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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전쟁 가능성, 비상시 대피법과 생존팩

중앙일보 2017.12.08 01:00
한반도 안보위기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프로그램을 막을 시한이 3개월뿐이라고 최근 보고했다. 그사이에 미국은 북한을 선제공격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하와이에선 지난 1일 30년 만에 핵공격 대피훈련을 실시했다. 중국도 한반도 전쟁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한다. 전쟁은 나는 걸까. 생존팩 준비해야 하나.
 

북한의 핵무장이 한두 달 내로 다가왔다. 북한은 생산한 핵탄두를 당장 노동미사일(사거리 1300㎞)에 장착해 한국과 일본을 겨냥할 전망이다. 이어 ICBM까지 완성해 미국을 타격권에 넣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은 북한이 미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ICBM을 갖도록 두고 보지 않겠다고 한다. 존 맥로린 전 CIA 국장대행은 미국의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북한에 대해 예방적 선제공격을 할 수밖에 없는 레드라인(금지선)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북한이 핵을 탑재한 ICBM을 미국으로 날려 보낼 수 있는 역량을 보유했을 때”라고 답했다. 북핵 위기는 이미 도를 넘고 있다. 다급해진 미국에선 북한 핵·미사일 사태로 그동안 금기사항이었던 한·일의 핵무장을 허용해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심각하다.
 
비상시 대피 준비는 이렇게

비상시 대피 준비는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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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북한의 핵시설과 탄도미사일을 제거하기 위한 예방적 선제타격을 실시하더라도 한국전쟁처럼 전 국토가 초토화되는 대규모 전쟁은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북한이 보복조치로 수도권에 장사정포를 쏘거나 일부 전투기로 공습해올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군 정보 당국은 미국에 의한 타격으로 북한 전쟁지도부의 지휘 능력이 마비된 상태에서 북한이 쏠 수 있는 포탄은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본다. 또 도심지라 해도 빈 땅과 도로가 많아 날아온 포탄들 가운데 3분의 1 정도가 건물에 맞을 것이란 판단이다. 포탄이 건물을 맞혀도 70∼80%는 콘크리트 건물의 옥상이나 벽에 떨어져 실제 인명 피해는 크지 않을 수 있다. 북한의 포탄이 견고한 콘크리트 옥상이나 벽체를 쉽게 뚫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신 포탄이 창문으로 들어올 경우 거실에 있을 땐 심각한 피해를 본다. 그러나 포탄이 거실에서 터져도 내력벽으로 둘러싸인 아파트 안방에는 영향이 적다. 당연히 북한 포탄은 지하철이나 지하주차장을 뚫고 들어올 수는 없다. 따라서 북한 포탄이 떨어지면 신속하게 지하시설로 대피하거나 그럴 여유도 없을 때엔 콘크리트 건물의 남쪽 벽 아래 앉아만 있어도 생존이 가능하다. 길거리에서 우왕좌왕만 하지 않으면 된다.
 
하지만 이러한 대피방법을 알고 있는 국민은 거의 없다. 회사원 유모(56)씨는 “북한이 도발한다는 보도는 계속 나오는데 뭘 준비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행정안전부가 ‘국민재난안전포털(www.safekorea.go.kr)’을 운영하고 있지만 일반에 거의 알리지 못하고 있다. 이 포털에는 비상시 행동요령을 책자와 리플릿, 동영상 등으로 자세히 소개하고 있지만 정부가 적극적인 홍보를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속에서 잠자고 있는 것이다. 실제 포털에 있는 QR코드를 스마트 휴대전화로 스캐닝하면 대피요령과 대피소 등을 안내하는 ‘안전디딤돌’ 앱을 설치할 수 있다. 이 앱에는 가령 중앙일보가 위치한 서울 중구 지역의 대피소 83곳에 대한 위치가 모두 나와 있다. 앱의 ‘대피소’ 항목으로 들어가 자신의 현재 위치를 누르면 1.5㎞ 이내의 대피소를 지도와 함께 자세히 안내해준다. 대피소는 도심인 경우는 지하철이나 지하쇼핑몰, 대형 건물 지하주차장 등을 지정하고 있다. 수도권의 주거지역은 아파트 지하주차장을 대피소로 정해놓고 있다. 그러나 대피소로 지정된 일부 지상주차장은 북한 포탄을 피하기에는 위험하다. 2010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때도 전투에 참여하러 뛰어가던 해병대 장병과 길거리에 노출됐던 민간인 등 4명이 포탄의 파편과 폭풍에 사망했다.
 
이 포털은 북한 공격 시 경보 사이렌에 따라 행동하라고 당부하고 있다. 적의 공격이 예상되면 사이렌이 1분 동안 평탄하게 울린다. 실제 공격 시엔 사이렌이 파상적으로 3분 동안 다급하게 울리고 라디오·TV·확성기로도 방송한다. 또한 화생방 공격이 있거나 예상될 때에는 라디오 등으로 알린다. 특히 화생방 공격 시엔 주의 깊게 행동할 필요가 있다. 북한이 최대 5000t이나 보유하고 있는 화학무기를 포탄에 넣어 쏘면 고지대나 고층건물의 상층부로 대피해야 한다. 화학무기의 독가스가 공기보다 무거워 지면으로 깔리기 때문이다. 외부의 오염된 공기가 들어오지 않게 창문을 꼭 잠그는 것은 기본이다. 방독면이나 물수건, 마스크로 입과 코를 막고 비닐 등으로 독가스가 피부에 닿지 않도록 하는 것도 주의사항이다.
 
적의 공격으로 화재가 발생하거나 핵공격이 있을 때엔 화학무기 공격 때와 반대로 행동해야 한다. 연기는 공기보다 가벼워 위로 뜨기 때문에 낮은 곳으로 이동해야 한다. 북한이 보유 중인 것으로 판단되는 생물학 무기인 탄저균·페스트·천연두 등에 의한 공격이 있을 때에는 더욱 주의를 요한다. 의심스러운 물질이나 오염된 환자 및 동물 대한에 접근·접촉은 피하고 음식물도 15분 이상 끓여서 섭취해야 한다. 북한이 보복 테러로 우편물로 백색 탄저균을 보낼 수도 있어 발견하면 즉각 신고해야 한다.
 
가능성은 낮지만 북한이 핵공격을 해올 경우엔 최대한 지하로 대피해야 생존할 수 있다. 미처 대피하지 못할 땐 핵폭발 지점과 반대 방향으로 엎드려 눈과 귀를 막고 입은 벌려야 한다. 핵폭발에 의한 섬광이 발생한 뒤 몇 초 뒤에 다가올 폭풍에 대비해서다. 안내책자에는 핵공격 시에 콘크리트 벽 30㎝, 벽돌 40㎝, 흙 60㎝ 두께이면 방사선으로부터 보호가 된다고 적고 있다. 또한 핵폭발 후에는 낙진 지역을 최대한 벗어나는 것도 중요하다. 핵폭발 이틀 뒤엔 방사능이 100분의 1로 줄어 간헐적인 행동이 가능하다. 2주가 지나면 방사능이 1000분의 1로 감소돼 일상적인 활동을 할 수 있다. 따라서 생존하기 위한 생필품을 평소에 갖춰둬야 한다. 하지만 시민들은 ‘생존팩’을 어디서 구입할지, 어떤 물품을 넣어야 할지 등에 대해선 깜깜하다. 포털에서는 비상시에 대비해 30일분 식량 확보를 권고한다. 보관이 편리한 쌀·라면·밀가루·통조림 등이다. 대피소에서 지낼 두툼한 외투와 담요·내의, 튼튼한 신발도 꼭 챙겨야 한다. 라디오와 배낭, 손전등, 양초, 성냥(라이터)과 가정의약품도 생존품목이다. 가족이 서로 헤어질 경우에 대비해 만날 대피소와 친척집 등도 2개 이상 미리 정해둬야 한다. 비상시엔 자동차 운행이 통제되므로 대중교통이 편리하다.
 
김민석 군사안보연구소장 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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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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