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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의원 시절 보좌관 6명 중 절반은 지역구 보냈다”

중앙일보 2017.12.08 02:30
의원 특권 언제까지<상> 
차명진 전 의원이 지난 1일 서울 중앙일보에서 보좌관 문제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조문규 기자]

차명진 전 의원이 지난 1일 서울 중앙일보에서 보좌관 문제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조문규 기자]

차명진(자유한국당) 전 의원이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의원 시절 보좌관 중 절반은 지역구로 내려보냈다. 아예 국회에 출근시키지도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국가에서 따박따박 세금으로 월급을 주는 보좌진이 4년 내내 지역구를 관리하는 건 마라톤에서 절반 먼저 뛰는 불공정 게임이자 정치 신인의 진입을 가로막는 현역 의원의 카르텔”이라고 비판했다.
 
차 전 의원은 17, 18대 때 한나라당 의원(부천 소사)을 지냈다.
 
보좌진을 8명씩 둘 필요가 있나.
“18대 국회(2008~2012년) 때는 의원 보좌진이 6명이었으나 19대 때 1명, 20대 때 1명씩 늘려 이제 8명이 됐다. 의정활동만 한다면 8명은 당연히 많다. 보좌진이 지역구 관리를 겸하니 부족한 거다. 나도 6명 중 절반인 3명을 지역 사무실로 보냈다. 사무장, 조직부장, 여성부장을 맡겼다. 이제 8명이 됐으니 의원들은 지역에 4명을 보내 청년부장까지 맡게 할 거다.”
 
불법 아닌가.
“국회법 9조에는 ‘의원의 입법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보좌 직원을 둔다’고만 돼 있다. 입법활동 중엔 지역민의 의견 청취도 있으니 지역구에 가서 일하는 게 불법은 아니다. 다만 경계선이 불분명하고 일종의 편법이랄까. 국정원 특수활동비도 비슷하지 않나. 찜찜하긴 하지만 그때는 다들 받으니, 관행이니 그랬던 거고. 심지어 총선 1년을 앞두고 보좌진 전원을 지역에 내려보내는 의원도 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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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세비도 인상했다.
“세비는 동결하되 연금은 현실화시켜야 한다. 지금은 중위 소득자 이하일 경우에만 대략 월 100만원 안팎의 소액을 지급한다. 그러니 국회의원 그만둘 거 같으면 먹거리를 만든다. 약간의 법만 고치면 평생 먹고살 수 있다. 가령 버려도 문제가 안 되는 가전제품의 특수한 부품에 재활용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만드는 거다. 의원이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어 바지사장을 세워놓고 가전제품 회사에 재생 공급건을 따 하청을 주면 된다. 아무도 모르는 법안이라 독점계약을 따는 건 쉽다. 국회 상임위에 쌓여 있는 법안이 보통 1000개가 넘는데, 어떻게 통과시키느냐? 상임위 간사한테 부탁하면 밑에 있는 거 20위 정도로 올려준다. 간사가 최대권한이 있다. 그러면 마지막 국회 본회의에서 법안 몰아치기를 할 때, 200개 정도 통과시킬 때 묻어서 통과시킨다.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누가 다 읽어 보나. 의원 그만둬도 먹고사는 거 걱정하지 않아야 이런 일 없이 입법활동에만 충실하지 않겠나. 양심을 지킬 수 있는 범위는 넓히는 게 좋다.”
 
지역에서 보좌진은 뭘 하나.
“지역에서 의원에게 ‘싸가지 없다’는 소리가 안 나오게 자질구레한 행사를 쫓아다닌다. 회갑연·등산회·바자회 등. ‘의원님 바빠서 제가 대신 왔습니다’라며 잡음 안 나게 ‘봉투’도 찔러넣을 줄 알아야 한다. 당원 모집, 당원 교육, 당원 동원도 한다. 가령 도당에서 ‘대표 사모님 오시니 사람 모아놓으라’는 ‘오더’가 내려오면 사람 모아놓고 수발한다. 보통 기초의원을 조직 기반으로 쓴다.”
 
지역구가 없는 비례대표 의원은 어떤가.
“비례대표도 1, 2년 지나면 당협위원장을 맡지 않나. 똑같이 한다. 직능 대표라는 비례대표 취지와 전혀 다르게 엉뚱한 방향으로 가는 셈이다.”
 
보좌진의 편법 활동을 막을 수 있는 대안이 있다면.
“입법보좌관은 지구당 근처도 못 가게 하는 게 원칙이다. ‘중대선거구제’가 대안이다. 지금 지역의 산악회·배드민턴회 같은 데 정회원으로 가입하고 평상시 계속 돈을 내면 법적으로 문제가 안 된다. 회원 가입을 수십 개 한 의원이 부지기수다. 회비 10만원씩 30개 가입해 300만원씩 내는 거다. 체육회·산악회·향우회 이사 돼서 기금을 몇 백만원씩 내기도 한다. 지역구 관리 자체가 불가능하게 확 넓혀야 한다.”
 
최민우 기자 min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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