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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유럽·북미 북반구 전체가 폭풍으로 몸살…원인은?

중앙일보 2018.01.04 14:23
조지아주 등 미국 동부지역에 폭설과 한파가 닥쳐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AP=연합뉴스]

조지아주 등 미국 동부지역에 폭설과 한파가 닥쳐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AP=연합뉴스]

2018년 새해 벽두부터 북반구 곳곳이 '바람'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한반도에서는 추운 겨울바람이 한파를 몰고 온 가운데 북미와 유럽에서도 겨울 폭풍이 닥치면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한반도에서는 초겨울인 지난달부터 한파가 기승을 부린 데 이어 새해에도 중부 내륙을 중심으로 한파가 이어지고 있다.

소한(小寒)을 하루 앞둔 4일 아침 강원도 대관령은 영하 18.5도를 기록해 평년보다 6.1도가 낮았고, 서울도 영하 8.7도로 평년보다 1.7도 낮았다.
 
미국 동부는 폭설과 한파로 뒤덮였다. 꽁꽁 얼었다. 캐나다 접경인 메인 주부터 최남단 플로리다에 이르기까지 꽁꽁 얼어붙었다.
미국 국립기상청은 뉴욕·뉴저지·코네티컷 3개 주(州)에 폭설과 강풍 경보를 발령했다.
대서양 건너 프랑스와 영국에서도 겨울 폭풍으로 피해가 발생했다. 프랑스에서만 20만 가구에 전기 공급이 끊겼고, 시속 117㎞가 넘는 강풍 탓에 파리 샤를 드골 공항에서 도 117㎞ 강풍에 항공기 운항이 차질을 빚었다.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태풍이 빈발하고 있다.
4일 오전 9시 베트남 호찌민 동북동 510㎞ 부근 해상에서 소멸한 올 제1호 태풍 '볼라벤(BOLAVEN)'은 지난 3일 발생한 것이다. 하루 만에 태풍으로서의 생을 마쳤다.
하지만 지난달 14일에 2017년 26호 태풍 '카이탁'이, 지난달 21일 27호 '덴빈'이 발생한 것을 고려하면 한 달 남짓한 사이에 태풍이 3개나 발생했다.
평년 기준으로 12월~2월 겨울철 3개월 동안에 1.6개꼴로 태풍이 발생하는 것과 비교하면 자주 발생한 셈이다.
필리핀에서는 태풍 '덴빈'으로 인해 240명이 사망했고, 100여 명이 실종됐다.
캐나다 및 미국 북동부 지역에 몰아친 한파로 나이아가라 폭포마저 얼어붙었다. 2일(현지시간) 캐나다 온타리오 지역에서 촬영한 미국 쪽 나이아가라 폭포의 모습. 폭포 주변 물안개까지 결빙돼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AP=연합뉴스]

캐나다 및 미국 북동부 지역에 몰아친 한파로 나이아가라 폭포마저 얼어붙었다. 2일(현지시간) 캐나다 온타리오 지역에서 촬영한 미국 쪽 나이아가라 폭포의 모습. 폭포 주변 물안개까지 결빙돼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AP=연합뉴스]

전문가들은 북미와 유럽의 강력한 겨울 폭풍은 북극진동 탓으로, 동남아의 태풍 발생은 라니냐와 관련이 있는 남방진동 탓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극지연구소 김백민 박사는 "지구온난화 추세로 인해 북극 지방의 기온이 상승하면서 북극진동 지수가 음의 값을 나타내고 있고, 이로 인해 극지방을 감싸고 도는 극와류가 약해졌다"고 말했다.
북극진동(Arctic Oscillation, AO)은 극지방과 중위도 지방의 기압 차이를 나타내는 값이다.  기압 차이가 평소보다 커지면 양(+)의 값을, 기압 차이가 평소보다 작아지면 음(-) 값을 지닌다.
북극진동 값이 음의 값, 즉 기압 차이가 줄면 극지방을 감싸고 도는 극와류, 즉 제트 기류가 약해진다.
약해진 제트 기류는 뱀이 기어가는 것처럼 꾸불꾸불 느리게 흐르게 된다.
제트기류가 남쪽으로 처진 곳에서는 북극 한기가 내려오면서 한파가 닥치게 된다.
김 박사는 "지난달 한반도 한파도 북극진동 탓이고, 이번에는 북미 쪽으로 옮겨 영향을 주고 있다"며 "미국 동부의 한파는 그린란드에 자리 잡은 고기압 탓"이라고 설명했다.
한반도 주변에서는 우랄산맥과 베링 해 부근에 고기압이 자리 잡으면서 그 사이로 제트기류가 남쪽으로 처진 것이 한파로 이어졌다.
미국 동부의 한파는 이 베링 해 부근의 고기압과 그린란드 쪽에 자리 잡고 있는 고기압 탓이다.
제트기류가 베링 해 부근 고기압 북쪽에서 그린란드 부근 고기압 남쪽으로 북서-남동 방향으로 흐르면서 북극 한기를 미국 동부에 쏟아붓고 있는 셈이다.
특히 미국 동부지역에서는 찬 공기와 따뜻한 공기와 충돌하면서 '폭탄 사이클론(bomb cyclone)'까지 발생했다.
폭탄 사이클론은 태풍처럼 중심 부위의 기압이 주변보다 훨씬 낮은 저기압을 말하는데, 중심 기압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게 특징이다.
기상청 이현수 기상전문분석관은 "한반도 주변에서도 저기압이 통과하는 과정에서 기압이 크게 떨어져 '폭탄 사이클론' 같은 강력한 저기압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유럽의 겨울 폭풍도 제트기류 탓이다.
그린란드 남쪽으로 처졌던 제트기류가 다시 북동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영국과 프랑스 등에 강풍을 몰고 왔다.
바람은 강했지만, 남서풍이기 때문에 유럽지역에서는 한파가 나타나지는 않았다.
지난달 태풍 '덴빈'이 휩쓸고 간 필리핀 민다나오 섬 [신화=연합뉴스]

지난달 태풍 '덴빈'이 휩쓸고 간 필리핀 민다나오 섬 [신화=연합뉴스]

한편, 동남아에서 태풍이 빈발한 것과 관련 기상청 국가태풍센터 강남영 박사는 "단기적으로 북서 태평양 지역에 대류 활동이 활발한 탓에 태풍이 자주 발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이번 겨울 발생한 라니냐의 영향으로 보기도 한다.
라니냐가 발생하면 동태평양 적도 부근의 해수 온도가 낮아지지만, 북서 태평양의 경우 해수 온도가 평소보다 더 높아져 태풍이 발생하기 좋은 상황이 된다는 것이다.
적도 부근 동태평양 해수온도가 상승하는 엘니뇨 현상은 라니냐와는 반대 현상이다.
엘니뇨에서 라니냐로, 다시 엘니뇨로 바뀌는 현상을 남방진동(Southern Oscillation, SO) 혹은 엘니뇨-라니냐-남방진동(ENSO)이라고 한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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