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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의원 1명당 보좌진 9명 … “국회엔 세금 7억 쓰는 회사 300개”

중앙일보 2017.12.08 02:30
의원 특권 언제까지<상> 
여의도 정가에는 “국회 의원회관에 가면 세금 지원을 받는 300개(의원 수)의 작은 회사가 몰려 있다”는 말이 있다.
 
1억원이 훌쩍 넘는 연봉을 받으며 개인 사무실을 포함해 매년 수억원을 지원받고, 9명의 보좌진을 거느리고 있는 국회의원은 작은 기업에 비교해도 모자람이 없다. 그런 국회의원들이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하면서 세비를 2.6% 인상하고, 보좌 인력을 한 명 늘렸다. 과연 대한민국 국회의원은 어느 수준의 대우를 받고 있을까.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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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좌진 지원 유럽 선진국 앞서=국회도서관이 2016년 발간한 『국회의원직 한눈에 보기』에 수록된 보좌진 급여표 등에 따르면 한국 국회는 미국·영국·독일·프랑스·일본과 비교했을 때 의원 보좌진 지원 액수면에서 미국에 이어 두 번째였다.
 
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법률 제9조에 따라 한국 국회는 의원 1인당 ▶4급 보좌관 2명 ▶5급 비서관 2명 ▶6·7·9급 비서 각 1명 ▶계약직 인턴 2명 등 총 9명을 둘 수 있다. 이들의 지난해 기준 연간 보수(급여+상여금)는 4급 7750만9960원, 5급 6805만5840원, 6급 4721만7440원, 7급 4075만9960원, 9급 3140만5800원. 지난해 기준으로 의원 1인당 보좌진 9명(인턴 2명 포함)의 급여 합계는 4억4000만원가량이었다.
 
반면에 영국 하원은 14만7000파운드(약 2억1400여만원, 런던 지역구 기준), 독일 의회는 23만8956유로(3억700여만원), 프랑스 하원은 11만4048유로(1억4600여만원)로 나타났다. 국비로 의원 한 명당 3명의 보좌진을 둘 수 있는 일본도 1753만6800엔(1억7000여만원)이었다.
 
미국(하원 94만4671달러, 10억3000 만원)을 제외하면 한국이 일본이나 유럽 강국 을 앞섰다. 이번에 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법률을 바꿔 내년부터 인턴을 2명에서 한 명으로 줄이는 대신 8급 비서를 1명 증원하면서 보좌진 지원 액수는 더 늘게 됐다.
 
◆의원 한 명에게 연 7억원 국고 지원=세비도 높은 수준이다. 세비는 수당과 상여금, 여비로 구성된다. 지난해 기준으로는 1인당 1억3796만원. 매달 1149만원꼴이다. 이번에 세비를 2.6% 인상하면서 한국 국회의원의 내년 연봉은 올해보다 200여만원이 많은 약 1억4000만원이 된다.
 
한국 의원들이 받는 월 급여(1149만원)는 수치상으론 미국(1582만원), 일본(1255만원)보다는 낮은 수준이며 영국(912만원), 프랑스(914만원)보다는 높다.
 
그러나 임도빈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가 2015년 발표했던 ‘정부 경쟁력 2015 보고서’에 따르면 국회의원의 보수 수준을 1인당 GDP로 환산했을 때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일본·이탈리아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한국 의원들에겐 세비 말고도 예산으로 지원하는 돈이 또 있다. ‘의정활동 지원 경비’가 지난해 1인당 9251만원(월 770만원)이었다. 매달 15일이면 사무실 운영비(50만원), 차량 유지비(35만8000원), 차량 유류대(110만원)가 나온다. 정책자료 발간비(108만3330원), 입법 및 정책 개발비(186만4500원), 공무수행 출장비(37만5830원), 정책자료 발송료(38만1510원) 등도 신청할 수 있다.
 
세비와 지원 경비를 합치면 의원 본인에게 지급되는 금액만 지난해 약 2억3048만원이다. 여기에 보좌진 지원금 4억4000만원을 더하면 6억7000여만원이 된다. 새로 늘어난 8급 비서 인건비를 감안하면 내년에 의원 한 명에게 국고에서 지원하는 예산 규모는 7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국회 전체로는 2100억원가량이다.
 
의원들은 정치후원금도 모금할 수 있다. 후원금 한도는 연간 1억5000만원이지만 선거가 있는 해에는 3억원으로 늘어난다. 의원들을 가리켜 ‘걸어다니는 중소기업’이란 말이 나오는 이유다.
 
◆효율성과 정치인 신뢰는 꼴등=기업의 매출이 높으면 금융비용을 갚고 나도 이익이 남는다. 국회의 생산성이 높으면 세금 지원이 아깝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한국 국회는 만성 적자기업이나 마찬가지다. 세계경제포럼(WEF)이 각국의 제도·산업·인적자원 경쟁력을 분석한 ‘국제정보통신보고서 2016’에 따르면 ‘입법기구 효율성’에서 한국은 139개 국가 중 99위였다. WEF가 전 세계 경영인 1만4000여 명을 설문조사한 항목 중 ‘입법 과정이 얼마나 효율적인가’에 대한 응답 결과였다. 보좌진 인력 비교 대상으로 삼은 한국·미국·영국·프랑스·독일·일본 6개국 중에선 최하위였다.
 
WEF가 올해 펴낸 ‘국제경쟁력지수 2017-2018’ 보고서의 ‘정치인 신뢰’ 항목에선 137개국 중 90위였다. 순위는 ‘정치인들의 윤리 기준을 어떻게 보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각국 경영인의 응답 결과로 정했다. 국회 개헌특위 자문위원인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대통령에게 집중된 권한을 해소하려면 입법부의 권한 강화가 불가피하다”며 “국회가 바뀌지 않으면 분권형 대통령제로의 개헌 요구까지 힘을 얻을 수 없다”고 말했다. 
 
채병건·김록환 기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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