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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 요즘 스키장에선 초보가 VIP

중앙일보 2017.12.08 01:00
곤지암리조트 슬로프 곳곳엔 초보자를 돕는 ‘슬로프V맨’이 있다. [최승표 기자]

곤지암리조트 슬로프 곳곳엔 초보자를 돕는 ‘슬로프V맨’이 있다. [최승표 기자]

‘겨울올림픽 특수’ 때문일까? 스키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스키장경영협회에 따르면 국내 스키 인구(리프트 이용객 수)는 2011~2012년 686만 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해마다 10%씩 줄었다. 그런데 2년 전부터 분위기가 바뀌었다. 2015~2016년과 2016~2017년 시즌의 스키 인구는 각각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 감소하는 데 그쳤다. 청년 취업난, 저렴해진 해외여행 등으로 한국인의 취미 생활이 바뀌었지만 스키장을 찾은 사람이 2016~2017년 490만 명에 달했다. 스키장 관계자들은 “이 정도면 선방”이라고 입을 모은다.
 
스키가 한창 유행할 때는 회사 워크숍을 스키장에서 하거나 스키를 못 타도 친구 따라 스키장에 놀러 가는 사람이 많았다. 소위 말하는 ‘관광스키’를 즐겼던 셈이다. 요즘엔 달라졌다. 시즌권을 사서 제집 드나드는 마니아까지는 아니더라도 기왕 스키장에 갈 바에야 제대로 배워 보겠다는 초보자가 늘고 있다. 천성일(37) 곤지암리조트 스키학교 부교장은 “강남·분당권이 가까워서인지 예전부터 어린이 강습생이 유난히 많았는데 최근엔 성인 강습생도 늘고 있다”며 “스키를 체계적으로 배우고 잘못된 자세를 교정받겠다면서 강습을 요청해 온다”고 말했다.
 
스키하우스는 리프트권 온라인 예매제, 장비 대여 이원화 덕분에 여유로운 편이다. [사진 곤지암리조트]

스키하우스는 리프트권 온라인 예매제, 장비 대여 이원화 덕분에 여유로운 편이다. [사진 곤지암리조트]

접근성 좋은 수도권 스키장들이 초보 스키어 잡기에 사활을 거는 것도 이와 관련 있다. 경기도 광주 곤지암리조트가 대표적이다. 초보는 스키를 타기도 전에 준비하다가 진을 다 빼는 경우가 많다. 그런 초보들이 제대로 스키를 즐기게 해 주기 위해 리프트권을 단순화했다. 머리 아프게 그날 일정 등을 감안해 오전권·오후권·종일권 중에서 고심할 필요가 없이 1·2·3·4·6시간으로 구성된 시간제 리프트권을 사면 되기에 언제 도착해도 버리는 시간이 없다.
 
초보는 스키를 빌리고 착용하는 것도 힘들다. 이를테면 스키 초보 중 많은 사람이 스키바지 내피를 부츠 안쪽에 욱여넣는다. 그러곤 다리에 피가 안 통한다며 울상이다. 곤지암에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주황색 유니폼을 입은 ‘곤지암V맨’이 장비 착용부터 운반, 스키장 입장까지 도와준다. 또 스키하우스에서는 부츠만 빌리고 부피가 큰 스키와 폴은 슬로프 입구에서 가져갈 수 있게 한 것도 초보 스키어를 배려한 서비스다. 운반도 운반이지만 복잡한 스키하우스에서 스키와 폴을 잘못 관리해 다치거나 분실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슬로프 곳곳에는 가슴에 V자 로고가 새겨진 조끼를 입은 ‘슬로프V맨’이 있다. 곤지암V맨이 스키 타기 전 안내를 돕는다면 이들의 역할은 슬로프에서 무료로 원포인트 강습을 해주는 것이다. 패트롤(안전요원)과는 다르다. 이를테면 슬로프에서 넘어졌을 때 일어나는 법을 알려주고 일명 A자 활강법인 플루크보겐 자세를 수정해 준다. 성수기 주말이면 슬로프V맨이 슬로프 곳곳에 10명까지 배치된다.
 
스키를 자주 타고 싶지만 시즌권은 부담스러운 젊은 층을 겨냥한 ‘스키캠퍼스 멤버십’이 이번 시즌 새로 생겼다. 가입비 2만원(대학생 1만원)만 내면, 시즌 내내 리프트권과 장비 대여료를 40%, 강습을 20% 할인해 준다. 주중 기준으로 4시간 리프트권과 장비 대여료를 합해 5만원이다. 할인 전 가격은 8만6000원이다.
 
짜릿한 스키를 즐기기 원하는 젊은 스키어를 위해 ‘펀 슬로프’도 조성 중이다. 웨이브 코스·터널 코스 등 5개 코스를 12월 말 선보인다.
 
스파라스파의 노천탕. [사진 곤지암리조트]

스파라스파의 노천탕. [사진 곤지암리조트]

요즘 스키장은 슬로프만 좋아선 안 된다. 스키를 즐긴 이후도 즐거워야 한다. 유럽이나 북미 스키장이 ‘애프터 스키 프로그램’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곤지암리조트도 뒤지지 않는다. 먼저 ‘스파라스파’가 있다. 설경을 감상하며 노천욕을 즐기거나, 다채로운 마사지·테라피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도 있다.
 
곤지암리조트 스키하우스 2층 카페테리아에서 올 겨울 처음 선보인 돼지뒷고기국밥. [최승표 기자]

곤지암리조트 스키하우스 2층 카페테리아에서 올 겨울 처음 선보인 돼지뒷고기국밥. [최승표 기자]

곤지암리조트는 동급 스키장과 비교하면 먹거리 선택 폭이 넓은 편이다. 식음 업소가 12개에 달한다. 스키하우스 2층 푸드코트에는 올 시즌 새로운 먹거리를 선보였다. 경북에서 많이 먹는 뒷고기로 만든 돼지뒷고기국밥(1만원), 김치 짜글이(1만원) 등이 대표적이다. 스타 셰프 레이먼 킴이 운영하는 뷔페 ‘미라시아 위드 레이먼킴’, 세계적인 권위의 와인 잡지 ‘와인 스펙테이터’가 인정한 동굴와인 레스토랑 ‘라그로타’에서 파인 다이닝도 경험할 수 있다.
 
2018년 2월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평창뿐 아니라 경기권 스키장까지 교통편이 개선됐다. 곤지암리조트 6㎞ 거리에 수도권 전철 경강선(KTX 경강선과 다르다) 곤지암역이 생겼다. 신분당선 강남역에서 타면 40분 만에 곤지암역에 도착한다. 제2영동고속도로·안양성남고속도로 개통으로 서울뿐 아니라 경기도 남서부, 충청권에서도 가까워졌다. 곤지암역에서 스키장까지 1시간마다 무료 셔틀버스를 운영한다. 홈페이지(konjiamresort.co.kr)에서 예약하면 매일 아침 잠실역·사당역에서 출발하는 무료 버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
 
광주(경기도)=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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