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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나이지리아보다 못한 한국 차 노사협력

중앙일보 2017.12.08 02:30
※25개 대상 국가중 주요 8개국의 경쟁력을 1위국은 10점, 최하위국을 0점으로 볼 때 각국의 상대적인 경쟁력 지수

※25개 대상 국가중 주요 8개국의 경쟁력을 1위국은 10점, 최하위국을 0점으로 볼 때 각국의 상대적인 경쟁력 지수

 
현대자동차 노조는 31년간 439차례 파업했다. 이로 인해 매출 20조원에 해당하는 손실이 났지만 현대차 노조는 7일 “교섭 중단”을 선언하고 8일 또 파업한다.  
 
한국GM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2만9716%다. 지갑에 300만원이 있는데 299만원이 부채란 얘기다. 이런데도 노조는 올해 협상에서 성과급(1050만원)과 기본급 인상 폭(5만원)이 성에 안 찬다며 도장을 찍지 않고 있다.
 
이렇게 엉망인 한국 자동차산업의 노사 관계를 경쟁국이 모를 리 없다. 영국 정부가 한국 자동차산업의 노동경쟁력을 전 세계 꼴찌 수준으로 평가한 게 대표적이다. 영국은 한국 자동차·자동차부품 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서울에서 ‘자동차는 대영제국’이란 캠페인을 벌이는 경쟁국이다.  
 
자동차산업 재건계획을 추진 중인 영국의 국제무역부는 2014~201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세계은행 등의 자료를 토대로 ‘국가별 자동차산업 국제경쟁력 비교’란 자료를 작성했다. 자동차를 제조하고 있는 25개국의 37가지 자동차 경쟁력 관련 지표를 비교·분석한 보고서다.  
  

 
※25개 대상 국가중 주요 8개국의 경쟁력을 1위국은 10점, 최하위국을 0점으로 볼 때 각국의 상대적인 경쟁력 지수

※25개 대상 국가중 주요 8개국의 경쟁력을 1위국은 10점, 최하위국을 0점으로 볼 때 각국의 상대적인 경쟁력 지수

 
영국 정부는 한국 자동차산업이 전체적으로 경쟁 우위에 있다고 봤다. 34개 평가지표(3개는 한국 데이터 미확보) 중 한국이 1등을 차지한 게 5개다. 대부분 연구개발(R&D) 경쟁력과 유관한 지표다. R&D 비중, 엔지니어 역량, 이공계 졸업생 비율, 대학 등록률에서 1위를 차지했다. 자동차산업 인프라 분야 중 정보기술(IT) 인프라는 세계 최고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평가를 죄다 깎아먹은 건 노동경쟁력이다. 노사 협력, 노동유연성, 시간당 임금, 시간당 보수비, 근로시간당 생산성, 1인당 생산성 등 6가지 세부 평가항목으로 구성된 노동경쟁력에서 한국은 25개국 중 24위다. 남아프리카공화국(25위)을 빼면 자동차를 생산하는 거의 모든 국가 중에서 한국 노동경쟁력이 열위였다. 6개 세부 항목 하나하나도 하위 30%였다.  
 
선진국과 개도국 사이에 낀 한국의 실상도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노동유연성은 노동자 인권을 강하게 보장하는 서유럽(독일·영국)보다 해고·이직 등이 어려웠고, 시간당 임금도 인건비가 비싼 일부 유럽(영국·스페인) 국가보다도 높았다. 또 근로시간당 생산성은 러시아·터키와 함께 최하위권이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ongang.co.kr

 
고용·해고 관행이나 정리해고 비용 등을 감안해 평가하는 노사 협력 분야는 나이지리아 수준에도 못 미친다는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나이지리아는 잦은 파업으로 공장가동률이 낮아지자 현지 합작사들이 줄줄이 생산을 포기했던 국가다. 반면 1962년부터 55년 연속 무파업 중인 도요타 본사가 소재한 일본은 노사 협력 분야에서 세계 1위였다. 독일과 닛산·도요타 등이 세운 24개 완성차 제조공장을 가진 영국이 공동 2위였다.  
 
스페인·이탈리아 자동차 노사 관계·단체교섭을 연구한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96년 현대차 아산공장이 만들어진 이후 22년간 한국에 단 1개의 자동차 생산공장도 들어서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한국의 낮은 노동생산성과 과격한 노조 쟁의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단기적인 협상 타결에 급급했던 사측 태도가 ‘담합적 노사 관계’를 형성했고, 한국 자동차산업 경쟁력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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