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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의원서 주사맞은 41명 ‘비결핵항산균’ 집단감염

중앙일보 2017.12.09 01:15 종합 6면 지면보기
서울 서초구 이비인후과의원에서 주사제로 인한 집단감염 사고가 발생했다. 41명의 환자가 ‘비결핵항산균’이라는 세균에 감염돼 치료를 받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서초구보건소는 서울 서초구 박연아 이비인후과의원에서 엉덩이 근육주사를 맞은 환자 41명에게서 이상 반응이 발생해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8일 밝혔다. 이들은 주사 맞은 부위에 통증, 붓거나 붉어지는 증세, 딱딱한 덩어리, 열이 나는 느낌, 고름 중 한 가지 이상의 부작용을 보이고 있다. 4~5명은 증세가 심해 대학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이재갑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번 균에 감염된 사람은 근육에 찬 고름을 다 긁어내는 수술을 해야 한다. 항생제만으로 치료되는 경우도 있지만 일부는 수술이 필요하고 1년 이상 오래 치료해야 한다”며 “이번 감염 원인이 주사액과 약제 관리 미비 때문일 가능성이 크며, 최근 잇따라 발생한 주사제로 인한 C형간염 집단감염의 연장이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41명은 대부분 감기·몸살 때문에 7월 25일~9월 25일 해당 의원에서 엉덩이 주사를 맞았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들을 포함해 주사 맞은 143명을 파악하고 이상 유무를 확인하고 있다. 이 교수는 “잠복기(7일~6개월)가 길어 고름이 차서 통증을 느낄 때까지 감염 사실을 모른다”며 “앞으로 감염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번 감염은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 사고는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질병관리본부 이형민 의료감염관리과장은 “의료기관이 약이나 수액을 잘못 보관했거나 가루약과 수액을 섞는 과정에서 위생 규칙을 지키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사고가 났는데도 이비인후과의원이 여전히 진료하고 있다고 한다. 이 과장은 “비결핵항산균이 법정감염병이 아니기 때문에 진료를 중단시킬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비결핵항산균은 결핵균의 사촌격이지만 결핵은 아니다. 150여 종이 있다. 사람 사이에 옮기지는 않는다. 물·흙 등의 자연환경에서도 검출된다. 따뜻하고 습한 산성 토양에서 잘 자란다. 이 균에 감염되면 폐질환(90% 이상), 피부·연조직·골감염증 등이 생기는데, 이번 균은 폐질환을 야기하지 않고 피부·근육층 감염을 일으킨다.
 
이번에 검출된 균을 배양해서 검사하는 데 6주 이상 걸려 원인을 밝히는 데 최소한 두 달 이상 걸릴 전망이다. 주사 부위 부작용 사고는 2012년 서울 영등포구, 2005년 경기도 이천시 의원에서 발생한 적이 있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정종훈 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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