장은 "오염사고 통보시스템에 따라 사고 직후부터 사고 상황을 계속 보고받고 있다"며 "중국 측의 요청에 따라 한국 해경도 지원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센터장은 "현재는 중국 해사국 측에서 방제 작업에 필요한 자원이 충분한 상태이고, 상황도 통제하고 있다고 알려왔다"고 덧붙였다.
북서태평양보전실천계획은동북아 해양의 지속가능한 보전과 관리, 개발을 위한 지역 협력 프로그램으로 한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가 참여하고 있으며, 94년 정식 출범했다. 2005년에는 유사시 오염 방제작업을 상호 지원하기로 국가 간 방제 긴급 계획을 체결한 바 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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